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체험기] 이 나이에 영정사진 찍은 이유는? 죽기로 결심하다!

조회수 2019. 5. 16. 09: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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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MAXIM 박상예 에디터, 사진: 이석우 에디터
(시작부터 한숨)
이래 살아가 뭐하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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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Boon의 기레기, 박상예는 그냥 죽기로 결심했습니다.


왜냐구요?
출처: 박상예의 1Boon 기사 댓글
요즘 저성장 사회에 살기도 힘들고
이런 댓글은 뭐....일상이죠. 하하.
'물귀신'
저만 죽을 수 없어 함께 데리고 갑니다.

박상예 & 이석우 에디터의 명복을 빌며
이 글을 시작합니다.
R I P, 죽음 체험기

죽는 걸 연습하기 위해, 죽음 체험을 하러갑니다.




당산역 근처에 위치한 한 센터에서 임종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만... 워낙 인기가 많아서 체험에 참여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개인은 어렵고, 단체로 신청을 해야 겨우 될까말까라고해요.


체험 비용은 무료이니 죽어보겠다하는 분들은

정성을 다해서 찾아보시길!!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
도착하니 직원분이 예약을 했냐 물어보고, 접수를 도와주시고요. 아! 저희 둘만 죽는 게 아닙니다. 단체로 죽어요.
오늘 참여자는 누구일까요?
옆을 둘러보니 거의 대부분은 아주머니들과 몇몇 소녀들! 알고 보니 한 봉사단체에서 오신 분들이었고 매우 상냥하신 분들이라 분위기는 좋아 보였죠. 앞서, 죽음에 관한 강연을 듣는다고 하네요. 그전에 꼭 해야할 것이 있는데.
화룡점정 타임1: 영정 치즈 스마일!
출처: 맥심
신난_이석우_에디터.jpg

사진을 인화하는 시간이 다소 걸리죠. 강연 전, 대기할 때 영정 사진을 찍어야 한답니다. 무릇 뭔가를 할 때마다 인증하기를 좋아하는 요즘 시대라 그럴까요?

영정 사진이 죽음 체험의 화룡점정입니다.
출처: 맥심
'호피에 말가죽 부츠'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콘셉트를 좋아하는 저 에디터놈은 옷을 화려하게 입고 왔습니다.
출처: 맥심
Hㅏ....
악플 받기도 전에 곧 죽을 제 모습입니다.

#영정스타그램 #selfie #소통 #맞팔
"제가 죽을 땐 이 사진을 쓰는군요. ^^ 쉐딩 더 할 걸ㅋ"

영정 촬영 후 강연하는 곳으로 들어옵니다.


곧 시작되는 죽음 강연 시작, 잘 죽는다는 것에 대해 이야 길 르 하죠.. 즉 '웰다잉'이요. 강사 분이 설명을 합니다.. 말을 잘하는 방법은 많이 아는 것이지요. 기억나는 것은 '많이 웃어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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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가 넘으면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 잘 웃지않고 무표정한 사람은 얼굴이 굳어서 그 얼굴 그대로 늙는다.... 뭐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삽화까지 첨부해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하십니다.

그 뒤부터 굳어있던 관중의 반응이 좋아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역시 좌중을 휘어잡으시는 명강사다우셨습니다.

우리모두 짧은 생, 행복하게 웃어요! 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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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중간중간에 틀어주는 비디오 클립은 청중의 눈물을 폭발하게 했답니다.
출처: KBS2
'에디냐와 함께한 4년'이라는 영상이 인상적이었죠. 죽는 가족들을 보는 남은 유가족들의 모습이 너무 짠합니다.


몸을 만지며 "아직 뜨거운데요 여기...." 이러며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유가족 모습은 저를 포함한 강연 청중 9할의 눈물을 짜냈습니다. 봉사활동단 아주머니들과 소녀들, 펑펑 우십니다. 이건 영화 <신과함께>가 아닌 실제 상황이라는 점이 진짜 눈물 안 나게는 못 배기는 상황. 저의 옆자리 이석우 에디터는 끝끝내 울지 않았지만요.
수녀님의 말로 웰다잉을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었답니다.
개똥같이 사는데 잘 죽을 수는 없다!
자 이제 죽으러 갑시다!

강연장인 4층에서 장례식장(?)인 5층으로 갑니다.

죽으러 가는데 이때부터는 법칙이 있습니다. 죽었기 때문에 어떤 말도 못합니다.


죽었다고 해서 벙어리가 된 사실이 어디 역할극 같아 사실 조금 웃기긴 한데요, 모두가 사뭇 진지해지기 시작하는 순간이랍니다.

