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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온라인 페스티벌에 가다- 영국 BBC Big Weekend

글 객원에디터 정수현 / 구성 멜론티켓 문화사람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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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음악을 사랑하는 교집합의 공동체, 아티스트와 팬은 이제 전세계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연결됩니다. 멀어진 물리적 거리 대신 역설적으로 우리는 더 가까워진 셈이죠. 서울에 거주하는 객원에디터 정수현님이 영국 BBC가 주관하는 뮤직페스티벌 Big Weekend를 감상하고 생생한 관람 후기를 들려드립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숱한 페스티벌이 취소 혹은 연기되고 있는 2020년의 페스티벌 시즌,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온라인 페스티벌이 지난 5월 22일~24일, 3일에 걸쳐 열렸다. 바로 BBC Radio 1 Big Weekend.

Big Weekend는 BBC의 Radio 1 채널에서 주최하는 페스티벌 이벤트로, 2003년부터 시작되었다. 초창기에는 스테이지 하나로만 진행되면서 페스티벌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공연 이벤트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나, 2008년 정도에 4개 스테이지로 운영될 정도로 한 차례 규모가 확대되고, 2012년 런던 올림픽과 함께 한 단계 더 확대되며 브릿팝 뿐 아니라 전 세계 전 장르 음악을 총망라한 페스티벌로 자리잡았다. 2012년에는 Hackney Weekend로, 2018년에는 BBC Music’s Biggest Weekend로 불리는 등, 이벤트명은 조금씩 차이를 보여왔다.

이번 연도는 원래 5월 22~24일 Dundee 지역에서 Dua Lipa와 Harry Styles를 헤드라이너로 한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오프라인 이벤트를 취소하게 되었다. 그 대신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공간에서 무대를 랜선으로 공유하는 형태와 이전 Big Weekend 이벤트에 참여했던 아티스트들의 공연 영상을 다시 보여주는 형태가 결합된 온라인 페스티벌로 새롭게 관객들 앞에 나타났다. 

첫날인 22일은 댄스 스테이지만 열렸다. Disclosure를 필두로 여러 디제이들이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관객들에게 디제이셋 공연을 선보이며 전야제와 같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디제이들은 최근 몇 년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셋을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첫날은 생소한 온라인 페스티벌이라는 느낌보다는 익숙한 느낌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다. 진정한 온라인 Big Weekend는 23일과 24일에 열렸다. 메인스테이지에서는 23일에 Sam Smith, Doja Cat, Anne-Marie 등이, 24일에는 Jonas Brothers, Rex Orange County, Ellie Goulding 등이 무대를 펼쳤다. 아티스트 사정으로 라이브 스트리밍 공연이 불가한 아티스트들은 헤드라이너 스테이지(Headliner’s Stage)라는 이름으로 분류되어 전년도 공연 영상이 대신 재생되었다. Coldplay의 2016년 무대, Ed Sheerand의 2018년, Billie Eilish의 2019년 무대는 Big Weekend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온라인 관객들에게 아쉬운 점으로 다가왔을 터, 이번 Big Weekend에서 직접 랜선 라이브 공연을 펼친 아티스트들이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곳이 방구석 클럽! Disclosure의 DJ STAGE

Disclosure의 또 다른 멤버 howard는 페이스타임으로 등장하기도.

참여하지 못한 아티스트들에 대한 아쉬움을 감안하고서라도 온라인 페스티벌 형태의 이번 Big Weekend는 고무적인 모습을 많이 남겼다. 무엇보다 단순한 온라인 콘텐츠가 아닌, 온라인 라이브 페스티벌로 다가가고자 한 의지가 뚜렷하게 보였다. 온라인 공간임에도 가상의 스테이지를 구분짓고 페스티벌의 색채를 유지했던 것, 아티스트들이 공연의 시작과 중간중간에 마치 스테이지 위에서 멘트를 하듯 “What up Big Weekend!” 등의 소통을 한 것 등은 방구석 1열의 관객들이 몰입하는데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이에 더해 온라인 페스티벌이기에 더욱 부각되었던 점도 있었으니, 바로 일괄된 무대 대신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집 혹은 스테이지에서 본인의 색깔에 맞는 무대를 직접 기획, 연출해왔다는 것이다.

Sam Smith - Dancing With A Stranger (Radio 1's Big Weekend 2020)

자신의 보컬이 강조될 수 있게, 아무 것도 없는 심플한 배경과 함께 곡에 최대한으로 집중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인 Sam Smith.

