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 50번 돌려봐야 겨우 알 것 같은 영화

조회수 2020. 5. 26. 09: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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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테넷' 2차 예고편 분석, 진화한 놀란 감독..시간 역행 '인버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11번째 장편 ‘테넷’ 두 번째 예고편이 공개됐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첫 번째 예고편보다 45초가량 늘어난 2분 51초 분량의 트레일러 영상은 감독의 독특한 세계관이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져 전 세계 팬들의 기대를 증폭시켰다.

지난 22일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영화 ‘테넷’(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새로운 예고편을 공개했다. ‘테넷’은 이전 예고편에서 거꾸로 물살을 가르는 배, 사고 전으로 돌아가는 차량 등을 통해 시간을 다룬 영화임을 밝혔다. 영화 제목인 ‘테넷(Tenet)’은 ‘주의’, ‘교리’를 뜻하는 단어이자 ‘텐'(Ten)을 이용한 회문(回文, palindrome, 앞에서부터 읽으나 뒤에서부터 읽으나 같은 말이 되는 어구)이다.


예고편에서 상급 요원으로 보이는 마틴 도노반은 존 데이비드 워싱턴에게 “당신에게 줄 건 한 단어”라며 ‘테넷’을 언급한다. 그는 테넷이 바른 길로도, 잘못된 길로도 안내할 수 있으니 신중하게 사용하라고 충고한다. 지난 예고편과 달리 ‘사용(Use)’이라는 말이 나와, 시간을 조종할 수 있는 어떤 물건이나 장치 혹은 능력이 있다는 것이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이어 연구실로 보이는 실내에서 클레멘스 포시가 워싱턴에게 “우리는 3차 대전을 막으려 해”라고 말한다. 그곳에는 벽면을 가득 채운 서랍이 보인다. 서랍을 열자 정확히 알 수 없는 어떤 기구를 분해한 부품들이 나온다. 녹색 장갑을 착용한 워싱턴이 한 부품 위에 손을 올리자 부품이 그의 손으로 자연스럽게 빨려 올라간다. 자세히 보면 포시도 서랍을 열 때 녹색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이어진 장면에서 워싱턴은 마이클 케인을 만난다. 케인은 워싱턴에게 “어떤 러시아인에게 관심이 있다던데”라고 말한다. 워싱턴은 3차 대전을 막기 위해 어떤 인물을 찾는 중이라는 걸 유추할 수 있다. 그는 3차 대전 수준의 참사를 일으킨 인물이거나, 원인을 제공한 인물 또는 이를 되돌릴 수 있는 인물일 것이다.

곧이어 다른 주인공인 로버트 패틴슨이 등장한다. 그는 “날 왜 데려온 거야?”라고 묻지만 워싱턴이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거야?”라고 되묻는 걸로 보아 패틴슨은 이미 이유를 알고 있다. 워싱턴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패틴슨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으로 보이며, 그의 능력은 테넷과 관련된 동일한 능력이거나 유사 능력일 것으로 예상 가능하다.


해당 장면에 이어 워싱턴과 패틴슨이 대화를 나누는데 “놈은 미래와 소통해”라는 말과 함께 케네스 브래너의 모습이 나온다. 워싱턴은 그의 능력이 단순한 시간 여행이 아닌 ‘인버전’이라 설명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그의 능력은 시간을 여행해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특수한 장치나 능력을 이용해 특정 현상의 시간 순서를 도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브래너는 이를 이용해 3차 대전에 버금가는 큰 사건을 꾸미는 것처럼 보인다.

포시와 워싱턴이 함께 있던 실내가 다시 나오며 포시는 워싱턴에게 “저길 향해 방아쇠를 당겨”라며 뒤로 물러선다. 탄흔이 가득한 벽 일부로 보이는 타깃을 향해 워싱턴이 방아쇠를 당기자 벽 한쪽에 놓인 탄피가 날아와 총열에 들어가고, 타깃에 탄흔이 사라진다. 동시에 탄환은 다시 총구를 통해 들어온다. 총을 쏘는 행위를 되돌린 워싱턴에게 포시는 “당신은 총알을 발사하는 게 아니야. 잡는 거지”라고 말한다. 자세히 보면 처음 총을 만질 때 워싱턴은 녹색 장갑이 없지만, 총을 쏘고 시간이 역행하는 순간에는 장갑이 보인다. 총을 잡고 쏘는 사이 예고편에는 나오지 않은 편집된 장면이 있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시 워싱턴과 패틴슨의 대화 장면으로 돌아와 패틴슨은 “난 너무 많은 걸 봤어”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워싱턴은 “나도 열심히 볼게“라며 협조를 구한다. 패틴슨이 테넷을 이용해 시간을 역행하는 능력이 있다면 이미 작전에 투입된 경험이 있는 요원이고, 동일한 능력이 아니라면 앞으로 벌어질 사태를 미리 본 인물로 나올 것이다.

