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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버렸더니 일어난 '뜻밖의 일'

조회수 2020. 11. 18. 02: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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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가 승승장구하는 이유
우리 재킷을 사지 마세요.
Don't Buy This Jacket.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 광고.


미국의 대표적인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광고였죠.


의류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파타고니아는 왜 옷을 사지 말라는

파격적인 문구의 광고를 했을까요?


파타고니아가 제품 구매를 만류한 이유

파타고니아는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에 자신의 제품을 사지 말라는 획기적인 광고를 선보였는데요. 이 광고 문구의 하단에는 그 이유가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목화 생산과 관련된 문제였습니다. 목화는 재킷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재료이지만, 하나의 재킷을 완성하기 위해 사용되는 목화 생산에 무려 135 리터의 물이 소비된다는 점을 꼬집은 거죠.

두 번째는 탄소배출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파타고니아는 의류 생산의 60%를 재활용 소재로 이용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는 20파운드의 탄소가 항상 배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완제품 무게의 24배나 되는 양이었죠. 결국 누군가의 옷을 사는 행위는 의도하지 않아도 환경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세 번째는 쓰레기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한 제품을 오래 입다가 버린다고 해도 옷을 버리게 되면 완성품의 2/3 정도가 쓰레기로 남는다는 것이죠.

파타고니아가 이 광고를 처음 게시한 것이 미국의 가장 큰 세일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세일로 인한 불필요한 소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이런 광고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연훼손에 대한 염증,
사업에 변화를 불러오다

파타고니아의 초기 이름은 '쉬나드 이큅먼트'였습니다. 암벽 등반에 취미가 있던 창립자 이본 쉬나드가 등반을 위해 꼭 필요한 '피톤'을 더 가볍고 재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개발해 내놓자 사업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었죠.

하지만 그는 돌연 잘되고 있던 피톤 사업을 그만두기로 마음먹습니다. 자신의 회사가 환경 파괴의 장본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죠.

암벽 등반의 인기가 꾸준히 높아지면서 인근의 협곡과 계곡에는 사람들이 몰렸는데요. 연약한 크랙에 반복적으로 피톤을 박아 넣자, 암벽은 흉하게 망가졌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죠. 그리고 이본 쉬나드는 등반을 하러 떠난 장소에서 자신의 제품이 남기고 간 흔적에 염증을 느꼈습니다.

1972년, 쉬나드 이큅먼트는 피톤 대신 등반가들에게도 생소한 초크를 만들어 소량씩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해머를 이용해서 크랙에 무리하게 박아 넣는 피톤과 달리, 초크는 손으로 끼워 넣을 수 있어 머문 자리를 티 내지 않고도 등반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었죠.

사람들이 이 '초크'를 처음부터 쉽게 받아들이진 않았습니다. 해머로 튼튼하게 피톤을 박아 넣고 안전한 등반을 즐겼던 기존 방식과는 달랐기 때문이죠. 안정성 문제도 뒤따랐습니다. 하지만 이본 쉬나드는 이 의문에 직접 나섰고, 작은 알루미늄 너트로만 구성된 '초크'만을 사용해 캘리포니아 바위산인 엘카피탠을 올랐습니다.

이후, 몇 개월 만에 피톤 판매는 줄어들고, 초크는 더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기 시작했죠. 그리고 그즈음 쉬나드는 의류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등반가들의 옷이 너무 자주 해진다는 점과 그래서 새 옷을 사는 과정이 환경을 또 다른 방식으로 해친다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지구를 생각하는 친환경 소재

1993년, 파타고니아는 의류 업계 최초로 사람들이 버린 페트병을 모아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원단을 만들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이를 스냅 티에 사용했죠. 스냅 티 원단의 85%는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티 한 벌에는 페트병 34개가 사용되었습니다.

이후 파타고니아는 더 많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천연고무보다 우수한 합성 고무의 일종인 네오프렌 생산이 환경적으로 해롭다는 것을 깨달았죠. 네오프렌은 서퍼들을 위해 내놓은 웻슈트에 사용되었는데요. 파타고니아는 율렉스와 협력해 생분해성 웻슈트 소재를 개발하기에 이릅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파타고니아는 미국 남서부에서 자생하는 사막 관목 과율을 이용해 식물 기반 바이오 고무를 공동 개발하기도 했죠. 그런가 하면 폴리염화비닐, 즉 PVC 소재에 대한 경각심도 키웠습니다.

PVC는 필름, 시트, 뚜껑 등 광범위한 제품으로 가공되며 일상에서도 손쉽게 볼 수 있는 소재입니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비닐 가방을 코팅하거나 티셔츠 프린팅에도 사용되죠. 그러나 이것은 유독성, 발암 플라스틱이라는 사실. 파타고니아는 회사 내 PVC 사용을 완전히 없애는 프로젝트에 돌입했고, 계속해서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2002년 이본 쉬나드는 본격적인 환경 보호에 앞장섭니다. 환경보호를 위해 매출의 1%를 기부하는 기업들의 연합체인 '지구를 위한 1% 연합'을 창설했죠. 이 연합은 매년 수익의 1%를 풀뿌리 환경단체에 지원합니다. 그들을 금전적으로 지원해 활동 효율을 높이는 겁니다.

세계적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행동에 나서면 된다.

암벽 등반과 서핑을 통해 자연을 사랑하게 된 그가 환경 보호를 대표하는 기업의 수장이 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기업이 이윤을 포기하고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것은 대단한 일이죠.

파타고니아는 어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환경을 위해 옳은 일을 하면 더 큰 이익이 따라올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인한 실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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