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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는 '비호'는 정답이 아니다

조회수 2016. 3. 9. 1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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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인사이드 - 1분간 주목하면 경제가 보인다.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작은 식료품 가게가 있습니다. 이 가게의 주력 상품은 맥주, 소주, 막걸리.

1.5ℓ 용량의 맥주 페트(PET)병 가격이 대형마트에서는 4030원인데 이곳에선 5500원, 같은 단지 안에 있는 대형마트보다 월등히 비쌉니다.

  
그러나 불평하는 손님은 없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고, 계산대 앞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대형마트가 성가실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날씨가 더워지면 주력 상품에 아이스크림이 추가됩니다. 

물론 그 가격도 대형마트보다 훨씬 비싸지만 소비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쓰임새가 다르게 마련입니다. 

경쟁력이 있으면 작은 덩치로도 번성할 수 있습니다. 

이걸 인정하지 않으면 `작으면 무조건 죽는다`는 억지 논리가 나오게 됩니다. 


들어갈 자리를 잘 찾아 맞춰야 하는 퍼즐

이런 억지는 `작으니까 무조건 보호해줘야 한다`는 우격다짐으로 번지기 십상입니다. 

한국에서는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분야가 그런 경우에 속할 것입니다.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미국에서는 새로 생긴 일자리의 64%가 중소기업에서 나왔습니다. 

경기 회복이 본궤도에 올랐던 2014년 2분기 이후 1년 동안 미국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2.7%였지만 중소기업 부문은 3.1% 성장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슈퍼히어로가 해결해 준 것이 아닙니다. 
여러 중소기업이 성장하며 회복을 주도했습니다."
어벤져스 中


중소기업이 미국 경제 회복을 주도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것입니다. 미국 유통업체의 경쟁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언론에서는 <인수·합병(M&A), 파산> 관련 기사가 끊이지 않지만, 죽고 살기를 반복하면서 세계 NO.1 이 됐습니다.



독일의 힘은 중소상인들의 경쟁력 신장으로부터 
youtube - Schweine Haxen

독일은 히든챔피언의 나라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나라의 우량 중소기업들이 한때 `유럽의 병자` 취급을 받던 독일의 경쟁력을 세계 최고로 끌어올렸습니다.

물론 목상권과 관련해서는 독일을 비롯한 상당수 선진국들이 각종 규제를 통해 중소상인 보호에 나서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그 주목적이 추가 진입을 막고 구조조정을 위한 시간 벌기에 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충분히 성장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대신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추세요."

대기업뿐 아니라 다른 중소상인의 진입도 까다롭습니다. 덕분에 선진국 자영업자 비율은 10% 안팎에 불과합니다.

전문성이 쌓이다 보니 경쟁력도 대단해서 시쳇말로 아무 빵집에 들어가도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지금 딴 세상입니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지원에 중독되어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전락했습니다. 



관련기사 : [경제신문은 내친구] 좀비기업
이런 좀비기업들의 경쟁력을 재고할 구조조정은 깜깜무소식입니다. 

혁신을 남의 얘기로 여기는 일부 골목상인들은 사회적 배려를 권리인 양 당연시하며 소비자 후생을 패대기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경쟁자를 이길 방법이 없다면 
새로운 일을 찾아라!
tony 2016, devian art

이같은 상황에서도 꾸준히 지원을 해줄 수 있다면 괜찮겠지만, 경쟁자와의 생산성 격차를 뒤집을 방법이 없다면 새로운 일을 찾는 것이 정답입니다. 자칫하면 국가경제에도 큰 해악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에 밀려서 사라진 상인들에게 필요했던건 
충분한 지원과 버틸 수 있는 시간확보였을까요?


하지만 가끔 상념에 빠지곤 합니다. 
릴적 동네를 메웠던 철물점, 서점, 오락실은 다 어디로 갔는지. 그 시절 추억의 문방구, 장난감을 만들던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지, 처연한 기분에 되묻게 됩니다. 

당시 그들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희망고문 같은 `버티기 정책`이었을지, 아니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다른 업종으로 전환할 수 있는 퇴출 지원 정책이었지 깊은 생각에 잠깁니다.

하지만 좀비기업을 가만히 놔둔 채 구조조정을 외치는 것은 말장난입니다. 

재래시장, 골목상권 보호에 매달리면서 내수시장을 키우겠다는 것도 상당 부분 모순된 얘기입니다. 



"혁신과 투자를 막고 있으면서 경제 살리기를 외치는
 모순된 노선은 하루 빨리 정비가 필요합니다."   
geograph

다시 경제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는 요즘, 그나마 선전하는 국가들은 강건한 중소기업과 튼실한 내수시장이 충격을 흡수하고 있는 곳들입니다. 

이들의 공통된 비결은 경쟁입니다. 

한국 경제도 한시바삐 경쟁의 야성을 깨워서 썩은 부분은 잘라내고 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호흡을 맞춰야 할 때입니다.



"듣기에는 좋으나 현실적이지 않은
 '상생(相生)의 유혹`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허송세월 보내고 있는게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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