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싫어하는 별명은 OOO이다

조회수 2019. 5. 23. 20: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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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배우가 칸에서 밝힌 '기생충'의 모든 것

제72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기생충’이 5월 21일(화) 현지 상영에서 8분 기립 박수를 이끌어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다음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국내와 해외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은 여전하고, 세계관은 더욱 깊어졌다


사진 제72회 칸 국제 영화제 홈페이지

# 나는 언제나 장르 영화감독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다섯 번째 칸 영화제 초청작이다. 공식 상영 이후 각종 매체와 채널을 통해 엄청난 호평을 이끌어냈다. 기자 회견장에도 세계 각국 취재진이 함께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이상한 장르 영화’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나는 언제나 자신이 장르 영화감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해당 장르의 규칙을 잘 따르지는 않는다. 그 틈바구니에서 사회의 현실을 말한다”라고 했다. 서스펜스와 블랙 코미디 사이를 자유롭게 변주하는 ‘기생충’ 역시 장르의 전형성을 벗어난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현장에서는 8분 기립 박수를 이끌어낸 ‘기생충’ 칸 공식 상영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봉준호 감독은 “기립 박수는 칸 영화제 상영 중에는 다 있는 일이다”라면서도 “‘옥자'(2017) 때 함께한 촬영 감독과 틸다 스윈튼이 상영장을 찾았다. 많은 동료들이 축하해줘서 따뜻한 분위기였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사진 제72회 칸 국제 영화제 홈페이지

# 페르소나 송강호가 말하는 ‘봉테일’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설국열차'(2013)부터 ‘기생충’까지. 봉준호 감독의 대표작에는 늘 송강호가 함께 한다. ‘기생충’에서는 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 역으로 출연했다. 송강호는 “우리의 삶은 희로애락이 있지만, 그게 준비된 건 아니다. 희극과 비극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런 걸 구분해 연기하지 않았다”라고 캐릭터 접근 과정을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에 대해서는 “진화했다”라고 평했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은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깊은 작가다. 매 작품마다 그랬다”라며 “‘기생충’은 예술가 봉준호의 진화를 보여준다. 그의 대표작이 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누구보다 봉준호 감독을 잘 알고 있는 송강호. 그의 눈에 봉준호 감독은 어떤 연출자일까. 송강호는 “트레이드 마크가 정교함이다. 본인은 싫어하는 수식어지만 ‘봉테일’이라고 다들 말한다”라고 했다. 이어 “봉준호의 세계는 정교하다. 모든 것이 계산되어 있다. 배우의 입장에서는 필요 이상의 연기를 하지 않아도 되기에, 편안하게 임할 수 있다”라며 행복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사진 제72회 칸 국제 영화제 홈페이지

# “봉준호는 봉준호” vs “모두 배우들 덕분”


봉준호 감독과의 작업이 처음인 배우들도 있다.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등이다. 글로벌 IT기업의 CEO 박 사장 역을 맡은 이선균은 “아름다운 패키지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봉준호 감독이 굉장히 쉽게 가이드를 해줬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현장이기에 긴장했지만, 동네 형처럼 편하게 대해 주시더라”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박 사장 네 사모님 연교 역을 연기한 조여정은 “현장에서 봉준호 감독과 함께 가장 실제에 가까운 순간을 찾고자 했다. 그건 배우들의 평생 숙제다”라며 “막연할 때가 많은데 봉준호 감독은 배우와 함께 그 순간을 찾아갔다”라고 설명했다. 기택네 장남 기우 역의 최우식은 “움직임이 많은 신들이 있다. 다른 현장에서 해보지 못한 디테일한 동선이 필요했다. 봉준호 감독은 다른 연출자들보다 더 자세하게 동선을 알려줬다”라며 “도전하는 마음이 드는 현장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사진 제72회 칸 국제 영화제 홈페이지

박소담은 기택네 딸이자 기우의 동생이다. 그는 “배우가 자신의 연기를 확신하기가 쉽지 않다. 봉준호 감독 덕분에 가능했다”라며 “현장에서 이 정도로 즐긴 적이 없는 것 같다. 감독님 덕분에 재미있게 촬영했다”라고 덧붙였다. 기택의 아내이자 기우·기정 남매의 엄마 충숙 역로 등장하는 장혜진은 “감독님이 원하는 대로 연기하고 싶었다. 마치 자판기처럼 말이다”라며 “역시 봉준호는 봉준호더라”라고 말했다.


배우들의 극찬만 있었던 건 아니다. 봉준호 감독은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할 수 있었던 건 배우들의 공이다. 내 마음속 기이한 이야기와 캐릭터들도 이들을 거치면 사실적으로 바뀌었다”라며 감사한 뜻을 드러냈다.


‘기생충’은 가족 구성원 모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두 가족이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국내에서는 5월 30일(목) 개봉한다.


성선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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