작전 수행 중으로 보이는 워싱턴은 헬멧을 쓴 인물과 몸싸움을 벌인다. 떨어진 총은 시간을 돌리듯 날아와 워싱턴에게 돌아간다. 도심 속 총격신에서 브래너는 산소마스크로 보이는 장치를 착용하고 차 사이를 지나가는데 총격전의 시간이 되돌아가는 것처럼 총에 맞아 파손된 차량의 상태가 복구된다. 브래너는 워싱턴에게 “어떻게 죽고 싶어?”라고 묻고 워싱턴은 “나이 들어서”라고 답한다. 이를 들은 브래너는 어이없다는 듯 “직업을 잘못 골랐다”고 말한다.


도심 추격전 장면에서도 워싱턴의 적으로 보이는 인물이 시간이 역행하는 현상이 발생하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시간의 흐름이 반대로 흐를 때마다 특정 인물들이 착용한 마스크는 테넷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방지하거나 시간을 순행할 수 있는 장치인 것으로 보인다. 시간을 역행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중, 이를 인지하거나 영향받는 인물은 올바른 호흡을 할 수 없다는 설정이 영화에 있을 수도 있다.

후반부에는 1차 예고편에는 없던 거대한 스케일의 액션 장면들이 등장한다. 관객이 가득 찬 오페라 공연장에서 워싱턴은 테러조직과 같은 장비를 착용하고 적들과 맞서 싸운다. 처음과 달리 교전이 발생하는 순간에는 관객들이 모두 움직이지 않고 잠을 자는 것처럼 쓰러져있다. 무고한 사람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스를 이용했거나, 테넷과 관련한 어떤 부작용을 일으킨 것처럼 보인다. 잠시 후 건물이 폭파되고 두 남자가 급하게 건물 밖으로 빠져나간다. 워싱턴은 “시간의 흐름을 뒤집는 거, 우리가 지금 여기 있다면 그 일은 안 일어났던 거 아냐?”라는 말을 남긴다. 예고편 말미 패틴슨은 워싱턴에게 비행기를 폭파시키겠다고 밝히는데 앞으로 벌어질 대형 참사를 미연에 막기 위한 계획처럼 보인다.


예고편을 종합해보면 영화 속에는 시간을 역행하는 테넷을 이용할 수 있는 집단이 여럿 존재한다. 브래너는 이를 이용해 3차 대전과 같은 끔찍한 테러나 참사를 일으키는 집단에 속한 인물이며, 워싱턴은 이를 막는 집단에 속한 신입 요원이다.

탄흔을 없애고 탄환을 되돌린 것처럼 워싱턴은 어떠한 큰 사건의 결과를 기반으로 시간을 역행해 사건 발생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 최종 목표일 것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과거 ‘메멘토’에서 과거는 시간순으로, 컬러는 역순으로 교차해 전개했다 ‘테넷’도 사건의 결과와 원인을 교차로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시간을 역행하는 테넷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조건이 있으며 한계도 존재한다. 연구실에서 봤던 특별한 기기의 부품이나 장치를 이용하거나, 산소 마스크가 필요하다. 테넷이라는 이름처럼 한 번에 역행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는 10분이나 10시간 단위일 것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원점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장소의 한계가 존재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집단이 시간을 역행하고 순행하며 시간이 충돌하는 사건들이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모든 현상 바깥세상의 흐름은 정상적으로 흘러간다.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확산으로 대다수 할리우드 대작이 개봉을 미룬 상황에 ‘테넷’이 두 번째 예고편이 공개하며 이목이 쏠렸다. 2억 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테넷’은 여전히 개봉 일정을 고수해 오는 7월 17일 북미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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