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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밥을 먹여주진 않는다는 얼굴 천재

'유열의 음악앨범' 정해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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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열의 음악앨범’ 언론시사회 후 정해인을 만났다. 인터뷰를 위해 나타난 그는 검은색 수트를 입고 있었다. 무더위는 가셨지만, 아직 늦여름이라 제법 후덥지근했다. 목까지 단추를 잠그고, 넥타이까지 매고 앉은 정해인. 그 꼿꼿함이 인상적이라 “갓 제대한 사람인 줄 알았다. 덥지 않으냐”라고 물었다. “마음가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희고 곱다란 얼굴과 미소 뒤에는 곧고 단단한 마음이 있었다.

사진 CGV 아트하우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JTBC, 2018)과 ‘봄밤'(MBC)에 이어 ‘유열의 음악앨범’까지, 멜로만 3편째네요.


아이고, ‘유열의 음악앨범’은 아직 개봉도 안 한 걸요. 하하. 멜로를 연달아 하려던 의도는 없었어요. 좋은 기회가 주어진 거죠. 제가 하는 일을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진 걸 체감하고 있어요. 그만큼 배우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선명해집니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첫 영화 주연작입니다. 완성본을 관람한 소감이 궁금하네요.


관객으로서 객관적으로 보려 했습니다. 고리타분한 이야기지만, 재미있게 봤어요. 시사회가 끝나자마자 정지우 감독님께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어요. 시나리오를 볼 때 좋은 에너지와 서정적 분위기를 느꼈거든요. 영화에는 그게 증폭되어 있더라고요. 앵글과 편집, 음악들 덕분에 풍성해졌죠.


사진 CGV 아트하우스

평소 작품 속 파트너를 사랑하려 노력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네요. 완성된 영화를 보고 김고은 배우를 더 사랑하게 되었나요?


하하. 저는 인터뷰하는 지금도 작품의 연장선이라고 봅니다. 김고은 배우와 ‘도깨비'(tvN, 2016)에서 스치듯 잠깐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 고은이는 되게 커 보였거든요. 많은 일정을 소화해야 했는데, 정말 당차게 잘 해내더라고요. 주변 사람들까지 챙기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마음속으로 나도 열심히 해서 같이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생각했었죠.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만날 줄은 몰랐어요. 저와 김고은 배우가 닮았다는 말도 들었는데, 둘 다 쌍커풀이 없어서 그런가봐요.


‘유열의 음악앨범’의 배경은 1994년부터 2005년까지입니다. 극 중 PC 통신과 라디오가 등장하는데, 그걸 기억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죠?


아닙니다. 저 역시 PC 통신이 익숙했어요. 골뱅이 모양 장미꽃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이메일로 보내고는 했습니다. 하하. 휴대폰도 늦게 생긴 편이었어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없었거든요. 제가 쓴 휴대폰 기종이 영화에도 나옵니다. 번호는 017로 시작했어요.(웃음) 평소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합니다.


라디오는 군대에 있을 때 많이 들었어요. 운전병이었는데, 지프차에는 CD가 안 들어가거든요. 라디오만 나와요. 라디오를 듣는 순간 군복을 입고 있음에도 사회와의 단절이 허물어지는 것 같았어요. 가요가 나오고, 사회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게 신기했죠.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사진 CGV 아트하우스

90년대 중반이라 그런지, 5대 5 가르마로 등장하는 장면도 있죠. ‘정해인 배우도 소화하기 어려운 스타일이 있구나’ 싶었어요.


으하하. 미수(김고은)와 은자(김국희)가 현우의 머리를 만져주는 신이 말씀이시죠? 저도 영화를 보면서 민망했어요. 현우가 “거울을 봐야 할 것 같아”라고 말하죠. 제 애드리브입니다. 대본상에는 몽타주와 상황만 있었어요. 감독님이 그 컷을 영화에 쓰셨더라고요.


영화 속에도 “잘 생겼다”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인생을 살면서 외모로 이득을 본 경우가 있었겠죠?


하하. 학창시절에는 통통한 편이었어요. 워낙 먹는 걸 좋아했거든요. 학교에서 연기를 배우면서는 조금 도움을 받았던 것 같네요. 지금도 어쩌다 보니 멜로를 하고 있는데, 감독님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하지만 배우는 연기로 자신을 증명해야 합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평가를 받게 되잖아요. 얼굴이 밥을 먹여주진 않죠.


사진 CGV 아트하우스

인터뷰 자리에 수트를 입고 왔어요. 보통 사진 촬영이 없으면 편한 복장으로 오는 게 일반적인데, 이유가 있나요?


문득문득 잠들기 전 뒷골이 당기고, 아찔할 때가 있어요. 연기는 제가 간절히 바랐던, 이루고 싶은 일이었거든요. 그런데 몸이 힘드니까 어느 순간 당연해지더라고요. 해이해진 자신을 스스로 발견했을 때, 아찔했어요.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공감할 텐데, 전역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잖아요. 그런데 사회에 나가면 그 마음이 금방 사라지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이 변한 건지, 내가 변한 건지 곰곰이 생각했어요. 제게 연기는 직업이거든요. 연기 말고 지금 상황에 만족하는 순간, 무너지고 박살 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평소 저를 채찍질하는 편인데, 너무 많이 해서 병이 한 번 온 적도 있어요.


시사회에서 ‘유열의 음악앨범’을 “청춘의 자화상 같은 영화”라고 평했습니다. 앞으로 청춘들의 이야기를 더 보여줄 계획은 없나요?


차기작 ‘시동’이 그런 모습일 것 같아요. 박정민 선배와 ‘브로맨스’가 있거든요. 오토바이를 타기도 하고. 그동안 제가 보여드린 모습과는 많이 다를 겁니다. 얼마 전 아버지의 20대 시절 사진을 봤어요. 누구나 아빠이기 전에 남자고, 청춘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유열의 음악앨범’은 연인들뿐만 아니라, 기성세대가 봐도 좋은 영화입니다. 청춘을 앨범에서 꺼내어 보는 것처럼 되새길 수 있으실 거에요. 아, 물론 남자들끼리 봐도 어색하지 않을 겁니다.(웃음)


성선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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