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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며 명실상부 세계적 거장으로 인정받은 봉준호 감독. 해외 관객들은 그의 영화 중 어떤 작품을 가장 좋아할까? 영화 사이트 IMDB에 등록된 봉준호 감독 작품의 평점을 살펴봤다. (2019년 6월 5일 기준)

1위 ‘기생충’ / 8.8점 (10점 만점)

봉준호 감독은 지금까지 총 7편의 장편 영화를 연출했다. IMDB 내 평점이 가장 높은 작품은 ‘기생충’이다. 가족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교사 자리를 얻어 IT 기업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인 이후 두 가족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 한국 사회의 계급 격차와 인간의 존엄성을 블랙 코미디와 서스펜스로 풀었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2위 ‘살인의 추억'(2003) / 8.1점

봉준호 감독이 관객과 평단을 모두 매료시키는 연출자로 인정받게 된 계기인 ‘살인의 추억’은 2위다. 6년 동안 10차례에 걸쳐 동일한 수법으로 부녀자를 대상으로 일어난 화성 연쇄 살인사건이 소재다. 페르소나 송강호의 봉준호 감독 작품 첫 출연작이다. 해외 영화계에 많은 영감을 준 작품이기도 하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2018)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 ‘쿵푸팬더'(2008) 존 스티븐슨 감독, 대만 배우 계륜미 등이 좋아하는 영화로 꼽은 적이 있다.

3위 ‘마더'(2009) / 7.8점

배우 김혜자의 강렬한 변신이 담긴 ‘마더’는 3위다. 다 자란 어른임에도 아버지 없이 단 둘이 살아가는 어머니(김혜자)의 애간장을 태우던 아들(원빈)이 어처구니 없이 살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이 담겼다. 아들을 구하기 위한 모정은 아름다운 광기로 이어진다. 엄마와 모성이라는 소재를 영화적 세계에서 폭주시켜 새롭게 풀었다.

4위 ‘옥자'(2017) / 7.3점

봉준호 감독의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첫 진출작 ‘옥자’는 4위다. 돼지와 하마를 결합한 형상의 동물 옥자와,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의 우정과 모험이 담겼다.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가 투자와 배급을 맡았다. 인간의 욕심으로 비극에 내몰린 옥자와, 그를 위하기 위한 미자의 모험은 뜨거운 드라마가 된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켈리 맥도날드, 빌 나이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출연했다.

5위 ‘설국열차'(2013) / 7.1점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설국열차’는 5위다. 새로운 빙하기, 생존자들을 태우고 끝없이 달리는 기차 안이 배경이다.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이 부자들과 공권력이 있는 앞쪽 칸을 향해 한 칸 한 칸 전진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동명의 프랑스 만화가 원작이다. 극단적 상황에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접근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송강호와 고아성,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캡틴 아메리카 역으로 잘 알려진 크리스 에반스, ‘옥자’에도 출연한 틸다 스윈튼이 등장한다.

성선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