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0원으로 영화 8편 보는 방법 알랴줌(feat.맥심4년차 짬vs신입사원패기)

조회수 2018. 12. 5.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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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XIM 글 박소현, 나주희/ 기획, 사진 박성기
독특한 체험이라면 뭐든 도전하는 맥심 온라인 뉴스팀이 이번에도 병맛 체험기를 갖고 왔습니다.
2박 3일 동안 줄 서서 아이폰 구매하기, 13시간 동안 영화 '반지의 제왕 확장판' 관람하기, 3개월 준비해서 '머슬마니아'에 출전하기 등에 이어서 이번에 저희가 체험한 것은요!
출처: MAXIM KOREA
바로 24시간 영화 보기입니다. 회사에서 합법적(?)으로 탈출해 영화관에서 월급 루팡을 하기 위해 이번 체험기에 도전했어요. 회사에 있는 시간은 지옥 같지만 영화를 보면서 시간 때우는 건 쉬울 것 같았거든요!! 놀면서 영화도 보고 핵이득~?!

영화 값이 어마어마하게 나왔을 것 같다고요? 아닙니다. 15,000원에 해결한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출처: G마켓 캡쳐
# 하루 종일 영화 보는 데 15,000원?
지마켓과 메가박스가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메가박스 원데이 패스'를 5,000장 판매했습니다.

평일 영화를 무제한으로 관람할 수 있는 패스권이었고 가격은 15,000원. 이걸 사면 하루 종일 몇 편을 보든 제한 없이 관람할 수 있습니다.
출처: G마켓 캡쳐
11월 1일 목요일 오전 10시 땡 하자마자 수강신청을 하는 기분으로 구매를 했죠. 무한 로딩과 기다림의 끝에 얻을 수 있었어요. 싱글 콤보 교환권도 1,000원에 함께 구입했습니다.

메가박스 측은 "다양해진 관객들의 라이프 스타일 및 영화 관람 스타일을 감안해 '원 없이 영화보기'라는 새로운 영화 관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지루한 일상에 특별한 재미와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라고 원데이 패스가 탄생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코엑스점, 동대문점, 신촌점 등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지점은 준비 수량이 조기 판매 종료됐다고 해요. 어쩐지 코엑스점 표를 구하기 힘들더라니.
출처: MAXIM KOREA
구매할 때 관람할 영화관을 지정해서 그곳에서만 볼 수 있었고요. 11월 7일부터 11월 30일까지 평일, 2D 일반 영화만 볼 수 있어요.

11월 3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까먹고 있다가 쏘기자와 나주희 에디터, 박성기 기자는 벼락치기로 마지막 날 코엑스 영화관을 방문했어요.
출처: MAXIM KOREA
# 몇 편을 볼 계획인가요?
가장 빠른 영화가 오전 8시 30분이더라고요. 조조부터 시작해서 심야 영화까지 야무지게 보고 오겠다는 다소 미련한 계획을 세우고 코엑스 메가박스로 출근했습니다. 금요일 아침이라 사람이 많이 없더라고요.

회사가 아닌 영화관으로 출근해서 이 당시에는 그저 신났습니다. 휴가를 얻은 것 같은 기분도 들었어요. 영화관을 통째로 빌린 것 같기도 했고요.
출처: MAXIM KOREA
'메가박스 원데이 패스로 영화를 보려고 한다'라고 매표소에 말하면 오늘 하루 영화 상영표와 원데이 패스 티켓을 줍니다. 겹치는 시간 영화는 볼 수 없어요.

공짜니까 '들어가서 10분 보고 나와서 다른 영화 또 보자'라며 얌체 생각을 했다면 금물이에요~!!
출처: MAXIM KOREA
시간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빼곡히 적어봤습니다. 전날 영화 시간표를 보고 미리 스케줄을 정해갔는데 현장에서 한 가지 문제점이 생겼어요.

고객센터에 문의했을 당시에 '스크린 A, B 영화관은 관람할 수 없다'고 했었는데 가능하더라고요. 그래서 현장에서 부랴부랴 최대한 많이, 오래 볼 수 있는 스케줄로 변경했습니다.

