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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사제의 파격 변신

‘클로젯’ 김남길, 전형적 캐릭터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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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바다로 간 산적’, ‘무뢰한’, ‘판도라’, ‘살인자의 기억법’, ‘기묘한 가족’에 이르기까지 김남길의 필모그래피에서 느낄 수 있듯 그는 폭 넓은 배우다. 지난해에는 드라마에서도 본인 옷을 입은 듯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연기대상 트로피까지 들었다. 폭 넓은 배우 김남길이 이번에는 미스터리 장르로 관객을 만나 기대를 높인다.


“현장에서는 코미디 영화를 찍는 분위기였다. 공포 영화 같은 형태로 보일까 걱정했는데 음악, 특수효과가 들어가니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영화가 쉽고 짧아서 좋았다. 그리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마무리를 지을 수 있어 좋았다. 오컬트 영화 경우 깜짝 놀라다 끝나서 다 보고 찝찝한 경우가 있다. 우리 영화는 드라마가 정리돼 있다. 감독 입봉작이고 장르적으로 어려운데 잘 만들어서 좋았다.”

오는 2월 5일 개봉하는 ‘클로젯’(감독 김광빈)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 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남길은 사건 실마리를 쥔 의문의 남자 경훈을 연기했다. 김남길은 의중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모습부터 긴장감을 자아내는 연기 앙상블까지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얼굴을 그린다. 자칫 만화적으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고, 실제로 만화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지만 현실에 발 붙일 수 있게 밸런스 조절에 신경 썼다.


“캐릭터를 설정할 때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착안하는 경우가 있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 더 힘을 줘도 괜찮았을 것 같다. 일반적인 오컬트 캐릭터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퇴마를 하는 전문 직업인의 현실적인 모습을 표현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영화에서 블로그에 퇴마 후기 올리면 부적을 더 준다는 말도 한다(웃음).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영화를 보니 평상시와 퇴마 때 톤 차이를 더 줬어도 되지 않았나 싶다.”


‘클로젯’은 하정우가 오랜 인연을 이어온 김광빈 감독과 ‘용서받지 못한 자’(감독 윤종빈) 이후 15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다. ‘용서 받지 못한 자’ 촬영 당시 동시 녹음을 맡은 김광빈 감독은 입봉작인 ‘클로젯’으로 하정우를 다시 만났다. 하정우는 ‘클로젯’ 제작에도 참여했으며, 김남길 역시 초고 단계부터 하정우, 김광빈 감독과 영화 기반을 다졌다.

“시나리오 초고가 나왔을 때 윤종빈 감독, 하정우 형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소재가 우리나라에 잘 없으니 완성도 있게 만들면 이후 이런 장르 영화들도 투자가 잘 될 거라며 ‘와, 가자’ 이런 분위기였다. 단순히 깜짝 놀라게 하는 것 외에 드라마, 공감대가 있어야 편하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수정을 많이 했다. 아역 캐스팅부터 주술, 세트, 콘셉트 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전체 분위기 등 많은 걸 공유하고 준비했다.”


지난해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가톨릭 사제를 연기한 김남길은 차기작인 ‘클로젯’에선 퇴마사를 연기했다. 일정 부분에선 기시감이 들 수도 있지만 김남길은 캐릭터 접근과 표현 방식을 달리하며 이를 극복했다.


“사제나, 퇴마사나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다르다 생각한다. ‘열혈사제’도 구마 의식만 하는 인물이면 안 했을 거다. ‘클로젯’ 경훈도 다르게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우리 영화는 퓨전이다. 전통적인 종교적 색채가 강한 퇴마라면 안 했을 거다. 주술을 찾는데 한달 걸렸다. 종교적인 요소를 피하려 했다. 한 번은 잘 찾은 줄 알고 외웠는데 힌두교 관련 주술이었다. 유럽에서 금기시되는 부분이라 불편하게 보거나 항의를 받을 수 있어 배제했다. 그래서 잘 안 들리는 주술들이 있는데 제가 제안한 부분이다. 너무 또박또박 말하면 내용이 어렵기도 하다. 그리고 솔직히 못 외웠다(웃음). 너무 길었다. 연기하는데 처음에 잘 하다가 나중에 혀가 꼬였는데 감독님이 컷을 안 하더라. 그래서 그냥 계속 했다. 나중에 후시녹음할 때 또렷하게 발음도 해봤는데 조금 흘려서 말하는 게 주술 내용에 대한 불편함도 없고 더 좋더라.”


김남길, 하정우는 ‘클로젯’을 통해 첫 호흡을 맞췄지만 사적으론 이미 친분이 두텁다. 두 배우 모두 대중에게 사랑 받고 그만큼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왔다. 김남길은 하정우와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합을 확인하고 인간적으로도 더욱 가까워졌다.


“평소 친한 배우도 촬영하면서 못 본 모습을 볼 수도 있고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도 있다. 정우 형은 현장이나 밖에나 똑같다. 그런 부분이 잘 맞았다. 연기도 심플하다. 정우 형은 전체를 보고 과하지 않게 연기한다. 공포라고 해서 일부러 뭔가를 보여주고 과하게 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합도 잘 맞았다. 이 작품하며 더 친해졌다. 회식도 하는데 내가 술을 잘 못한다. 한 잔 마셔도 몸이 빨개진다. 우유 마시고 소주잔에 물 따르고 분위기를 맞춘다. 가끔 컵에 물을 조금 따르고 술처럼 마시면 보고 놀란다. 나중엔 다들 취해서 내가 많이 마신 줄 안다(웃음). 정우 형은 술에 잘 안 취하고 11시, 12시면 다음날 아침에 걸어야 한다고 들어간다.”


영화는 초반부 공포 분위기로 시작해 후반부 한국적인 정서와 보편적인 드라마가 펼쳐진다. 특히 아동학대에 대한 내용은 영화가 단순히 순간의 공포로 휘발되는 것이 아닌, 관객에게 한번쯤 더 내용을 곱씹을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


“자칫 사회 고발적 영화로 비춰지지 않을까 싶어 회의를 많이 했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 아이가 연기를 너무 잘한다. 명진 역 김시아, 박성웅 형 모두 연기를 잘해줬다.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무섭고 깜짝 놀라는 장치적 요소보다 모든 것이 사람에 의해 비롯됐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 아동학대에 관해서도 드라마적으로 잘 풀어보려고 했다. 영화 찍을 때도 아이들에게 심리 상담을 다 붙였다. 명진이는 ‘미쓰백’에서도 학대 관련 연기를 했는데 그때도 그런 케어를 받았다고 한다. 영화는 명진이 왜 그렇게 된 건지 거창하게 사회적 고발 메시지를 담으려고 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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