팍팍해진 살림살이..장롱 속 금붙이 내다 판다
'장롱 속' 금반지·금팔찌가
중고거래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지면서
가계가 보유하고 있던
금붙이를 내다 파는 것입니다.
특히 조선·해운 등 구조조정이
많았던 경북·경남 지역에서
금 중고 매물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내 최대 중고거래 게시판에서
최근 10개월간 금반지 등록
건수는 810건으로,
지난해보다 47%나 늘었습니다.
금팔찌는 1060건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2배가 늘었고,
목걸이는 1250건으로
지난해보다 74% 급증했습니다.
순금 제품의 매물이 늘어난
표면적 원인은 금값 상승입니다.
금 1그램 당 소매가는
5.6만원~5.7만원대 였지만
올해는 6.1만원 안팎까지 올랐습니다.
국제 금 시세가 일제히 상승했던
올 7~8월에는 6.8만원대까지
값이 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중고시장 관계자들은
경기 부진과의 연관성도 크다는 의견입니다.
돌반지나 금팔찌 등은 특별한 계기 없이는
좀처럼 시장에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들 금 제품이 중고 거래로 나오는 것은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 제품의 중고 매물 건수를
지역별로 비교해보면 경북·경남 지역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17%대에 불과했지만,
조선·해운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올 하반기 이후 비중이 급증했습니다.
'장롱 속 금'이 매물로 나오는 것은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투자용 금의
수요가 늘어나는 한편
경제 상황 악화로 금을 내다 파는
'생계형' 판매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금협회장
금반지와 금팔찌 등의 귀금속은
가계가 미래 불안을 대비하기
위해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럼에도, 이처럼 금 매물이 증가하는 것은
가계가 불안한 상태로 접어든
'신호'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결혼이나 돌잔치 등과 관련된
금붙이들을 팔아야 할 정도로
가계가 어려워진 상황.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지난 1997년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닐까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