YUNGBLUD - Weird (Radio 1's Big Weekend 2020)

YUNGBLUD는 마치 콘서트 실황 영상을 떠올리는 스테이지 및 영상 구성으로 공연을 펼쳤다.

Jonas Brothers - X (Radio 1's Big Weekend 2020)

밴드 Jonas Brothers는 형광등을 이용한 DIY 특수효과를 연출하기도, 소소한 자체도구를 활용해 2000년 초중반 얼터너티브 락밴드의 뮤직비디오를 연상시켰다.

현재 레딧 등의 해외 SNS 커뮤니티나 유튜브에 업로드된 페스티벌 하이라이트 영상 (Best of Radio 1’s Big Weekend 2020)을 보면 팬들의 반응들 중 Becky Hill의 무대에 대한 호평이 눈에 띈다. 흥미로운 점은 정작 Becky Hill은 특별한 연출 없이 커버 크리에이터와 같은 모습으로 노래만 불렀다는 점. 온라인 생태계에서 통하는 콘텐츠 형태는 이것이라며 제시라도 한 것일까?

Becky Hill - Best Of Medley (Radio 1's Big Weekend 2020)

MZ세대 (1994년생) 아티스트답게 2020년 온라인 페스티벌의 본질에 가장 충실한 기획을 보여준 Becky Hill.

필자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무대는 Lauv와 Anne Marie의 합동 무대였다. LA에 있는 Lauv와 런던의 Anne-Marie가 랜선으로 무대를 함께했는데 분할 화면에 두 아티스트가 서로 랜선으로 호흡을 맞추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분명 온라인 페스티벌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한 장면이었다. Lauv와 Anne-Marie는 마치 연인이 영상통화를 하듯, 환한 표정으로 보컬 호흡을 맞추었고, 그 케미스트리는 BBC Radio의 라이브 스트리밍에 충분하게 담겨 전달되었다.

Lauv with Anne Marie - Lonely (Radio 1's Big Weekend 2020)

LA의 Lauv와 런던의 Anne-Marie가 꾸민 '포스트 코로나 스타일' 듀엣 무대.

온라인 페스티벌은 송출되는 형태 뿐 아니라 관객들의 참여 형태에 있어서도 이전 오프라인 이벤트들과는 너무도 다르다. 저마다의 페스티벌룩으로 옷을 맞춰 입고 모여 간소한 피크닉 도구와 굿즈과 함께 야외에서 즐겼던 오프라인 페스티벌들과는 달리, 이번 Big Weekend의 관객들은 저마다의 집에서 오로지 시청가능한 디바이스와 이어폰 혹은 스피커만을 들고 BBC Radio 1에 접속했을 것이다. (본 페스티벌은 iPlayer, BBC Radio 1, 그리고 BBC Sounds에서 중계되었다.) 아티스트들 개개인이 준비한 콘텐츠의 흥미 여부와 완성도를 떠나 이런 시청 환경들부터 생소한 경험으로 다가왔고, 아직 페스티벌을 즐겼다는 인상을 갖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온라인 페스티벌이 일시적인 형태일 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여러 산업들에서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고, 공연문화 산업 또한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공연산업은 이번 코로나 사태에 그 어느 곳보다 많은 변화를 경험하며 그 대안과 오프라인 이벤트의 경쟁력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을 해왔을 것. 대안이 준비 및 시도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코로나가 잠잠해진 이후에 다시 오프라인 페스티벌 이벤트만 성행할 것이라 단언하기는 어렵다. 

Big Weekend는 페스티벌을 취소할 수 있었음에도, 온라인 페스티벌의 형태로 페스티벌을 여는 도전을 하였다. 따라서 이번 Big Weekend가 페스티벌 씬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두에게 시사한 바는 클 수 밖에 없다. 비록 온라인 페스티벌로 전환되면서 참여 아티스트의 수도 많이 줄었고,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전 영상을 재생하는 정도로 페스티벌에 참여했지만, 그 와중에 자신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랜선 공연을 펼친 아티스트들의 시도에 주목해야 한다. 그간의 페스티벌과 같이 오로지 주최사의 기획과 운영으로만 진행되었던 것이 아닌, 라인업을 이루는 아티스트 측에 안정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공연 콘텐츠는 개별적 기획으로 선보였던 이번 Big Weekend. 아직은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페스티벌 씬의 향방에 이번 이벤트가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제공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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