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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마라톤 날 비가 엄청 왔다, '수육'이라고 적고 달린 이유?[마라톤 도전 5주차①]

BY. MAXIM 글 박소현, 사진 박상예
MAXIM KOREA 작성일자2019.05.21. | 9,583  view
듬직
5월 19일!  서울시 금천구에서 열린
' 제16회 금천구청장배 건강 달리기 대회'
마라톤이 끝났습니다.
대회가 끝나고 수육을 줘서 별칭으로 '수육런'으로 불리는 이 대회~!
쏘기자는 과연 완주했을까요?

혹시 지난 기사를 못 읽었다면 위 링크를 눌러서 볼 수 있습니다.

# 소풍 가는 기분으로 준비했다

5월, 요즘 날씨가 정말 최고잖아요. 이런 화창한 날 달리기하고 먹는 수육이라니!!
그런 것들을 상상하면서 소풍 가는 기분으로 대회 준비를 했거든요.

source : MAXIM KOREA

박상예 에디터와 함께 티셔츠에 붙일 시트지를 만들었는데요. '수육'과 '김치'를 각자 앞, 뒤에 붙이고 달리기로 마음먹고 미술 시간이 된 것처럼 오리고 붙이고 했습니다.

티셔츠가 어떤 색일지 몰라서 빨강, 검은색 2가지를 준비했어요. 그림자 효과처럼 붙일까 생각도 하면서. 이걸 준비하는 동안은 미래에 제가 일어날 일을 1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source : MAXIM KOREA

헬스장과 밖에서 연습을 많이 했지만 8km가 최대로 달릴 수 있는 거리였어요. 이 거리도 정말 꾸역꾸역 참고 달려서 겨우 연습한 거라 사실 걱정이 좀 많이 됐습니다. 대회 전까지 10km를 한 번도 달려보지 못했거든요. 그렇게 마라톤 대회 날이 왔습니다.

source : MAXIM KOREA
# 비가 거기서 왜 나와?

(누르면 움짤이 움직여요~!)

대회는 9시부터 시작이었습니다. 몸도 풀 겸, 대회 장소인 금천구 안양천 다목적광장이 집에서 좀 멀어서 오전 7시부터 일어나서 준비하는데...!

노를 저어라
밖에 비가 오는 겁니다. ㄷㄷㄷㄷㄷ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T_T

대회 장소에 가는 동안 이미 운동화와 양말은 다 젖었더라고요.
비는 왔지만 내심 기뻤습니다.

source : MAXIM KOREA

비가 진짜 많이 와서 대회가 취소될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들었거든요. '중도 포기보다는 비가 와서 대회가 안 열렸다'는 것이 기사 쓰기에도 훨씬 낫잖아요!

# 비가 와도 마라톤 대회는 계속된다?

(수육이 되고 싶었던 육수들ㅋㅋㅋㅋ위치를 잘 못 서서 수육이 아니라 육수가 됐어요)
저와 상예 에디터는 대회 시작 시간인 오전 9시에 거의 맞춰서 도착했습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이날의 저는 '꿀 같은 주말 등산하자고 불러내는 눈치없는 상사' 같은 사람이었어요.

비 오는 날 마라톤 하자고 하는 선배....^^
상예 에디터에게 많이 미안했지만, 굉장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처럼 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source : MAXIM KOREA

대회장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약 1,650명)이 이미 도착해서 몸을 풀고 있더라고요. 우비를 입은 무리도 있긴 했지만, 그 비를 오롯이 맞으며 몸을 푸는 참가자들도 많았습니다. 제 열정은 이곳에서는 새싹 같았어요.

source : MAXIM KOREA
눈물바다
'이게 꿈인가?' 싶었다니까요 진짜.
그냥 10km 뛰는 것도 가능할지 모르는 데 비까지 와서 바닥은 미끌미끌하고
비는 그칠 기미가 안 보였습니다. 

비 오는 날 7번 넘어지면서 무대를 완성했던 걸그룹 여자친구의 마음이 이랬을 것 같더라고요.

아, 물론 저는 도망갈 수 있었지만 먼 길 온 게 아깝기도 하고 준비되어 한 켠에 놓여있는 수육의 냄새가 폴폴 풍겨서 일단 뛰어보기로 했습니다.

source : 온라인커뮤니티
빗속 좌절
말 그대로 비 오는 마라톤 대회장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바닥이 젖어서 짐을 둘 곳이 별로 없었고 비가 자꾸 내려서 카메라를 꺼내서 사진을 찍기도 불가능했어요. 

대회가 끝나고 핸드폰이 바로 사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비였지만, 기사를 위해서 제 핸드폰과 상예 에디터의 핸드폰쯤은 버릴 수 있다(?)는 각오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카메라에 자꾸 빗방울이 맺혀서 사진 화질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미리 양해를 구할게요 ㅠㅠ!!

