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의 빙의 연기에 도움을 준 배우가 있었다

조회수 2019. 10. 23. 20: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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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유미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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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봄에 태어난 지영(정유미)은 2019년 현재,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딸을 키우며 살아간다. 때때로 행복하기도 하지만 조금씩 자신이 흐릿해지는 기분을 느끼던 지영은 언젠가부터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말하기 시작한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괜찮다고 생각했던 일상에서 자신의 상처를 발견해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82년생, 기혼 여성이 아니더라도 바쁜 일상에 스스로를 돌아볼 수 없던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하다. 김지영을 연기한 배우 정유미 역시 결혼과 육아를 경험하지 않았지만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을 여러 번 만났다. 정유미가 본 ‘82년생 김지영’은 가족과 친구, 자신의 이야기였다.

출처: 사진 매니지먼트 숲

Q. 시나리오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시나리오를 덮고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 가족 생각이 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각자의 힘듦을 다 알고 있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모른 척했던 것 같다. 그걸 이해해준 가족에게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Q. 가족들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 있나.

말씀드린 적이 없어서 출연하는 것도 기사를 보시고 아셨을 거다. 하하. 매 작품 그렇게 해온 것 같다. 집이 부산이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핑계다. 가까이 있는 친구들과 더 가족같이 지냈다. 그래도 부모님은 저를 이해해주셨다. 방해하지 않으려고 하신 것 같다. 그걸 당연하게 생각한 게 죄송했고 이 영화를 보고 가족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궁금하다.

출처: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Q. ‘82년생 김지영’이 어떤 이야기로 다가왔나.

김도영 감독님이 촬영 전 ‘내 주변은 어떻고 난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여자의 이야기라기보다 상처받은 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받아들였다. ‘82년생 김지영’이라고 해서 82년생, 김지영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나 역시 육아를 하거나 아이를 낳아본 적은 없다. 하지만 김지영과 주변 인물에게서 ‘나였을 수도 있구나’라는 시선이 보여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Q. 지영이 빙의하듯이 말하는 장면은 어떻게 준비했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지영이가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첫 장면을 찍을 때 스태프가 더 긴장을 했던 것 같다.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감독님도 감정 전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지영이 자신의 할머니가 되는 장면에서는 할머니를 연기하신 예수정 선생님께 대사를 읽어달라고 부탁드렸다. 녹음해주신 목소리를 듣는데 눈물이 났다. 막연하게 상상만 했던 장면인데 내가 읽었을 때와 선생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느낌이 많이 달랐다. 눈물이 많이 났고 이 감정을 빌리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Q. 영화는 소설보다 희망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시나리오에서도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소설은 소설의 일이 있고 영화는 영화의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보편적인 이야기는 더 희망적이기를 바란다. 장르 영화는 장르 영화만의 매력이 있고 우리가 감정적으로 접할 수 있는 작품들은 우울하지 않았으면 한다.

출처: 사진 매니지먼트 숲

Q. 촬영을 마치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큰 깨달음보다는 잊고 지냈던 것들,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에 미안함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크게 달라졌다기보다는 인지를 하게 된 거다.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이야기에 참 고마웠다. 이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시간이 지나도 이 감정을 몰랐을 수 있고 알기까지 오래 걸렸을 거다.


Q. 관객들이 어떤 감상을 느끼길 바라나.

특별히 전달하고 싶은 것이라기보다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쉬어갈 수 있길 바란다. 자극적인 것들이 너무 많지 않나. ‘82년생 김지영’이 사람들에게 어떤 감정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조미료가 없는 영화다. 편안하게 보셨으면 좋겠다. 다양한 시선이 오고 갈 듯하다.


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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