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하는 박형식에게 제대한 임시완은 뭐라고 했을까?

조회수 2019. 5. 15.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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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들' 박형식 인터뷰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해 ‘상류사회'(2015, SBS) ‘힘쎈여자 도봉순'(2017, JTBC) ‘슈츠'(KBS2, 2018)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영역을 확장한 박형식. ‘배심원들’은 그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일밤-진짜 사나이'(MBC) 속 앳된 얼굴의 아기 병사를 기억하는지? 그 시절의 박형식의 모습은 8번 배심원 권남우와도 연결된다.


사진 UAA

홍승완 감독이 ‘진짜 사나이’ 아기 병사 시절을 보고 박형식 배우를 ‘배심원들’에 캐스팅 했다더군요.


맞아요. 그걸 원하셨습니다. 군대에 떨어졌던 상황과 비슷했어요. 아무것도 준비 안한 상태로 배심원실에 절 집어넣으셨거든요.(웃음) 처음에는 좀 당황했어요. 디렉션이 이랬어요. “대본 연구하지 마시고, 법에 대해 공부하지도 마세요. 저를 믿고 현장에 와주세요.” 일단 알겠다고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감독님의 큰 그림이었어요. 아기 병사 시절도 제 모습이니까요. 어딘가에 남아있었겠죠.


원래 “편하게 하세요”라는 말이 제일 막막하잖아요. 첫 촬영에 27번 NG가 난 것도 그런 이유에서겠죠?


많이 당황했어요. “이럴 거면 연구해오라고 하던가” 싶고. 테이크가 몇 번 이상을 넘어가면 한계가 오니까요. 무엇을 원하시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근데 감독님은 “편하게 하세요”라고만 하시고. 저는 이미 너무 편하게 앉아있는데. 하하. 그간 드라마를 주로 했는데, 그렇게 테이크를 여러 번 갔던 적이 없었거든요. 소화해야 하는 분량이 많으니까요. 다행히 문소리 선배가 큰 힘이 되어주셨어요.


사진 CGV 아트하우스

문소리 배우를 누나라고 부른다면서요. 남다른 붙임성에 감탄했어요.


27번의 테이크가 그 일의 발단입니다. 오래 촬영을 하니 저도 마음이 혼란스럽더라고요. 겁도 나고요. 혼자 시간을 다 잡아먹는 것 같고. 온갖 잡생각에 동공 지진도 오고. 그러다 문소리 선배랑 눈이 마주쳤어요. 저를 굉장히 걱정하면서도 다 안다는 듯한 얼굴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옆으로 가서 손을 잡고 고민을 말했어요. 제가 누나라고 부른지도 몰랐어요. 뒤늦게 생각해보니까 그렇더라고요. 다행히 선배가 “괜찮아”하고 정말 밝게 다 받아주셨죠.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다른 8명의 배심원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그들 사이에 권남우는 어떤 역할인가요?


하얀 도화지 같은 아이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그런 상황에서 법에 대해 설명을 해주니, 그게 권남우에게 그대로 스며드는 거죠. 사회생활을 하면 다들 때가 타잖아요. 세상에 한줄기 빛이 되는 존재랄까요. 으하하. 어떻게 보면 답답하다고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 본연의 순수함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도 남우에게 좋은 기운을 받았어요.


사진 UAA

2008년 첫 국민 참여재판이 열렸을 당시 박형식 배우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고등학생이었죠. 배심원 제도가 시행되었다는 사실도 몰랐어요. 영화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알았습니다. 배심원단을 무겁지 않게 그려서 좋았어요. 법정에 간다고 하면 꺼림칙하고, 무섭잖아요. 멀리하고 싶기도 하고요. 근데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유쾌하더라고요. 현실적이기도 하고요. 영화를 통해 국민참여재판을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박형식 배우에게 ‘배심원들’은 첫 상업영화입니다. 드라마 현장과 차이점을 느꼈나요?


호흡이 다르더라고요. 드라마는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해야 해요. 하루하루를 촬영만으로 보내는 느낌입니다. 그 신을 최고의 방법으로 표현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서 현장에 가죠. 반면 영화는 시나리오를 이미 다 읽은 상태에서 시작하잖아요. 현장에 가면 대화하고, 밥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대사에 대한 의견도 나눠요. 되게 사람 냄새가 나더군요.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시간도 많고요. 그렇다고 되게 여유롭지는 않은데, 호흡이 드라마보다 상대적으로 길어요.


사진 UAA

오는 6월 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군대를 가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요. 지인들과 밥 먹고 캠핑도 해야죠. 평소 여행과 스킨 스쿠버를 좋아합니다. 입대 몇 개월 전부터는 해외 출국이 안되더라고요. 그래도 얼마 전 가족들과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야자나무도 있고 하니 되게 외국 같았어요.


또다른 제국의 아이들 멤버 임시완 배우는 얼마 전 전역을 했어요. 먼저 다녀온 입장에서 조언을 해줬을 법한데요.


안 그래도 얼마 전에 만났어요. 저녁 먹으면서 술도 한 잔 하고요. 요즘 너무 바쁘더라고요. 형이 입대할 때 “시간 금방 가~ 내가 잘하고 있을게~”라고 했는데, 이제 상황이 역전됐죠. 저한테 “형식아, 시간 급방 간다. 갔다 와라. 형이 하고 있을게”라고 말하더군요. 아이고, 제가 제 무덤을 팠죠. 하하.


성선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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