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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그 아저씨, 어디서 봤더라

조회수 2020. 7. 6. 10: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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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봤더라 | '인셉션' 그 아저씨 와타나베 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의 개봉 연기 결정에 아쉽기만 했던 요즘, 그의 전작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가 재개봉했다는 소식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곧장 극장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관람을 시작했던 트릴로지의 첫 번째 영화 ‘배트맨 비긴즈’, 그런데 작품 중반, 라스 알 굴을 연기한 동양인 배우의 얼굴이 묘하게 익숙하다.

영화 ‘배트맨 배긴즈’(2005)에서 라스 알 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의 이름은 와타나베 켄으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일본 배우다. 커리어 초창기 연극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던 그는 1984년 영화 ‘세토우치 소년야구단’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대망: 도쿠가와 이에야스’, 영화 ‘키즈나’(1998), ‘태양은 또 뜬다’(2002)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이어온 그는, 22회, 25회, 26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일본 내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일본에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던 와타나베 켄은 2003년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2006) 등을 연출한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작품으로, 조국과 명예를 위해 전장터를 누볐던 네이든(톰 크루즈) 대위가 신식군대 조련을 위해 일본에 부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와타나베 켄은 극 중 사무라이의 마지막 지도자 카츠모토를 연기했다.

‘라스트 사무라이’를 통해 제7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와타나베 켄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의 라스 알 굴을 연기하며 본격적으로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다졌다. 라스 알 굴은 배트맨이 되기 전 브루스 웨인(크리스토퍼 놀란)을 훈련시켜줬던 ‘리그 오브 쉐도우’의 수장으로, 정체를 숨긴 진짜 라스 알 굴(리암 니슨)을 대신해 조직을 이끌고 있다. 와타나베 켄은 영화 내내 눈을 한 번도 깜박이지 않는 연기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배트맨 비긴즈’ 이후 와타나베 켄은 영화 ‘인셉션’(2010)으로 놀란 감독과 다시 한번 합을 맞췄다. 타인이 가진 생각을 조종하기 위해 꿈속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전쟁을 그린 작품으로, 와타나베 켄은 극 중 세계적인 에너지 회사의 CEO 사이토를 연기했다. 그는 국제 수배자로 수년째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고 떠돌고 있던 주인공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신분 세탁을 조건으로 인셉션을 제안한다.

그렇게 할리우드에서도 대중적인 입지를 쌓으며 승승장구를 하던 와타나베 켄이지만, 그가 지나온 작품 이면엔 일본 문화에 심취한 서양의 오리엔탈리즘이 짙게 배어있다는 점이 아쉽다. ‘라스트 사무라이’는 과도한 환상과 미화를 바탕으로 사무라이를 사회 격변기 전통과 명예를 지키는 신비로운 기사 집단으로 묘사했으며, ‘배트맨 비긴즈’의 라스 알 굴이 이끄는 집단 ‘리그 오브 쉐도우’ 역시 본부가 히말라야에 위치해 있고,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음에도 닌자 집단으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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