보이시나요? 빗방울로 가득찬 핸드폰 액정이?

source : MAXIM KOREA

소풍 가는 마음으로 만들었던 '수육'과 '김치' 스티커를 겨우 붙이기는 했지만...!

source : MAXIM KOREA

비가 온 탓인지 스티커의 접착력이 약한 탓인지 금방 떨어지더라고요.
달리다 확인해보니 글자 중 'ㅅ'가 제 머리카락에 붙어있었습니다.

source : MAXIM KOREA
# 일단 출발을 하기는 했는데...

'금천구청 마라톤'은 출발점에서 반환점까지 5km였고요. 그리고 거기서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면 총 10km였습니다. 10km 참가자들이 먼저 출발하고 약간의 차이를 두고 5km 참가자들이 출발했어요.

'5km 접수할 걸 그랬다'라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초반에는 같은 길로 달리다가 중간에 5km 코스와 10km 코스가 나뉘더라고요. 10km 참가자는 계속해서 직진이었고 5km 참가자는 옆 길로 빠져서 가면 됐습니다.

source : MAXIM KOREA

아무도 모르게 그 코스로 뛰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어요. 함께 뛰는 상예 에디터에게 "나는 저기로 갈게"라고 말하려는 그 순간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

source : MAXIM KOREA
선배님 설마 거기 가시려는 건 아니죠? 독자들과의 약속이 있는데?

아, 내 생각을 읽은 게 틀림없다.
이 이야기를 들었는데 "응 난 그래도 저기로 가서 5km만 뛸게"라고 할 수 없어서 일단은 계속 10km 코스로 직진했습니다.
포기를 꼭 저곳에서만 해야 하는 건 아니었으니까요.

source : MAXIM KOREA
# 어떻게 벌써 돌아오지?

저희는 10km 참가자들 중 늦게 출발한 편이었거든요. 하지만 우리가 3km쯤 지날 때 이미 돌아오는 참가자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비 오는 날 저 속도로 달리는 게 가능한가?' 싶었습니다.

근데 그렇게 돌아오는 사람이 한 명이 아니었어요. 제 앞에는 사람이 거의 없고 옆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더 많았거든요. 그때부터 슬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아직 3km인데, 저들은 벌써 6km를 지나가고 있네?

source : MAXIM KOREA
노노해
뭔가 벌써 돌아오고 있는 참가자들을 보니까
더 슬퍼지는 것 있죠 ㅠㅠ
내가 도착하면 수육 이미 다 먹어버렸을 것 같고
나 빼고 대회 폐회하고 집에 갔을 것 같고!!!

수육을 먹기 위해 대회에 참가한 사람인만큼
돌아갔을 때 수육이 없으면 세상 무너지는 듯한 기분을 느낄 것 같더라고요.
이건 정말 중도 포기 각이야.

그대로 옆 코스로 몰래 가서 돌아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제 뒤에서 오는 참가자들도 별로 없었거든요.

솔직히 시작이 반이라고 비 오는 날 대회에 참가했으면 이미 반 한 거 아닌가요?(라고 자꾸 나 자신을 속였다고 한다)

source : MAXIM KOREA
# 에너지 넘치던 마라톤 참가자들

저 같은 마라톤 초보가 보기에 다른 참가자들이 굉장히 대단해 보였어요.

비가 와도 굴하지 않고 본인 페이스로 뛰는 사람도 많았고, 오히려 비 오는 상황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달리기를 정말 사랑해야 가능할 것 같았어요. 전 아직 그 정도의 애정은 없었습니다.

source : MAXIM KOREA

달릴 힘은 없지만 그래도 말할 힘은 남아있는 쏘기자였는데요.

저와 반대편에서 돌아오는 참가자들을 볼 때마다 상예 에디터와 함께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돌아오는 반응이 참 다양했어요.

source : MAXIM KOREA

같이 파이팅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달리기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었고요.
더 크게 파이팅해주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너네 무서워 ㅠㅠ' 라며 도망치듯 달려가시던 분들도 ㅋㅋㅋ

에너지를 주고받는 훈훈한(?) 광경이 아니었을까 감히 예측해봅니다.
마라톤 하면서 건너편 마라토너를 만나서 '파이팅' 외치는 그 순간이 가장 재밌었어요.

물론 다리의 감각은 점점 없어져가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10km 처음 도전은 무리였나 봐요.
상예 에디터에게 "그냥 날 버리고 혼자 가라"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source : MAXIM KOREA

이렇게 파이팅만 외치다 대회가 끝날 것 같았어요.
'머슬마니아'보다 제겐 훨씬 힘든 여정이었거든요.
이번에는 여러분이 원하는 결과를 들려드릴 수 없을 지도 하하하.

보는 사람 없다고 쏘기자가 슥- 옆으로 빠져나와서 중도 포기를 했다는 소문도 들리고 흠흠.
그녀는 과연 언제 집에 갔을 것인가!
혹여라도 쏘기자가 중도 포기했다고 너무 미워하진 말아주세요!!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
(다음 편은 23일 목요일 오전 10시에 공개됩니다)

source : MAXIM KOREA

박소현 에디터

press@maximkorea.net

재미있고 획기적인 쏘기자의 체험기 다른 편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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