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건 액션 뿐, 액션이 다 했어

조회수 2019. 12. 19. 09: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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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6 언더그라운드' 액션만 휘황찬란

풍족한 제작비와 다양한 표현을 보장하는 넷플릭스가 어느덧 영화 감독들에게 원 없이 창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유독 수많은 명감독들이 차례대로 넷플릭스에 합류하며 라인업을 달궜다. 연말에는 ‘아이리시 맨’(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결혼 이야기’(감독 노아 바움벡) 등이 차례대로 공개돼 호평 받으며 크게 선전했다.


2019년 끝자락에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6 언더그라운드’(감독 마이클 베이)가 올해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6 언더그라운드’는 액션 블록버스터 거장 마이클 베이 감독이 연출을 맡아 제작 단계부터 기대 받은 작품이다. ‘데드풀’을 통해 액션 스타로 거듭난 라이언 레이놀즈가 천재적인 지능을 가진 억만장자 원 역을 맡아, 세상을 정화하는 임무를 수행할 ‘고스트’ 팀을 꾸려나간다.

CIA 스파이 출신 투(멜라니 로랑), 마피아 출신 암살자 쓰리(마누엘 가르시아 룰포), 파쿠르에 능한 포(벤 하디), 의학 지식이 뛰어난 멀티플레이어 파이브(아드리아 아르호나), 새롭게 투입된 스나이퍼 세븐(코리 호킨슨)까지. 서로 다른 능력을 지닌 정예요원들이 저마다의 신념과 사연을 명목으로 ‘고스트’ 팀에 합류한다. 이들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죽은 자가 돼 철저히 익명을 지킨다.


‘악당 처단’이라는 ‘고스트’ 팀의 명분은 명확하다. 다만 영화는 이들이 왜 죽음을 위장하면서까지 세상과 단절돼야 했는지 설명이 없어 몰입을 저해한다. 팀 중 일부는 과거가 플래시백으로 등장하지만, 또 다른 멤버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설명조차 없다. 그나마 입체적으로 다뤄지는 인물은 주인공 원이다. 원은 독재가 낳은 폐단을 몸소 경험한 뒤 사회적 도리를 지키기 위해 ‘고스트’ 팀을 만들지만, 나머지 구성원들에게는 제 존재까지 지워가며 임무에 뛰어든 당위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 가운데 ‘고스트’ 팀이 정의를 구현하고자 수십, 수백명을 잔인하게 죽이는 행동에도 물음표가 생긴다. 이들은 악인 하나를 처단하는 과정에서 다른 누군가의 눈알을 뽑고, 머리에 수류탄을 집어넣으며, 칼 수십 개를 몸에 꽂는 등 소모적인 살상을 저지른다. 이렇듯 영화는 지나치게 잔인하며, 쓸데없이 선정적이다. 단순 오락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고위급 장군들이 성매매 하는 장면까지 적나라하게 등장해 불편함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끝없이 사람을 죽이는 난장 속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말장난은 타율이 떨어진다. 할리우드의 입담꾼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에 ‘데드풀’ 작가가 각본을 담당한 만큼 어느 정도 예상된 노선이지만, 서사를 중시하지 않는 마이클 베이식 연출과는 불협화음이 따로 없다.


영화가 남긴 건 결국 스타일리쉬한 액션이 유일하다. ‘트랜스포머’ ‘나쁜 녀석들’ 시리즈 등, 발표하는 영화마다 박진감 넘치고 폭발적인 액션으로 무수한 팬들을 양산한 마이클 베이 감독이 다시 한번 실력 발휘에 나섰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벌어지는 카레이싱 총격전으로 눈을 못 떼게 하는 오프닝을 완성시켰고, 홍콩 고층 빌딩에서 벌어지는 총격전과 육탄전은 심장을 졸이게 한다.


영화 대미를 장식하는 유람선 액션 장면은 신선한 아이디어가 빛을 발한다. 나노 자석 관련 핵심 기술로 억만장자가 된 주인공 원의 활약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원은 자기장 원리를 활용해 거대한 유람선을 세차게 흔드는 기술을 고안해낸다. 이 기술은 고작 여섯명뿐인 ‘고스트’ 팀이 악당 수십명을 뚫고 미션을 수행하는데 돕는 역할을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입이 떡 벌어지는 놀라운 광경을 탄생시킨다.

‘고스트’ 팀은 총 아홉명의 타깃을 제거하기 위해 결성됐지만, 영화는 첫번째 타깃을 제거하는 임무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후속편 제작 가능성을 어느 정도 염두한 것으로 보이나, 마이클 베이가 또 한번 넷플릭스에서 결실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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