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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해서 댓글을 잘 안 본다는 드라마 작가.txt

‘킹덤’ 김은희 작가 “언제 기뻐하고 창피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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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괴질이 유행하여 서쪽에서부터 들어왔는데, 열흘 사이 사망자의 수효가 수만 명에 달하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출발점이 된 문장이다. 김은희 작가는 이 문장을 보고 조선시대로 간 좀비를 떠올렸다. ‘쓰리 데이즈'(2014, SBS) ‘시그널'(2016, tvN) 등을 성공시킨 장르물의 대가다운 상상력이다.


사진 넷플릭스

‘킹덤’은 순조실록의 한 구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실록과 좀비를 연결한다는 발상은 작가적인 직업정신인가요?

하하,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 거죠. 평소 좀비물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배고픔이 가득 찬 생명체잖아요. 떼로 몰려다니는 걸 보면 무섭다기보다는 슬퍼요. 다른 본능은 다 사라지고, 식욕만 남아있는 건데. 얼마나 배고팠을까 싶고요. 가장 처참했던 시대로 좀비를 데려온다면 역설적인 이야기도 나올 수 있으니까요.

2011년부터 ‘킹덤’을 구상했어요. 영상화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부산행’이 성공하기 전까지는 저 혼자 꿈만 꿨어요. 드라마판에서는 당연히 어렵겠다고 여겼죠. 공중파였다면 신체 훼손이 등장할 수 없고, 블러 처리되는 경우도 많았을 겁니다. 영화 쪽에서도 ‘부산행'(2016)이 성공한 이후에나 (좀비 관련 이야기들이) 가능해졌잖아요. ‘시그널’이 끝난 뒤 넷플릭스 측과 이야기가 되어서 제작에 돌입할 수 있었죠.


사진 넷플릭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드라마로 만들어진 ‘킹덤’을 본 소회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영상화된 것만으로도 뜻깊어요. 포스터만 봐도 ‘어허, 드디어 만들어졌구나!’ 싶고. 하하. 좀비물이 되게 찍기 힘든 장르잖아요. 야외 신도 많고요. 세트장 촬영보다 오픈 뷰나 개천가, 산, 들판이 배경인 경우가 많아서 걱정했어요. 그런데 구현이 잘 되었더라고요. 김성훈 감독과 제가 워낙 친분도 있고, 둘 다 말이 많은 편이라.(웃음) 매신마다 대화도 많이 했죠.

‘킹덤’ 속 좀비는 폭정에서 기인한 배고픔이 만들어낸 괴물들입니다. 이야기를 관통하는 화두는 무엇입니까?

배고픔은 언제나 말씀드리고 싶었던 거고, ‘정치란 무엇인가’라고 답하고 싶네요. 작품을 쓸 때마다 작업실 화이트 보드에 적어놓거든요. ‘시그널’도 마찬가지고요. 정답은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최대한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사진 넷플릭스

시기 미상의 조선시대가 배경입니다. 조선시대 정치와 경제,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요소들이 ‘킹덤’에서도 드러나죠.

맞아요. 대표적으로 신체 훼손 금지를 들 수 있죠.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고 했잖아요. ‘그럼 좀비는 어떻게 죽이지?’ 싶었어요. 또 임산부들을 모아놓는 신에서는 남아선호사상도 보이고요. 여인들 중 가장 높은 중전마저도 자기가 낳은 자식으로 신분이 표현되는 거죠. 유교적 가치관이 외국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해요. ‘이게 이해가 가니?’라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전혀 모르겠어’라고 하더군요. ‘그냥 상류층이니까 그런 거 아냐?’라고 이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사진 넷플릭스

드라마는 시청률에 분위기가 좌우됩니다. 반면 넷플릭스는 시청자 수를 공개하지 않아요. 굉장히 낯선 경험이었겠습니다.

그렇죠. 넷플릭스에서의 성공 여부는 시즌 2가 제작이 되는지로 알 수 있대요. 그런데 ‘킹덤’은 시즌 1이 공개되기도 전에 시즌 2 제작이 확정됐잖아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뭘 걱정하는 거야?’ 드라마 할 때는 시청률이 공개되는 오전 8시 전까지 잠이 안 올 정도였거든요. 넷플릭스에서는 그런 부담은 적죠. 그래도 척도가 없다 보니 언제 기뻐해야 하는지, 얼마나 창피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웃음)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특성 중 하나가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동시에 공개된다는 거죠. ‘킹덤’을 향한 반응들을 살펴보고 있으실 것 같은데요.

겁이 나서 아직 못 봤어요. 시청자 반응은 물론, 관련 기사들까지 모두 안 봤습니다. 누가 팁을 하나 알려주더군요. (시간이 좀 지나서) 시즌 2 촬영 들어갈 때 댓글 반응을 보고 컨닝 좀 해라고. 하하. 반응들을 보면서 ‘괜찮아, 괜찮아’ 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지나야 할 것 같아요.

성선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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