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환도 궁금했던 서 대위의 과거

조회수 2020. 7. 24. 16: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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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반도' 구교환 "서 대위, 시간이 죽어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영화 ‘반도’에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한다. 그들 중 631부대는 변종 좀비 같은 인물이 모여있는 집단이다. 631부대의 리더, 서 대위는 그중에서도 독특하다. 어떤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고 영혼이 이미 상실된 느낌이다. 이 외에도 서 대위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감상이 존재했다.

서 대위는 무자비한 631부대 구성원들을 통제하는 지휘관이다.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는 인물로, 욕망을 향해 직진한다.  


구교환은 서 대위를 처음 마주했을 때 “시간이 죽어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한 가지를 놓고 생각하진 않았고, 구교환 역시 서 대위에 대한 궁금증으로 ‘반도’에 함께했다.  


“서 대위는 궁금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출발했던 것도 있다. 많은 질문을 받으면서 나도 서 대위의 전사에 궁금증을 품기 시작했다. 그는 시간이 죽어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굉장히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구조신호를 보내다가 시간이 붕괴됐고 멈췄다. 중간중간 희망을 품기도 한다.”

연상호 감독은 구교환과의 첫 미팅에서 그림 한 장을 보여줬다. 서 대위의 얼굴을 스케치한 그림이었다. 그 그림에서 서 대위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나갔다. 읽히지 않는, 붕괴된 눈, 희망이 없는 이상한 눈을 봤고, 뇌리에 박혔다.  


“첫 미팅에서 감독님이 보여준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첫 장면에서 그것을 옮기려고 노력했다. 위태롭고 불안한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얼굴은 일반 청년이었다. 어떻게 생겼느냐 보다는 청년의 얼굴이라는 것이 기억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의 청년이었다.”  


서 대위는 황 중사(김민재)와 대비되는 인물이다. 겉으로 포악하고 잔혹하며, 눈에 보이는 악행을 하는 황 중사와 비교하면 서 대위는 얌전했고 조용했다. 구교환에게는 그 부분이 더욱 무섭게 느껴졌다고.  


“개인적으로는 서 대위처럼 조용히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 패턴을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서 대위가 지휘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변칙적인 모습 때문일 것이다. (황 중사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덜하진 않았을 것 같다. 본능적인 것 같다. 강력한 악인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는 있다. 각자의 감상은 다르다.”

구교환이 서 대위에게 집중했던 것은 외적으로 보여주는 강력함이 아니었다. “왜”라는 질문보다는 “누구”라는 물음에 더 끌렸다. 서 대위는 누구인가. 구교환은 연기하는 동안 그 해답을 찾았을까.  


“답을 찾지는 못했다.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찾을 수도 없다. 매번 연기를 할 때마다 답을 내리는 것이 어렵다. 답을 내리는 순간, 경직된 표현이 나올 것 같다.”  


서 대위에게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은 정서적 불안이다. 의미 없는 구조 신호를 보내면서 망가지고 붕괴됐다. 연기를 하면서도 힘든 표현일 법 했지만, 오히려 단순하게 접근하는 방법을 택해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서 대위와 나를 일체화시키진 않았다. 하지만 서 대위가 어떤 상태인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했다. 순간순간 단순하게 접근했던 부분도 있다. 서 대위는 변화가 너무 자주 있었던 것이다. 홍콩에 가게 됐을 때, 홍콩 가면 어떻게 살지 고민을 하다가, 갑자기 홍콩에 진짜 갈 수 있을지 생각을 한다. 계속해서 생각은 하는데 바뀐다. 어떨 때는 환희의 표정을 만들기도 한다. 결국에는 규정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구교환이 서 대위에 대해, 그리고 ‘반도’에 대해 계속해서 강조했던 것은 궁금증이었다. 이것은 구교환이 작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기도 했다.  


“인물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장 중요시한다. 서 대위는 이 정서적 붕괴가 어떻게 됐을까, 그 형태는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질문했다. 누군지 알면 재미가 없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그렇다. 뭔가를 선명하게 정해두면 재미가 없다. 작품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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