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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재탄생한 한국 명작

조회수 2020. 5. 13. 10: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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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장도리 든 타노스?..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한국 영화

영화 ‘기생충’이 칸과 아카데미를 석권하며 국내 영화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에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미국 드라마로 제작돼 오는 17일 미국에서 방송된다. 물론 ‘기생충’ 이전에도 뛰어난 국내 감독들이 해외 영화제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며 우리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으며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 작품도 많다.

‘기생충’ 이전에 해외에서 가장 유명한 국내 영화는 ‘올드보이’였다. 2003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사설감옥에 15년간 감금된 후 풀려난 오대수(최민식)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에서 평범한 회사원인 오대수는 어느 날 납치돼 사설 감금방에 갇히고 15년이 지나 풀려난다. 오대수는 자신을 감금한 이우진(유지태)를 찾아내고, 그는 감금한 이유를 알아내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제안한다. 박찬욱 감독 영화 중에서도 명작으로 꼽히는 ‘올드보이’는 특유의 음산하면서도 위트 있는 연출,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시퀀스가 관객을 압도했다. 특히 오대수의 장도리 액션신은 3분간의 긴 격투를 롱테이크로 연출하며 극찬을 받았다. 해당 신은 해외 영화 감독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다양한 오마주 장면을 낳았다.


한국 스릴러 영화를 대표하던 ‘올드보이’는 2013년 할리우드에서 같은 이름으로 개봉했다. 할리우드판 ‘올드보이’는 조슈 브롤린이 오대수 역할인 조 두셋 캐릭터를 맡았으며, 샬토 코플리, 엘리자베스 올슨, 사무엘 L. 잭슨 등이 출연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최강의 빌런 타노스(조슈 브롤린)와 슈퍼 히어로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 닉 퓨리(사무엘 L. 잭슨)를 연기한 배우가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끈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인피니티 건틀릿을 들었던 조슈 브롤린이 ‘올드보이’에선 장도리를 들었다.


탄탄한 원작과 배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원작의 분위기를 전혀 살리지 못하며 혹평받았다. 제작비 3000만 달러가 들어간 할리우드 ‘올드보이’는 전 세계 흥행 수익 518만 달러(이하 박스오피스 모조 기준)를 벌어들이는데 그치며 최악의 리메이크작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전지현을 최고의 스타로 만든 ‘엽기적인 그녀’(2001)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엽기적인 그녀’는 PC통신에 올라온 글을 기반으로 출간한 소설 원작으로 엽기적인 그녀(전지현)와 평범한 대학생 견우(차태현)의 사랑을 그렸다. 20대 대학생의 발랄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엽기적인 그녀’는 중국 등지에서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리메이크 논의가 오고 갔으며 오랜 시간이 흘러 2016년 ‘엽기적인 그녀2’도 제작됐다.


할리우드에선 ‘엽기적인 그녀’를 2008년에 리메이크했다. 미국 제목은 ‘마이 쎄시 걸’로 ‘엽기적인 그녀’의 영문명과 동일하다. ‘마이 쎄시 걸’은 몇 차례 제작이 미뤄지면서 결국 미국에서 극장 개봉하지 못하고 DVD 시장으로 넘어갔다.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2004), ‘하우스 오브 왁스’(2005) 등에 출연한 엘리샤 커스버트가 그녀 역을 맡았으나 원작의 엽기적이고 발랄한 캐릭터를 살리지 못했다.

‘올드보이’, ‘마이 쎄시 걸’ 등이 원작의 명성에 못 미치는 결과를 냈다면 ‘시월애’는 원작보다 오히려 리메이크작이 성공을 거둔 사례다. 2000년 개봉한 이정재, 전지현 주연의 멜로 영화 ‘시월애’는 시간을 초월한 남녀의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성현(이정재), 은주(전지현)는 1998년, 2000년 2년의 세월을 초월해 편지를 주고받는다.


‘시월애’는 2006년 ‘레이크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됐다. ‘레이크 하우스’는 시간을 초월한 우체통과 죽음을 막으려는 여자 주인공이라는 설정 외에 많은 부분을 각색했다. 주인공의 직업은 물론 결말도 원작과 다르다.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이 주연을 맡아 큰 기대를 모은 ‘레이크 하우스’는 제작비 4000만 달러를 투입해 1억 1483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원작에 비해 대부분 큰 흥행을 거두진 못했지만 국내 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추격자’(2008), ‘부산행’(2016), ‘극한직업’(2019), ‘악인전’(2019) 등이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을 판매했다. 장준환 감독의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2003)도 최근 리메이크를 확정했다. ‘지구를 지켜라!’ 할리우드 버전은 장준환 감독이 그대로 연출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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