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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골가가 이정현이 말하는 라떼 시절

조회수 2020. 7. 20. 16: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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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반도' 이정현 "배우 포기할까 고민도"(feat. 라떼는 말이야..)

국내 최고의 만능 엔터테이너 이정현이 돌아왔다. 1996년 영화 ‘꽃잎’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 언제나 화려한 삶을 살아왔을 것 같았던 이정현이지만, 그 역시 한때 촬영 현장이 두려워 숨죽여 울었던, 깊은 상처와 아픔이 있는 배우다.  


“’꽃잎’을 연기할 때 촬영 현장이 너무나 무서웠다. 당시 필름 값이 비싸 한 번 NG가 나면 난리가 났던 때였는데, 첫 촬영 때 감독님이 내게 연기를 못 한다며 대본을 집어 던지고 촬영을 접었다. 그때 굉장히 많이 울었다. 현장에서 웃지도 못했고, 고생하는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 드리고 싶지 않아서 촬영 현장에 오지 말라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물론 밤도 많이 샜다. 지금은 촬영 현장 시스템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 기쁘다.”

힘겨운 촬영 끝에 완성됐던 ‘꽃잎’은 이정현에게 신인여우상의 영예를 안겨줬다. 그렇게 탄탄대로를 걸으며 배우로서 재능을 펼치리라 부푼 기대를 했던 그지만, 여전히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중학생 어린 나이로 스크린에 데뷔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긴 했지만, 너무 어렸던 나이가 걸림돌이 됐던 것이다.  


“주목을 많이 받았고, 더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작품이 들어오지 않아 우울했다. 가수 활동을 하다 보면 인지도가 높아지고, 좋은 작품이 오겠지 싶었다. 그런데 가수 이미지가 강해지다 보니 시나리오가 더 들어오지 않더라. 그러다가 우연히 박찬욱 감독님을 만났다. 왜 연기를 은퇴했느냐고 물으시더라. 연기하고 싶어도 시나리오가 들어오지 않아 못한다고 했더니 놀라셨다.”  


당시 여러 이유로 자신감이 떨어지며, 배우의 길을 포기할까 고민하기도 했다는 이정현은 박찬욱 감독 덕분에 다시금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박찬욱 감독의 ‘파란만장’(2011) 출연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고 연기를 계속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박찬욱 감독은 정신적 지주”라며 “결혼식 축사도 해줬다”고 말했다.  


“힘든 일이 있으면 박찬욱 감독에게 전화해서 상담한다. 나만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족 같은 분이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도 박찬욱 감독이 연결해 준 작품이다. 항상 박찬욱 감독이 같이 작업하자 말은 하지만 최근까지 외국에서 촬영하셨던 터라, 별다른 논의는 없다. 기다리는 중이다.”

이정현은 박찬욱 감독만큼이나 연상호 감독 역시 깊이 신뢰하고 있었다.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감독과 마음이 맞으면 영화의 규모나 장르에 상관없이 참여한다는 이정현은 “연상호 감독 촬영 현장에서는 지치는 일이 없었다”며 연상호 감독과 마음이 맞았던 것이 ‘반도’를 결혼 후 첫 스크린 복귀작으로 선택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워낙 좋아했던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어느 날 갑자기 문자를 줘서 놀랐다. 시나리오를 보낼 테니 연락을 달라 하더라. ‘반도’ 시나리오가 굉장히 재미있었다.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여전히 한정돼 있는데, 민정 캐릭터는 마음에 들었다. 다만 카체이싱 장면이 전부 CG라고 하길래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걱정이 전부 사라졌다. 연상호 감독이 비주얼적으로 천재적이라 기획 단계부터 영화의 모든 이미지가 머릿속에 다 있더라. 긴장을 풀라는 의미로 연기할 때 항상 시범을 보여준 덕에 다들 웃어서 현장이 화기애애하기도 했다.”  


이정현의 말대로 화기애애했던 현장 덕분일까, 최근 개봉 소식을 알린 ‘반도’는 화려한 카체이싱 장면과 더욱 강력해진 K-좀비의 비주얼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코로나 19로 침체된 전 세계 극장가에 활력을 돋우고 있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 카체이싱 장면이 굉장히 잘 나와서 놀랐다. 우리나라의 영화 기술력에 놀랐고, 그걸 잘 활용하는 연상호 감독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좀비도 멋있었다. 좀비를 좋아해서 촬영할 때도 관찰을 많이 했었는데, 스크린으로 보니 더 멋있더라. 무용하는 분들이 좀비를 연기했는데, 관절을 멋있게 움직여서 구경했던 기억이 있다. 즐거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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