출처: 맥심
먼저, 수의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죽는 층, 5층은 정말 장례식장과 같이 만들어져있는데다가 노란 불을 켜놔서 감상에 빠지기 쉽습니다. 감정이 북받친 에디터는 벌써부터 왈칵 눈물 날 것 같아요.
출처: KBS2 전설의고향
그리고 신발을 갈아 신는데 아까 뵀던 약간 나이가 지긋하신 직원이 저승사자 옷을 입고 서있습니다.
좀 웃기기도 합니다만... 고퀄리티 코스프레에 노인분들이 우연히 저런 분을 길에서 조우하면 엄청 무서울 듯합니다..
출처: 맥심
'롬곡옾눞'


관 위에는 수의가 놓여있고 책상 책상마다 휴지, 펜, 촛불 같은 게 놓여있습니다. 얼마나 많이 울면...?
화룡점정 타임 2. 유언서 쓰기
출처: 맥심
유서도 아니고 유언도 아니고 유언서가 바른 표현이랍니다.
이걸 쓸 땐 삶을 회고하죠. 많이들 우십니다. 저도 마음을 다해서 유언서를 썼습니다... 만 글빨은 죽는 순간까지도 참 안 늘더라구요.
출처: 박상예 인스타그램
유언서를 쓰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유언서를 쓰면서 신기하게도 밉다거나 섭섭했던 기억은 생각이 안 납니다. 오로지 누군가가 나한테 베푼 것과 감사했던 기억만 나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가족'이라는 것....

감사합니다. 우리 가족. 그 정도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아, 신체 기증 여부를 묻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1. 장기 2. 시신 3. 기증 안 함

현재는 지원하지 않는 기능입니다.

출처: 맥심
한바탕 유서를 쓰고서는 각자 자신의 유언서를 읽는답니다.

지금까지는 계속 죽었기에 말 못했는데 이 시간엔 말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 유언서를 듣는데 눈물 찔끔 났는데
제가 읽을 때는 목이 메더라고요. 말이 잘 안나오는 수준이랍니다.
출처: giphy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눈물이 엄청나게 흐르더라고요.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니 후련한 마음도 있는데요. 다신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슬퍼서 그만 통곡을 하게됩니다. 북받쳐요 정말로...
이미지를 불러올 수 없습니다.
제가 읽고 남들이 읽는 것도 듣는데요.
오늘 온 분들이 아주머니분들이 많으셨잖아요~?

생각보다 남편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주부가 많았습니다. 그게 좀 짠하더라고요.
TV 아침드라마나 커뮤니티엔 어쩐지 부부사이 금슬이 좋은 건 볼 수 없고, 사이 안 좋은 부분 밖에 없잖아요.
맨날 '죽일 놈의 남편', 이혼, 불륜 이런 것만 가득한데 반해 여기는 딴 세상 인가?했죠.
이 아주머니들도 섭섭했던 기억은 나지 않고 고마웠던, 설렜던 그 순간의 남편만 생각이 나는 것일까요. '사랑해요 00 아빠' 등...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기사를 읽는 분들도 생전에 많이 표현합시다.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한다
라고 말하는 것, 지금은 잠깐 부끄러워도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낫겠어요.
GO TO THE 관! 관에 들어가라.
출처: 맥심
"아. 여긴 와이파이 안 터지네..."

관 안에 들어있으면 뚝딱뚝딱 망치 같은 거로 치는 소리가 들리는데 폐소공포증이 있는 저 같은 사람은 헐.
이거 쥐도 새도 모르게 불태워버리는 거 아녀? 싶습니다.

영화 <오로라공주> 보면 그런 게 나옵니다. 복수극을 위해 피부 관리숍에서 석고 팩하던 여자를 죽이려고 관리사 죽이고 석고 들이부어서 죽이는 장면요. 그게 떠올랐습니다. 눈 깜짝할 새에 임종체험이 아니라 진짜 임종을 할 지도... 



무서워서 약간 집중 못 하던 순간이었답니다.

근데 웃긴 게 그렇게 울고 불고 감정이입할 때는 언제고 관 안에서 한 10분 있으니 잠이 솔솔 온답니다.
출처: 맥심
"아 불 끄라니까..."



관안에서 나올 때는 팔을 뻗고 스스로 나옵니다.
다시 태어난 삶을 기뻐하며 행복하게 나와야 하는 법.

몇몇 인들은 자신의 죽었던(?) 모습을 남기기 위해 수의를 입고 인증샷을 찍기도 합니다..
예토전생!
죽어보려 했지만
사랑할 사람이 너무나 많아서
다시 태어났습니다!
ADHD 성향의 저는 내일도 꾸물거리고 산만하겠죠.
동생이랑도 또 엄청나게 싸우겠죠?

그래도 더 잘 살아갈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주변 사람에게 감사하며. 사랑합니다
1 boon 독자님들도 사랑합니다.
예쁜 말만 해도 시간은 모자란답니다.
출처: 맥심
여러분. 잘 죽는 것은 곧 잘 사는 것입니다.
2018년 잘 가라.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죽음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어떻게 살 것인가.....

박상예 에디터 press@maxim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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