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소련 치하, 충격적인 그날의 잔상..'작은 동무' 관점

조회수 2021. 1. 8.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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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봐 더욱 가슴 아픈 '나의 작은 동무'

1950년대 격동의 시기 에스토니아
스탈린 치하에서 고통 받았던 수많은 이들을 위해

어린아이의 시선은 그 무엇보다 현실을 정확히 파악한다. 순수한 아이의 시선으로 미국 빈민층의 삶을 조명한 ‘프로리다 프로젝트’, 아이의 기발한 상상력과 함께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담은 ‘조조 래빗’ 등 다양한 작품들이 아이의 시선을 통해 비극을 직시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아픔을 체험하도록 만들었다. 영화 ‘나의 작은 동무’ 역시 마찬가지다. 1950년대 소련령 에스토니아에서 스탈린 치하에 고통 받던 이들의 삶이 순진무구한 아이의 시선으로 담겨 깊은 인상을 남긴다.

출처: 시네라인월드㈜

엄마, 아빠와 함께 평화롭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렐로(헬레나 마리아 라이즈너). 언젠가 학교에 들어가 빨간 스카프를 두른 소년단이 되리라 꿈꾸며 일상을 보내던 그에게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다. 검은 옷을 입은 아저씨들이 우르르 집에 몰려와 엄마를 강제로 데려간 것이다. 렐로는 착한 아이로 지내고 있으면, 금방 돌아오겠다는 엄마의 말만 철석같이 믿고 말썽 부리지 않는 얌전하고 착한 어린이로 지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렇게 몇 달을 보내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고, 엄마를 데려간 검은 옷의 아저씨들은 자꾸만 집을 찾아온다. 아빠의 자랑스러운 스포츠 메달을 찾는 그들에게 냉큼 자랑을 하고 싶은 렐로지만, 절대 아무에게도 메달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아빠의 당부가 생각나고. 결국 렐로는 “나는 작은 동무라 아무것도 몰라요”라며 입을 꾹 다문다. 엄마가 너무나도 그립지만, 씩씩하고 활기차게, 웃음을 잃지 않는 렐로. 학교 입학식 전에는 엄마가 돌아올 것이라는 아빠의 말대로, 렐로는 엄마와 함께 입학식에 참석할 수 있을까.

출처: 시네라인월드㈜

영화 ‘나의 작은 동무’(감독 무니카 시멧츠)는 1950년대 격동의 시기 에스토니아를 배경으로, 수용소로 간 엄마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착한 아이가 되기로 한 약속을 지키려는 여섯 살 렐로의 특별한 기다림을 담았다. 렐로 툰갈의 자전적 소설이 원작인 작품으로, 에스토니아의 어두운 역사를 순진무구한 아이의 시선으로 포착했다.


엄마가 그토록 그리운 와중에도 생긋 웃는 렐로의 눈으로 비극을 바라봐서일까. 영화는 스탈린이 자행한 모진 탄압과 폭력에 대해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독하리만치 차갑고,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엄마를 잡아간 검은 옷의 아저씨들이 공산당원이라는 것도 모른 채, 라디오로 울려 퍼지는 노래가 공산당의 노래라는 것도 모른 채, 빨간 스카프를 두른 소년단이 되고 싶어하는 렐로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어린 아이의 순진무구함과 대비되는 끔찍한 현실이 더욱 크고 직접적으로 와 닿는다.

출처: 시네라인월드㈜

허나 동시에 ‘나의 작은 동무’는 암울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삶에 대한 감사함을 노래하기도 한다. 비극적인 현실에 매몰돼 걱정에 빠져있는 대신, 오늘 하루를 웃으며, 기쁘게 살아가기로 선택한 렐로와 아빠의 모습이 관객으로 하여금 진한 감동과 함께 응원을 부른다.


개봉: 1월 14일/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출연: 탐벳 투이스크, 헬레나 마리아 라이즈너, 에바 콜디츠/감독: 무니카 시멧츠/수입: 시네라인월드㈜/배급: ㈜라이크콘텐츠/러닝타임: 103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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