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김동률 콘서트 '답장' - 지금 가장 진솔한 김동률의 이야기

조회수 2018. 10. 17. 15: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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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칼럼니스트 남민영ㅣ구성: 공연반장)

올 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 음악을 선물하겠다는 말대로 계절의 갈피마다 제일 잘 어울리는 곡을 들고 김동률이 찾아왔다. 그리고 올해 겨울, 그가 3년 만에 콘서트 연다. 연초 발매한 EP앨범과 같은 제목의, 2018 김동률 콘서트 ‘답장’에서 그는 또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을까.


기다림의 시간은 아티스트에게나 그를 기다리는 사람에게나 결코 쉽지 않게 흘러간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은 김동률에게도 그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조금 특별하지 않았을까 싶다. 올해 김동률은 EP앨범 <답장>을 선보인 후, <그럴 수밖에>와 <노래>라는 디지털 싱글을 발매했다.


전람회와 카니발을 거쳐 지금의 김동률이 있기까지 수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디지털 싱글로 나온 김동률의 음악이 이제야 처음이란 것이 조금 신기하다. 9월에 발매한 디지털 싱글 <노래>는 애초 1월에 발매된 EP앨범 <답장>의 마지막 수록곡으로 예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3월에 나온 <그럴 수밖에>도 <답장>이 정규앨범이었다면 수록곡 중 하나였을 것이다. 작은 멜로디 하나에도 천천히 자신의 인장을 새기느라 좀 뜸했던 그를 더 자주 만나는 일은 기쁜 변화다. 그래서 계절마다 만나는 김동률은 조금 더 선물 같은 느낌이었다.

12월에는 3년 만에 콘서트도 열릴 계획이다. 1월 발매한 <답장>과 같은 이름의 공연은 오랜만에 김동률의 음악을 직접 만나는 일이라, 기다렸던 이들이 유독 많다. 이번 콘서트는 12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3만여명의 관객과 만나는 규모로 이뤄질 예정이다. 새로 발표한 노래들을 가장 먼저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기회라 치열한 티켓팅이 예상 된다.


그 밖에도 지금의 김동률을 만든 ‘귀향’,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사랑한다는 말’, ‘아이처럼’, ‘취중진담’, ‘기억의 습작’, ‘동행’ 등 여러 히트곡을 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봄직 하다.


콘서트에서는 늘 다른 공연들처럼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기도 하고, 익숙한 곡들을 새롭게 편곡하기도 할테지만 김동률의 콘서트하면 꼭 떠오르는 일이 있다. 3년 전 공연인 ‘김동률 더 콘서트’ 때 그가 자신의 SNS에 자세하게 썼던 공연준비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한 공연을 위해서 밴드와 몇 번씩 그리고 어떻게 연습을 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라며 촘촘한 연습과정을 공개한 글이었다. 밴드 연습, 오케스트라 연습 작게는 악기 단위까지 나눠서 이뤄지는 연습과정과 그에 대한 설명에 자부심과 애정이 묻어났다. 그 해 공연에는 무려 70인조의 세션이 김동률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그렇게 이뤄낸 훌륭한 앙상블에서 그간의 연습과정이 마냥 쉽지 않았을 것임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2018 김동률 콘서트 ‘답장’을 준비하며, 그때보다 더 어렵거나 쉽지 않는 과정 속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을 김동률의 모습이 선연하다. 데뷔한지 스무해가 훌쩍 넘어서도 여전히 공연 앞에서는 마냥 편해질 수 없고 긴장이 된다는 그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모두가 알다시피 김동률은 방송에서 보기 힘들고 개인 SNS를 제외하면 그저 음악만이 유일하게 그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다. 신기한 건 오랜 시간을 들여서 나온 앨범을 들어보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시간들을 보냈는지 누구보다 소상히 알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아티스트 스스로도 “에세이 같은 가사”라 말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내면을 토로하는 그의 음악은 진솔함에 큰 힘이 실려있다. 특히 가장 최근인 9월에 발매된 디지털 싱글 <노래>에서 우리는 지금의 김동률이 하는 고민들을 엿볼 수 있다.


“웬만한 일엔 꿈쩍도 않을 수 있게 돼버렸지만 무난한 하루의 끝에 문득 그리워진 뾰족했던 나 그 반짝임이”, “내 안의 움찔거리는 그게 뭔지는 몰라도 적어도 더 이상 삼키지 않고 악을 쓰듯 노랠 부른다”


<노래>로 뾰족했던 것들이 무뎌지는 어른의 시간을 그는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온 힘을 다해 이야기 했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다감하고 섬세한 김동률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의 그를 만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굳이 협연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을 언급하지 않아도 이 노래가 가진 힘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삼키지 않고 자신안의 것들을 내뱉는 김동률을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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