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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만든 한글? ‘나랏말싸미’ 창작의 자유 vs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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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싸미’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팩션 사극의 등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님에도, ‘나랏말싸미’를 향한 관객의 눈길은 싸늘하다. 창작의 자유와 역사 왜곡의 기로에 선 ‘나랏말싸미’를 둘러싼 갑론을박을 들여다봤다.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승려가 한글을 만들었다고?


‘나랏말싸미’는 한글이 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세종의 한글 창제는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유산이자 역사다. 여기에 송강호, 박해일 등 충무로 대표 배우들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면서, ‘나랏말싸미’는 개봉 전부터 올여름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영화를 둘러싼 베일이 한꺼풀씩 벗겨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논란의 출발점은 신미스님이다. ‘나랏말싸미’에서 한글 창제의 주역은 세종(송강호)이 아닌, 신미스님(박해일)으로 그려진다. 물론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설정이다. 영화 속에서도 ‘다양한 훈민정음 창제설 중 하나를 다루고 있다’라는 내용의 자막이 삽입됐다.


팩션 사극은 역사적 사실에 창작자의 상상력이 가미된 장르다. 허구라는 사실을 명시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런데 연출자 조철현 감독의 발언이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그는 7월 15일(월) ‘나랏말싸미’ 언론시사회 간담회에서 “이 영화는 다양한 훈민정음 창제설 중 하나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했다는 자막을 넣었다. 나로서는 참 넣고 싶지 않을 자막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감독이 역사적 사실과 다른 주장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어 한다는 오해가 불거졌다.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진짜 주인공은 세종이 아닌 신미스님


‘나랏말싸미’가 그린 세종 역시 일부 관객의 심기를 건드렸다. 영화 속 한글창제의 주역은 신미스님이다. 반면 한글의 진짜 창제자인 세종은 승려들의 활약에 기댄 모습이다. 세종의 업적을 영화로 만나기 위해 ‘나랏말싸미’를 관람한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비현실적인 설정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도 많다. 조선은 숭유억불(崇儒抑佛) 정책을 펼쳤던 나라다. 유교를 나라의 기본 정신으로 삼았기 때문에, 불교를 탄압했다. 게다가 ‘나랏말싸미’의 배경은 왕권이 강력했던 조선 초기다. 그런데 영화 속 신미스님은 세종 앞에서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 자리에 앉았으면 왕 노릇 똑바로 하라”고 일갈한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위인들 중 한 명인 세종대왕을 인간적으로 그리겠다는 시도는 좋았으나, 진짜 주인공은 신미스님이었다.


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조철현 감독 “세종대왕 업적 폄훼할 생각 없다”

영화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극에 달하자, 조철현 감독이 진화에 나섰다. 그는 7월 29일(월) “‘나랏말싸미’ 조철현 감독이 드리는 글”이라는 공식 입장을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조철현 감독은 “신미라는 인물을 발굴하여 훈민정음 창제의 주역으로 조명하려고 이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닙니다”라며 “세종대왕께서 혼자 한글을 만드셨다 하더라도 그 내면에서 벌어졌을 갈등과 고민을 드라마화하려면 이를 외면화하고 인격화한 영화적 인물이 필요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저는 수십 년간 세종대왕과 한글을 마음에 품고 살아왔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 대해 반감을 표하는 분들의 마음을 압니다” 라며 “그러나 제작진의 마음과 뜻은,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폄훼하고자 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진심을 전달하고자 하는 소통과 노력의 부족으로 이런 점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던 점을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 맥스무비 이용자 68.9% “논란의 여지가 있다”


맥스무비 이용자들은 ‘나랏말싸미’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맥스무비는 7월 24일(수)부터 29일(월)까지 “신미스님 한글 창제설 ‘나랏말싸미’,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주제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논란의 여지가 있다'(68.9%)라는 답변이 ‘창작의 자유다'(31.1%)라는 답변보다 2배 이상의 득표율을 보였다.


‘나랏말싸미’를 둘러싼 논란은 팩션 사극도 소재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역사에 상상력을 덧입히는 것은 팩션이지만, 사실을 완전히 뒤집는 것은 관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는 다큐멘터리나 뉴스가 아니기에, 창작자의 자유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영화라는 매체의 파급력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랏말싸미’ 1차 예고편에 담긴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의 시작’이라는 문구가 걱정스러운 이유다.


성선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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