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남자

프랑스의 대표적인 브랜드에는 루이뷔통과 셀린(CELINE)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여성들에게 사랑받아온 셀린에게 최근 변화가 생겼습니다.

2019 S/S 패션위크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의 셀린 데뷔 쇼가 공개됐습니다.

그리고 피비 파일로(Phoebe Philo)를 그리워하는 팬들과 에디 슬리먼을 향한 박수로 엇갈린 반응이 일어났습니다.

피비 파일로는 10년간 셀린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며 여성들에게 판타지를 안겨 준 디자이너인데요.

그녀가 떠난 자리엔 새로운 디자이너로 에디 슬리먼이 임명되었습니다.

그는 셀린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달라질 것을 예고했고, 그 시작으로 셀린느가 프랑스 브랜드임을 알리는 어큐트 악센트가 삭제된 새로운 로고가 등장합니다.

그녀는 셀린의 디자이너로 임명되기 전, 끌로에의 수석 디자이너로 일하며 짧은 시간 끌로에를 성장시키며 능력을 인정받은 디자이너였습니다.

그녀가 처음 셀린에 부임했을 당시, 셀린에는 특별한 정체성이 없었습니다.

그녀는 오히려 자신이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사실에 설레어 하며 셀린의 정체성을 바꿔놓았습니다

지난 10년간, 셀린은 여성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고, 그 이면에는 그녀 스스로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디자인하여 실용성을 놓치지 않은 데 있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그녀에게 어디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얻는지 묻자,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는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었을 느낌들이 영감을 주고 에너지가 된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셀린의 옷은 단순히 보기에 예쁘고 아름다운 옷을 만드는 데 목적을 갖지 않습니다.

비즈니스 상황에서도, 엄마의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편안하고 세련될 수 있는 옷을 여성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피비 파일로가 셀린에서 활동했던 컬렉션 중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셀린의 대표적인 가방 ‘클래식 박스’는, 아무런 장식 없이 모던함과 클래식함의 정점을 찍은 가방입니다.

겉으로는 브랜드 로고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모던함의 끝판왕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국･내외 스타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던 러기지 백(Luggage Bag)으로 인해 셀린은 루이뷔통과 함께 프랑스의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로 꼽히게 됩니다.

이제 그녀는 셀린을 언급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되었는데요,

그녀가 떠나고 난 뒤 SNS에서는 옛 셀린을 그리워하는 계정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디자이너가 브랜드를 떠나는 건 그리 특별한 일이 아지만, SNS에 특별 계정이 생기고, 특정한 날 한 사람의 옷을 입고 모여 시간을 갖는 일 등은 보편적이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모두 피비 파일로가 이 시대를 사는 여성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