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나면 못 나온다! 하연수의 개미지옥급 매력.txt

조회수 2019. 1. 12. 1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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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이름은 장미'②] 하연수, 모두의 이상형이 되다

하연수는 자신의 첫인상을 기분 좋게 배신한다. 작은 얼굴에 커다란 눈과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는 놀랍다 못해 비현실적이다. 외모에서 풍기는 분위기 탓에 누군가는 하연수에게 애교나 청순을 가장한 내숭을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곧고 단단한 사람이다. 마음에 없는 말을 하기보다, 단어 하나에도 진심을 꾹꾹 눌러 담기 위해 노력한다. 그게 하연수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방법이다.


1978년을 살아가는 홍장미 역을 연기했어요. 1990년대에 살고 있는 홍장미(유호정)의 젊은 시절이죠. 유호정 배우와 비슷해 보여야 한다는 고민을 했을 것 같아요.


오히려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젊은 시절 홍장미는 현재에 충실하는, 아주 본능적인 친구입니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엄마가 되고, 생계를 이어가고, 나이가 들면서 포기할 게 많아지는 거죠. 싱글맘이니까요. 굳이 유호정 선배를 쫓아가기 위해 뭔가를 만들어내지 않아도 될 것 같았어요. 외형적으로 믿은 건 그나마 얼굴뿐이었어요. 하하. 분위기가 비슷하지 않나요?


홍장미는 눈에 띄는 미모와 패션 감각, 음악적 재능, 정의감까지 갖춘 캐릭터입니다. 연기하면서도 애정이 각별했을 것 같아요.


덕분에 제가 표현할 수 없는 한계치를 느꼈어요. 고민이 많아서 감독님 앞에서 울기도 했습니다. 잘 안되더라고요. 결국 나를 믿는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제가 유호정 선배처럼 연기 내공이 많은 것도 아니니까요.


모두의 이상형이 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군요.


‘그대 이름은 장미’ 촬영 기간은 제 인생에서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였어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요. 부끄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제레미 아이언스라는 배우를 좋아해요. 그 이유가 뭔지 아세요? ‘나는 연기가 아님 죽을 만큼 사랑해’라고 말하지 않아서요. 본인이 갖고 있는 성(城)을 유지하기 위해 배우 일을 하는 거래요. 그걸 듣고 ‘겁나 멋있다’ 생각했죠.


사진 리틀빅픽처스

배우 하연수의 커리어와 인간 하연수의 사생활을 구분하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될까요?


늘 상승곡선만 그릴 수는 없는 거잖아요. 사람이니까 완벽하지도 않을 테고요. 바닥을 칠 수도 있는 거죠. 거기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해요. 일은 일이고, 저는 저잖아요. 공과 사를 구분하고 싶어요. 일을 할 때는 온전히 집중하고, 평소 나로 돌아와서는 잘 지냈으면 해요.


극중 홍장미는 20대 초반 가수 지망생입니다. 하연수 배우는 그 시절에 무엇에 열중하고 있었나요?


저와의 사투가 진행 중이었죠. 스물셋에 우연히 기획사에 들어갔습니다. 원래 전공은 그림이거든요. (경상도 출신인데) 사투리도 못 고친 상황이었습니다. 학원을 다녀야 했어요. 그것까진 좋은데, 아는 게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오디션을 여기저기 보러 다녔어요. 그러다 ‘몬스타'(tvN, 2013)에 합격했는데, 스스로에게 열등감을 많이 느꼈어요. 가장으로서 엄마를 책임져야 한다는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사진 리틀빅픽처스

어린 나이에 부담감이 컸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웃음) 신인 때 ‘몬스타’로 운 좋게 주연을 했어요. 지금까지 근근이 먹고살고 있고요. 하지만 두렵기도 해요. 제 정체성이 배우 하연수일 수도 있지만, 밥 먹고 잠자고 걸어 다니고, 친구들과 고민하는 하연수도 저니까요. 우울해하고 기쁨을 느끼기도 하죠. 배우라는 직업은 불안하잖아요. 잘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배우라는 타이틀을 빼면 너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닌 걸까 고민이 되기도 해요.


‘그대 이름은 장미’는 꿈 많은 청춘이 엄마로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넓게 보면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하연수에게 힘이 되는 존재는 누구인가요?


돌아가신 분을 꼽아도 되나요? 할아버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평소 누군가에게 의지를 하는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친구들에게는 의지가 되는 사람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하하.


성선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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