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드라마에서 흘러나오던 '이국적인 팝송'
극의 몰입도와 완성도를 높여주는 OST. 최근엔 더욱 생생한 감정선과 분위기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국내 드라마에서도 외국어로 된 배경 음악들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어색함 없이 드라마와 찰떡궁합을 이루었던 팝송으로 주목받았던 드라마 OST를 알아보자.
두 주인공의 비주얼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고 있는 드라마 '남자친구'. 드라마가 화제인만큼 삽입된 OST들도 모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두 주인공의 첫 만남이 이뤄진 '쿠바'에서 박보검이 송혜교에게 이어폰을 건네며 들려주었던 노래 'Si Llego A Besarte'는 실제 쿠바 음악계의 전설로 불리는 Omara Portuondo(오마라 포르투온도)의 2004년 발표곡이다. 제목은 '내가 당신에게 키스하게 된다면'이라는 뜻으로, 낯선 쿠바어와 전통적인 멜로디가 드라마 속 이국적인 풍경과 잘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작년 5월, 인기리에 종영된 로맨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BEST 명장면 중 하나인 '우산씬'. 사랑이 막 싹트기 시작한 두 남녀, 비 오는 거리, 함께 쓰는 우산 등 설렘 가득한 이 장면에 팝송 'Stand By Your Man'이 더해져 낭만의 정점을 찍었다. 1968년 미국의 컨트리 가수 Tammy Wynette(테미 와이넷)이 최초로 불렀던 이 곡은 모델이자 싱어송라이터,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으로 알려진 Carla Bruni(카를라 부르니)가 새롭게 부르며 더욱 세련된 버전으로 우리의 귀를 즐겁게 했다.
평범한 지구대 경찰들의 일상을 소재로, 때론 치열하고 때론 따듯한 삶의 현장을 그린 드라마 '라이브'.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높은 완성도로 시청률을 끌어냈었다. 인간미 넘치는 이 드라마 내용에 걸맞은 낯선 팝송도 인상 깊었다. 드라마 초반부터 흘러나왔던 'In Your Light'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Jon Allen(존 알렌)의 2010년 데뷔 앨범 타이틀곡으로, 담백한 보컬과 잔잔한 멜로디가 드라마 속 현실적인 스토리와 함께 깊은 여운을 주며 방송 이후 이 노래를 찾아들었다는 사람들이 늘어났었다.
애틋한 러브라인과 명대사, 감성 짙은 음악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도깨비'. 여러 OST 중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대표곡 'Hush'는 다수의 국내 드라마 OST 작업에 참여해왔던 스웨덴 출신 가수 Lasse Lindh(라쎄 린드)가 부른 곡으로, 드라마 특유의 쓸쓸하고 아련한 분위기를 잘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사실 이 곡은 국내 작곡가와 음악감독이 만든 노래로 완전한 팝송이라 하기엔 어렵지만, '외국 뮤지션이 부른 영어 노래'이기에 추가하였다.
서툴지만 찬란한 청춘들의 이야기 '청춘시대'. 시즌 1이 방영할 당시 드라마에 삽입된 팝송들만 모아놓은 'Pop OST 앨범'이 따로 발매될 만큼, 주제곡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뜨거웠다. 그만큼 이 드라마가 많은 이들의 인생작으로 등극한 데에는 주인공들의 다채로운 감정선을 잘 표현한 배경음악의 역할이 컸다. 그중에서도 시즌 2 오프닝 곡으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된 'Dick & Jane'은 캐나다 출신의 팝듀오 Sidney York(시드니 요크)의 데뷔곡으로 유쾌함과 활기가 가득 느껴지는 청춘시대 대표 팝송이다.
이렇게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들리는 외국 노래는 생소하지만 신선하고, 또 이 노래가 아니었다면 어쩔 뻔했을까 싶을 만큼 잘 어울리기도 한다. 드라마를 눈으로 보고 귀로도 함께 듣는 요즘, OST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팝 명곡'들이 많이 들려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