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보이려고 하지 않았더니, 호감도가 상승했다

조회수 2019. 7. 26. 2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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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도, 요정도 아닙니다"..'엑시트' 임윤아의 서른 살

흰색 미니 원피스에 운동화를 신고 씩씩하게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던 임윤아의 처음을 기억하는지. 그로부터 12년 뒤, 소녀시대 센터는 국내 배급사의 기대작들이 격돌하는 여름 극장가의 주역이 됐다. 올해 벌써 서른 살을 맞이한 임윤아의 2막은 이제 시작이다. 익숙한 얼굴이라 미리 단정 짓지 마시길. 데뷔 연차는 10년을 넘어섰지만, 그는 아직도 보여줄 것이 많다.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공조'(2017)는 배우 임윤아에게는 참 고마운 작품이죠. 예쁘게만 보이고 싶어 할 거란 선입견을 보란 듯이 깼으니까요. ‘엑시트’ 역시 ‘공조’와 궤를 같이 하지 않나 싶어요. 의주(임윤아)가 울먹일 때 처지는 입꼬리를 볼 때마다 웃음이 나왔습니다.

재미있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제가 가진 다른 면을 보여줄 시기가 된 것 같아요. 소녀시대로 활동할 때는 밝고 예쁜 모습을 많이 더 많이 보셨죠. 연기는 제가 아닌 캐릭터가 되어야 하잖아요. 무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인 거죠. ‘공조’ 박민영과 ‘엑시트’ 의주는 사랑스럽고 공감 가는 인물이라 끌렸습니다. 나중에 보니 코믹 연기로 통하게 되더라고요.(웃음)

‘엑시트’는 용남(조정석)과 의주의 재난 탈출기입니다. 살기 위해 뛰어야 하는 장면이 많아요. 더 달리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지 않아 울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이상근 감독에게 할 말이 좀 있을 것도 같은데요?

하하. 사실 감독님은 ‘한 번 더 가자~’라고 말씀하시는 것도 너무 미안해하셨어요. 전력을 다해서 뛰는 장면이 힘들었어요. 나중에는 도저히 걸을 수도 없을 만큼 한계가 왔어요. ‘컷’ 하는 소리에 주저앉기도 했고요. 다만 배우들의 안전을 챙겨주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다행이었죠.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달리기가 너무 빨라 조정석 배우가 ‘윤아야, 100m를 몇 초에 뛰니?’라고 물어봤다면서요. 그 답이 궁금하네요.

학교 다닐 때 뛰어본 적은 있는데, 몇 초인지 기록을 재보지는 못했어요. 못 뛰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계주 후보에는 들 정도?(웃음) 중학교 때였던 것 같네요. 단거리는 좀 자신 있는데, 장거리는 갈수록 힘이 빠지더라고요.

조정석 배우는 철봉신을 직접 소화했다며, 자신의 근력에 상당한 자신감을 표현했어요. 임윤아 배우도 자부심을 느끼는 장면이 있을 법한데요.

과거 용남과 의주가 산악 동아리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클라이밍이요. 촬영 2~3달 전부터 조정석 오빠와 함께 훈련을 받았어요. 물론 대역도 있었지만, 저와 조정석 오빠가 실제로 한 부분이 많아요. 달리기도 다 직접 했고요. 체력보다는 강단으로 버텼습니다. 그래도 재난물을 새롭게 해봤고, 몸을 쓰는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뻐요.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의주는 젊은 직장인들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입장에서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을 것 같아요.

사실 많은 분들이 ‘직장인으로 생활을 안 해봤는데 공감할 수 있느냐’라고 물으셨어요. 꼭 그 직업이 아니더라도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경험과 상황이 있으니까요. 또 일반인 친구들에게도 사는 이야기를 꾸준히 듣거든요. 그러다 보니 제 안에 시야가 넓어졌어요. 덕분에 의주에 대한 표현은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만 29세가 되었습니다. 소녀시대 데뷔가 엊그제 같은데, 서른 살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으하하. 사실은 만 28세쯤입니다. 서른을 앞두고 고민이 많아지더라고요. 항상 바쁘게 생활했는데,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처음 가졌어요. 예전에는 ‘워라벨(Work-life balance)’에서 ‘워’가 너무 컸는데, 그 시기에는 ‘라’에 집중을 했달까요.(웃음) 활동하면서 제가 얻은 것도 많지만, 온전히 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거든요. 일과는 전혀 상관없는 여행도 가고, 언어공부도 하고, 운동도 했어요. 덕분에 이제는 ‘워라벨’이 적절히 잘 맞춰진 것 같아요.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20대에는 사생활이 거의 없었죠. 소녀시대의 모범생으로 불릴 만큼 사건사고도 없었습니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요?

제가 그렇게까지 모범생은 아니거든요.(웃음) 근데 많은 분들이 바른 이미지로 봐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공조’와 ‘엑시트’ 속 캐릭터가 새로워 보이나 봐요. 스트레스 해소는 별다른 큰 방법은 없더라고요. 친구들 만나서 밥 먹고 이야기해요. 그날의 기분이나 날씨에 따라서 노래를 골라듣기도 하고요. 그런 게 기분 전환에 좋더라고요. 유일한 낙입니다. 시간이 좀 나면 요리에 취미를 붙여보려고 생각 중이고요. 관심은 많은데 해보지는 않았어요. 큰 고민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편입니다.

얼마 전 개봉한 ‘걸캅스’에는 같은 그룹 멤버 최수영 배우가 출연했었죠. 임윤아 배우의 감상평이 궁금하네요.

언니랑 되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취재진들이 웃음을 터뜨리자) 아니 아니, 거친 면들 말고요! 장미라는 캐릭터를 언니가 매력적으로 잘 표현했어요! 하하. 요즘 멤버들이 개인 활동이 많잖아요. 저희끼리는 서로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사이좋게 지낼 수 있지 않나 싶어요. 뭐, 다들 알아서 잘 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사진 CJ 엔터테인먼트

‘엑시트’는 CJ 엔터테인먼트의 여름 농사가 걸린 기대작입니다. 송강호, 유해진 배우로 대표되는 다른 배급사의 대작들과 경쟁할 예정인데요. 기쁘면서도 부담감이 클 것 같아요.

아이고, 그 말을 들으니 점점 어깨가 내려가는 것 같네요. 일단 첫 주연작을 하게 돼 행복합니다. 정말 좋은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 했어요. 결과를 떠나서 많은 걸 얻고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았습니다. 아직은 영화관에 제 얼굴이 나온 포스터가 걸린 것만으로도 신기할 따름이죠. (시상식 소감 톤으로) 이런 기회를 주신 배급사 CJ 엔테테인먼트, 제작사 외유내강, 이상근 감독님, 파트너 조정석 배우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하하.


성선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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