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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치과 의사가 알려주는 비밀

임플란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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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핑치과블랙리스트'라는 게 도대체 뭔가요?"
“네, 임플란트 가격 담합을 따르지 않은 배신자들의 명단입니다”


10년 전 처음 치과 문을 열 때만 해도 광호는 자신이 이런 일들을 겪게 될 줄 몰랐다.


"이 환자는 입속에 벤츠 한 대가 들어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15년 전, 치과보철학 강의 중 한 교사가 엑스레이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며 우리들에게 말했다.  앞으로 임플란트가 치과의사들을 먹여 살릴 거라고. 

'그래 결국 임플란트 때문에 이 사단이 난 거겠지'

광호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이제 올 때가 됐는데 하는 순간 내선 전화가 울렸다.

"원장님, JBS에서 오셨어요. 원장실로 안내할까요?"

인터뷰하기로 했던 기자였다.

“’덤핑치과블랙리스트’라는 게 도대체 뭔가요?”

광호는 덤핑이라는 단어에 금세 얼굴이 화끈해졌지만 최대한 짧고 간결하게, 하지만 임팩트 있게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네, 임플란트 가격 담합을 따르지 않은 배신자들의 명단입니다”

광호는 배신자라는 단어에 힘을 줬다. 


이에 기자가 도리어 물었다.

“치과협회가 임플란트 가격을 담합해 왔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각 지역 협회를 통해서 임플란트 수술비를 담합했습니다. ‘00시에서는 임플란트 가격을 150만 원 이상으로 한다.’ 이런 식으로 회칙이 만들어져있습니다.”


실제로 치과협회에서는 임플란트를 싸게 하는 치과들에 덤핑이라는 이름을 붙여 마치 문제가 있는 곳인 것처럼 느껴지게 하고 있었고 이러한 문제 때문에 임플란트 재료도 구할 수 없었다. 한국치과협회 회장이 임플란트 업체 대표들을 식당에 불러놓고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덤핑 치과에 재료 납품하지 말아라, 안 그러면 불매운동 하겠다'는 협박을 했기 때문이다.




임플란트 수술비를 100만원으로 정했던 것이 이렇게 큰 잘못인 줄은 애초에 몰랐던 일이라, 지난 10년 동안 광호에게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많은 일들이 있었다.


[10년 전]


 페이닥터 자리를 구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다닌 광호는 한 치과 원장과의 저녁식사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몇 년 동안 임플란트 값은 300만원 이었으며 ‘덤핑치는 놈’ 때문에 최근에는 250만원이었다는 것과 재료비는 불과 십만 원 좀 넘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광호는 부럽다거나 나도 곧 그만큼 벌겠구나 하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그 이후 광호는 페이닥터를 그만두고 서울에서 두 시간 거리의 창주시에 개원했다.  '진료 개시'라는 현수막이 걸린 날, 병원으로 팩스 한 장이 날아왔다.  밑도 끝도 없이 각 진료 항목에 대한 가격만 거친 손 글씨였다. 


“이게 이 동네 표준수가인가 봐요.”  

광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팩스용지를 들여다보자 10년 차 치과위생사인 실장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렇게 안 하면 주변 원장님들이 가만 안 계실걸요. 제가 우리 병원 너무 싸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며칠 후 광호는 창주시 치과협회의 월례회에 참석해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강현욱이라는 깡마른 원장이 다른 치과의사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중으로 공개 사과문을 작성해서 까페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과문에는 임플란트 수가 230만 원을 따르지 않은 것과 일개 치위생사 및 간호조무사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행위 등에 대한 사과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광호는 환자 대기실로 나가 데스크에 크게 써 붙여 놓은 진료비 안내표를 들여다보고 좌절했다.

여러 원장들이 고발한 강현욱의 악행보다도 훨씬 죄질이 나빴기 때문에.  

점심 모임 후 두어 달 후 그때 사과를 했던 강현욱 원장에게 전화가 왔고, 그는 한숨을 쉬다 이렇게 말했다

“제가 약점을 잡혔어요. 원장님도 그냥 눈 딱 감고 저 사람들 하라는 대로 웬만하면 하세요. 이기기 힘들 겁니다. 선배가 돼서 참 미안합니다. 이런 소리 밖에 못해서....”  

‘빵 셔틀도 아니고 전화 셔틀인가.’  

나는 강현욱의 힘없는 목소리가 귀에 맴돌았고 마음 한구석에 오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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