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도 잘되는 극장이 있다고?

조회수 2020. 3. 6.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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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취재 | 자동차 극장에 무슨 일이? 코로나 19 여파로 성수기 맞은 자동차 극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우려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코로나 19가 비말(침방울)을 통해 전파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진 이유다. 전국 극장가가 얼어 붙은 요즘, 자동차 극장만은 상황이 다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월 국내 총 관객수는 734만명으로, 지난 2008년 4월 733만명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총 관객수 2227만명)에 비해 3분의 1로 줄어든 수치며,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1월(총 관객수 1684만명)과 비교해도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다.

몇몇 영화관은 갑작스러운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1월 31일 5번째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CGV성신여대입구를 비롯 CGV부천역점 등 확진자가 방문한 극장들은 영업을 중단하고 극장 전체 방역과 보건소 방역을 실시해 직접적인 영업 손실을 겪었다.

개봉 예정이던 영화들은 코로나 19 여파가 지속됨에 따라 개봉을 연기하기도 했다. 2월 26일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 ‘사냥의 시간’을 비롯 ‘결백’, ‘침입자’, ‘뮬란’ 등 평시라면 홍보에 여념이 없었을 영화들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극장을 방문하는 관객 수가 나날이 감소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전국 극장가가 일제히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마스크 착용 등 위생 관리를 강화해 나갔지만, 불안한 시민들의 마음을 녹이기엔 역부족이었다. 밀폐된 공간 안에서 옆 사람과 붙어있어야 하는 실내 극장은, 아무리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이라도 발길을 주춤하게 만든다.
전국 극장가가 얼어붙은 상황이지만, 매출이 오히려 증가한 곳도 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자동차 극장은 지난 2월부터 때아닌 성수기를 맞았다. 탁 트인 공간에 다른 사람과 붙어 있을 일도 없는 자동차 극장은, 영화는 보고 싶지만 극장에 방문하기 불안했던 시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5일 오후 7시 맥스무비가 직접 방문한 잠실 자동차 극장은 평일임에도 관객들로 붐벼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매표소 앞은 자동차가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으며, 스크린 앞 주차장은 만차에 가까웠다. 잠실 자동차 극장 관계자는 “(코로나 19 확산) 전과 비교해서 매출이 15%에서 20% 정도 늘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관객이 늘어난 것은 전에는 볼 수 없던 상황이다”고 밝혔다.

극장 직원 A씨 역시 “평일은 관객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 같다. 주말은 원래 많긴 했지만, 요즘은 꽉 차서 줄이 늘어지기도 한다. 줄이 너무 길어지면 도로가 막혀 경찰이 까지 와서 입구를 통제한다”고 말하며 관객이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동차 극장은 연인 관객들의 안전한 데이트 장소로도 꼽히며 더욱 성황을 이루게 됐다. 자동차 극장은 코로나 19로 인한 불안함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일반 영화관보다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하면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자동차 극장을 처음 방문했다는 시민 B씨는 “아무래도 자동차 극장이 덜 찝찝해서 오게 됐다. 이 기회에 색다른 데이트를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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