덕분에 인기 있는 영화를 체력 좋은 오전에 보려고 했던 계획은 물거품처럼 사라졌어요. 그래도 평소에 잘 보지 않는 독립 영화를 원 없이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MAXIM KOREA
저희의 계획!
'후드' '샘' '소녀의 세계' '영주' '성난 황소' '완벽한 타인' '국가부도의 날' '보헤미안 랩소디' 이렇게 8편을 볼 예정.
출처: MAXIM KOREA
보통 원데이 패스로 5편 정도 보는 사람들은 많았는데 아침부터 새벽까지 8편 볼 생각을 하는 사람은 저희가 처음이었다고 해요.

성공만 한다면 굉장히 뿌듯할 것 같은 계획입니다.
출처: MAXIM KOREA
이렇게 많은 영화표는 태어나서 처음, 그리고 마지막이지 않을까요?

이 표를 저희가 일일이 다 갖고 다니는 건 아니고요. 저희는 영화 정보가 적혀 있는 원데이 패스 티켓을 보여주고 영화관에 입장했습니다.
출처: MAXIM KOREA
# 오랜 시간 영화를 보기 위해 준비한 게 있나요?
사실 전날 잠을 많이 자지 못해서 그게 가장 아쉬웠어요. 소풍 가는 아이처럼 전날 설레어서 3시간밖에 못 잤거든요.

특히나 직장인들의 피로가 가장 누적된 금요일에 체험을 하러 간 거라 체력은 미처 준비를 못했습니다.
출처: MAXIM KOREA
저(쏘기자)는 졸음을 쫓아줄 껌과 초콜릿 과자, 기력이 딸릴 때 먹을 홍삼, 목베개로 쓸 목도리, 영화관이 건조할 것 같아 립밤과 미스트를 챙겼고요. 중간중간 마사지를 하려고 핸드 마사지 기구도 들고 갔습니다.

편하게 보려고 레깅스를 입고 갔는데, 이건 정말 잘못된 선택이었어요. 후반부로 갈수록 다리에 피가 안 통해서....... 굉장히 비추입니다.
출처: MAXIM KOREA
나주희 에디터는 잠을 깨워주는 쿨링 오일, 미스트, 안경, 밤새 영화를 보고 나면 떡질 머리를 가려줄 모자, 허리 쿠션, 그리고 저 생수통에 들어있는 건 바로 1L 커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무지게 준비해왔죠?
출처: MAXIM KOREA
# 중도 포기를 할 수 있나요?
'오랫동안 영화를 보면 몇 편을 볼 수 있을까?' 궁금해 시작하게 된 이번 체험기.

더 이상 이 체험기를 지속할 수 없을 만큼 상태가 메롱이 된다거나 그만 보고 싶어서 중도 포기를 할 수도 있죠. 그래서 시작 전 서약서를 썼습니다. 입사 4년 차 쏘기자와 신입 사원 나주희 에디터의 내기가 된 셈이네요.
출처: MAXIM KOREA
중도 포기하거나 탈락하면 못 본 영화 개수만큼 상대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고요. 얼굴에 낙서를 하고 집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의지력 부족을 인정하는 종이를 들고 사진을 찍기로 했죠.
출처: MAXIM KOREA
'적어도 나는 아닐 거야^^'하는 생각으로 저희 둘은 사인을 했습니다. '상대방에게 무슨 낙서를 할까? 무슨 소원을 빌지?'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출처: MAXIM KOREA
# 그래서 끝까지 다 봤나요?
첫 번째 영화 '후드'를 보고 나서 30분 정도 시간이 남더라고요. 지금을 놓치면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서 한 그릇 뚝딱 야무지게 비우고 2번째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점심 먹고 나서 너무 졸렸지만 두 눈을 손가락으로 벌리며 2번 째 영화 '샘'을 봤어요. '5초 이상 졸면 탈락'이라는 룰을 우리끼리 정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상대방이 조는 지 확인하는 것도 묘미였습니다. 후배 얼굴 훔쳐보기 잼...☆ 그래서 영화 내용은 사실 기억이 잘 안나요.
출처: MAXIM KOREA
세 번째 영화 '소녀의 세계'까지 보고 나서 영화에 대해 토론을 하기도 했지만... 영화를 본 건지 앉아있기 대회를 하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세 편을 보고 난 후부터 저(쏘기자)는 점점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편할 줄 알고 입고 온 레깅스는 종아리를 너무 압박해서 다리를 잘라버리고 싶, 아 아니지 레깅스를 벗어 던지고 싶을 정도였고요. 집에서 드라마는 오랜 시간 몰아봤던 것 같은데 역시 집이 아니라 그런지, 앞으로 남은 영화가 무려 5편이라는 부담 때문인지 자꾸 압박이 됐습니다.

