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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에서 노상방뇨했던 이 남자의 전적

어디서 봤더라 | ‘기생충’ 기택 집 앞 노상 방뇨 남…김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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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규백. 이름은 참으로 낯설다. 영화 속 얼굴을 봐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로 등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가 출연했던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봤다. 어디 그뿐인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영화 ‘기생충’에도 출연했다. 극 중 기택(송강호) 집 앞에 노상 방뇨를 해 기우(최우식) 친구 민혁(박서준)과 실랑이를 벌인 취객 1이 바로 배우 김규백이다.

1989년 생인 김규백은 늦었다면 늦은 나이에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재수까지 하면서 연극영화과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고, 군 전역 후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졸업 후 뜻이 맞는 친구들과 연극을 무대에 올리려고도 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았다. 먼저 얼굴을 알린 후 해야겠다고 생각한 후 처음으로 들어갔던 작품이 그의 데뷔작인 영화 ‘군함도’다.


김규백은 ‘군함도’에 등장한 수많은 조선인 징용자 중 한 명이었다. 이후 ‘청년경찰’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 ‘공작’ ‘물괴’ ‘스윙키즈’ ‘말모이’ ‘기생충’ ‘봉오동 전투’ 등 다양한 작품에 단역으로 잠깐 얼굴을 비췄다. 그중 한 작품이 ‘기생충’이었고,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역시 ‘기생충’이었다.

‘기생충’은 국내 영화사에서 기억될 작품이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 영화상을 비롯해, 각본상, 감독상, 작품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이 작품에 출연한 수많은 배우들이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을만했지만 김규백에게는 더욱 특별했다.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단역이었고, 심지어 ‘기생충’에는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 손꼽을만한 이유가 있었다.


‘기생충’ 출연 당시 봉준호 감독이 그에게 원했던 것은 ‘오징어 같은 취객’이었다. 만취한, 흐물거리는 취객의 모양새를 표현해야 했지만 단 한 번도 그토록 취해본 적이 없는 김규백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실제로 취하는 것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봉 태일이라는 별명답게 김규백의 생각을 지지했다. 현장에는 김규백이 취할(?) 수 있도록 술과 안주까지 마련됐다. 실제로 반쯤 취한 상태로 촬영에 들어갔고, 영화 속 기억남을 만한 취객이 탄생했다. 그는 맥스무비와 인터뷰에서 “술에 취해서 찍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김규백이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은 ‘반도’다. ‘반도’에서 김규백은 서 대위(구교환)와 늘 함께 있는 김 이병 역으로 등장했다. 아픈 다리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캐릭터다. 서 대위를 지키고 그와 함께 탈출하려 하지만 배신을 당하는 인물이다. 김 이병은 재난 상황과 마주한 인물로 차분하고 진중하다. 살고자 하는 강한 욕망을 지녔지만, 보통 사람과는 조금 다르게 표현하는 캐릭터다.


가장 임팩트가 있는 작품을 손꼽는다면 단연 현재 극장 상영 중인 ‘오케이 마담’이다. 난생처음 하와이로 해외여행을 떠난 미영(엄정화) 가족이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에서 김규백은 비행기 납치범 일행 6 역으로 등장한다.

김규백의 극 중 배역 이름은 ‘북한 조원 6’이다. 북한에서 내려온 사람들로 구성된 비행기 납치범이지만 신분을 숨기기 위해 중국어를 해야 한다. 하지만 김규백은 그들 중 유일하게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배역 이름부터 역할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지만 영화 속 김규백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기생충’에서는 얼굴 없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반도’에서는 631부대원들 중 다른 색을 지닌 인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오케이 마담’에서 김규백은 전혀 다른, 뜻밖의 코믹한 모습으로 다시 한번 관객들의 뇌리에 박힐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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