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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력 논란 뒤집고 미친 존재감 뽐낸 신예

조회수 2020. 3. 26. 09: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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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킹덤2' 김혜준, 연기력 논란 1년 만에 전복시킨 파워 신예의 비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1은 사극과 좀비라는 이질적인 두 소재를 접목시킨 새로운 장르의 탄생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어지는 시즌2는 시즌1이 야기한 논란을 뒤집는 결과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시리즈에서 중전 계비 역을 맡은 신예 배우 김혜준은 시즌1에서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 발성과 표현력으로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다. 시즌2로 돌아온 그는 일취월장한 실력으로 중전의 악독함을 연기하며 높은 존재감을 구가했다. 이에 ‘김혜준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가 ‘킹덤’ 시즌2의 화제성을 드높였다.


김혜준은 시즌1이 공개된 후 연기력 논란이 들끓던 1년 전을 회상하며 “창피했다”라는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역량 부족이라고 생각했고, 속상했다기보다는 제 책임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시즌2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 ‘책임감’이었음을 밝혔다.

“시즌2에서는 발전하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마음먹으니 어느 순간 창피함이 기분 좋은 설렘으로 바뀌었다. 혹평을 들으며 스스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전에는 작품을 하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감사했다면, 지금은 내 작품은 내가 책임져야 하고 관객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행히 시즌2에서는 칭찬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당연히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스스로 성장했다는 걸 체감하니 뿌듯한 마음이 든다.”


책임감이 막중해지니 캐릭터를 대하는 태도 역시 진중해졌다. 아버지인 조학주(류승룡)보다 더 큰 야망과 욕망을 지닌 중전은 시즌1에서 비교적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시즌2에서만큼은 숨겨진 욕망을 꺼내 행동력 있게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중전의 성격과 내면은 시즌1과 동일하게 유지했지만, 제 스스로 부족한 부분들이 보이면 개선해보려 노력했다. 중전의 행동이 시즌1에 비해 훨씬 과감하고 대범하게 보일 수 있도록 말하는 톤이나 분위기를 단단하게 잡는 연습을 했다. 날카롭고 매서운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요했기에 체중 감량을 많이 하는 등 외적인 준비를 하기도 했다.”

예고편에서부터 등장한 중전의 살벌한 미소는 과연 장안의 화제다. 디렉션도 ‘웃어라’ 뿐이던 장면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중전의 내면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했다.


“중전이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표정이다.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는 위치의 인물이 짓는 표정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전은 속으로는 감정이 들끓어도 겉으로는 표현을 하지 않는 인물 같았다. 늘 위에 있고, 여유 있어야 하는 그런 인물인 것이다. 최대한 모든 것이 하찮고 가소로운 표정을 지으며 연기했다.”


악랄한 매력이 극대화된 악역은 배우들이 가장 갈망하는 캐릭터 중 하나다. 김혜준은 중전 역을 통해 악역의 매력을 느꼈음에도 악역이 자아내는 고충 역시 뼈저리게 느꼈다고 고백했다.


“중전이 이 정도로 악역일 줄 몰랐다. 얄미운 아이 정도로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점점 많은 악행을 저지르더라. 그 과정에서 악역의 외로움과 힘듦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저와는 너무 먼 삶이라 표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생전 해보지 못한 말들과 표정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살면서 또 언제 이런 걸 해보겠나 싶더라. 악역을 떠나 중전이라는 지위 자체도 재미있었던 것 같다. 화려하고 예쁜, 사치스러운 한복을 입어보고 아름다운 중궁전 정전에 앉아보기도 하는 소소한 재미를 느꼈다.”

평소 좀비물이나 공포 장르는 무서워서 전혀 보지 않는다는 김혜준은 살 떨리는 분장을 한 좀비들과 한 공간에서 촬영하는 것은 물론, 직접 특수분장을 받아 좀비로 분하기도 했다.


“대본을 알고 봤는데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좀비들의 분장과 움직임이 무척 리얼해 무서웠다. 역시 이분들이 우리나라 최고의 좀비 배우들이구나 싶더라. 직접 좀비 연기를 하기 전에 움직임 레슨을 받기도 했지만, 그냥 빠르게 달린다고 해서 되는 연기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촬영장에서 좀비 배우분들께 자문도 구하고 같이 움직이며 연습하니 점점 나아졌다.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중전은 악역다운 결말을 맞았다. 그럼에도 캐릭터를 향한 호평이 거듭 이어지는 이유는 중전이 ‘조선 여성의 한’을 대표하기 때문 아닐까. 시청자들은 중전의 광기 어린 행동들에 대리만족을 얻기도 하고, 중전의 비통함을 함께 공감하기도 했다. 누구보다도 중전의 서사를 깊이 탐구한 김혜준은 중전의 이야기를 겹겹이 쌓아올리며 그 행동들을 헤아릴 수 있었다.


“중전의 오라버니 범일이 중전을 무시하며 내뱉던 말들을 그 순간에만 나온 발언은 아니었을 거다. 중전은 태어날 때부터 여자라는 이유로 눈치를 보고 억압, 수모를 당하지 않았을까. 그 분노가 쌓여 광기가 생겨났고, 어느 순간 돌변하게 된 원인이 됐을 거다. 아버지를 독살할 때도 순간적으로, 감정적으로 행동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잘근잘근 씹으며 세운 계획들일 것이다. 물론 중전은 굉장히 잘못된 인물이다. 사실 저는 장녀도 아니고,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라지 않아 ‘한’을 많이 느껴보지는 않았지만, 시청자분들이 공감해 주시는 모습을 보고 빨리 개선돼야 할 관습이라 느꼈다.”

열과 성을 다해 참여했던 ‘킹덤’ 시즌2는 성황리에 스트리밍 중이다. 최근 코미디 영화 ‘싱크홀’ 촬영을 마쳤고, 곧 MBC 드라마 ‘십시일반’에 주연으로 출연할 전망이다. 누구보다 바쁜 2020년을 보낼 김혜준은 “남은 2020년도 제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차근차근 잘해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작품들을 보며 힘을 얻는다. 촬영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다. 지금도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천천히 해나가면 행복하고 좋은 시간이 찾아올 것 같다는 희망이 느껴진다. 늘 꿈꾼 것처럼 계속 성장해서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언제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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