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영화, 끝까지 보기 힘든 이유는?
아이유 주연의 단편 영화 프로젝트 ‘페르소나’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다수의 드라마에서 배우 이지은으로 활동해온 아이유의 첫 번째 영화다. 한국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네 명의 연출자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감독이 아이유에게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독특한 이야기를 펼쳐냈다.
색다르고 다채롭다. 존재 자체로 설레는 특별한 영화
개성 강한 충무로의 감독들이 공동 연출도 아닌 각자의 작품으로 뭉쳤다. 소재도 장르도 다른 네 단편에는 감독들의 개성이 짧지만 강력하게 담겼다. 자칫 따로 놀 수 있는 영화들을 연결하는 것은 아이유라는 존재감 큰 배우다. 다분야에서 활동해온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페르소나로 나서 네 작품을 연결한다. 만나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특별한 프로젝트다.
영화는 다채롭고 역동적이다. 한 작품 안에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내고, 그동안 볼 수 없던 아이유의 얼굴을 다각도로 포착했다. 수많은 무대와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얼굴이 벌게져 욕을 하거나 이성을 갖고 노는 아이유는 처음이다. 힘을 뺀 모습도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분명 어색한 순간도 존재하지만, 하나같이 독특한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소화해낸 아이유는 그야말로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자신의 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한다.
내가 이상한가? 보다 보면 보기 싫다
러닝타임이 짧기 때문일까. ‘페르소나’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상징으로 가득하다. 때로는 당혹스럽고 때로는 기이한 장면도 다수 포함됐다. 이는 표현의 수위가 아닌 친절함의 문제다. 관객이 이해 못 할 말들을 늘어놓다 서둘러 마치는 기분이 여러 번 느껴진다.
또한 프로젝트 전체의 매력은 훌륭하지만 각 작품의 매력은 뛰어나지 못하다. 네 작품에는 뮤즈가 아이유라는 사실 외에 어느 접점도 없다. 공통적인 주제나 형식 없이 각자의 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다. 때문에 시작은 흥미로웠을지 몰라도 꾸준한 재미를 느끼기는 어렵다. 작품별로 극명한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를 정주행하듯 일단 시작하기에는 좋다. 하지만 정주행을 마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은 김종관 감독의 ‘밤을 걷다’ 정도. 작품마다 만족도가 들쑥날쑥할 듯하다. 취향에 맞는 작품이 하나쯤은 있을 거라는 사실에 만족하자.
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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