3편까지 보고 나자 "내가 여기서 이걸 왜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집에 가고 싶고 사무실에서 멍 때리기를 하는 게 더 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출처: MAXIM KOREA
영화 사이에 쪽잠을 자며 버텨보기도 하고,
출처: MAXIM KOREA
당을 충전하면 조금 나아질까 싶어 팝콘도 먹어봤지만
출처: MAXIM KOREA
더는 무리였어요.

영화관 좌석이 넓긴 하지만 침대처럼 누워 보지 못하고 같은 자세로 10시간 정도 있었더니 마지막 영화 '영주'를 보면서는 주인공이 달려서 집을 나가는 장면에서 저도 영화관을 뛰쳐나갈 뻔했지 뭐예요.

불과 1년 전에 13시간 동안 영화관에서 영화 보기 체험기는 성공했는데, '1년 만에 내가 이렇게 늙었나?' 싶더군요. 이번에는 4편을 보고 10시간 만에 영화관을 떠났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 체력도 문제인데 레깅스 때문에요.
출처: MAXIM KOREA
코엑스 메가박스에는 미끄럼틀이 있더라고요. '이 미끄럼틀을 타고도 머리가 맑아지지 않고 영화를 더 볼 체력이 되지 않으면 집에 가자'는 마음으로 탑승했습니다.

운영하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으니 참고하세요.
출처: MAXIM KOREA
저렇게 다리를 뻗고만 있어도 세상 편하더라고요. 미끄럼틀 위에서 결심했습니다.

"낙서고 소원이고 뭐고 그냥 집에 가서 편히 쉬어야겠다."

제 맨투맨 뒤에 zzzzz 라고 적혀있었네요. 어쩐지 저 옷을 입어서 그렇게 잠이 왔던 거였어.
그렇게 쏘기자는 시작한 지 10시간이 지나, 4편을 보고 나서 이 도전을 그만뒀습니다.
출처: MAXIM KOREA
곱게 보내줄 맥심 사람들이 아니죠? '사인을 아무 데나 하면 안 된다'는 명언을 되새기며 벌칙을 수행했습니다.

사람들이 한참 많아진 18시에 저 종이를 들고 사진을 찍었어요. 다음 영화 19시 10분 '성난 황소'부터는 정말이지 볼 자신이 없었거든요.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과 수군거림을 한 번에 받았지만, 영화관을 탈출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정신 나간 여자는 아닙니다. 다만 의지력이 초큼 부족한 사람일 뿐. (나중에 이직할 회사가 이 사진을 기억하고 있진 않겠지?)
출처: MAXIM KOREA
그리고 현실로 다가온 얼굴에 낙서하기 벌칙.
솔직히 저는 나주희 에디터가 대충 귀엽고 간단하게 그려줄 줄 알아서 중도 포기를 한 건데 ㅋㅋㅋㅋㅋㅋㅋ
출처: MAXIM KOREA
작정하고 낙서 도안을 찾더니 열심히 제 얼굴에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어우, 저런 몰골이었다니.
출처: MAXIM KOREA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도 포기한 대가가 이럴 줄이야.
출처: MAXIM KOREA
후배에게 이쁨을 받으며 벌칙을 제대로 수행했네요.
그렇게 또 하나의 흑역사를 박제했고요.
출처: MAXIM KOREA
그래도 10시간 만에 영화관을 탈출할 수 있어서 신났습니다. 퇴근은 언제든 신나!!! 굴욕과 편안함을 맞바꾼 거죠? 그래도 후회 안 합니다.
출처: MAXIM KOREA
벌칙 분장을 하고 영화관에서 저녁까지 챙겨 먹고 집에 갔습니다. 영화만 봤는데 배는 왜 그렇게 고픈지. 마음이 홀가분해져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는...!
출처: MAXIM KOREA
집으로 가는 동안, 많은 이들의 의아한 시선을 받았습니다.

한 아주머니는 오셔서 "얼굴에 뭐가 잔뜩 묻었다"며 알려주고 가시기도 했고요. 알아요 하하하하.

봉은사역과 홍대입구역에서 인증샷을 남기는데, 이때 좀 현타가 왔어요. 그래도 아직 영화관에 있을 나주희 에디터를 생각하며 위안을 삼았습니다.
출처: MAXIM KOREA
나주희 에디터도 중도 포기를 하면 얼굴에 낙서하고 집에 가야 하니까요. 버티고 버티다 중도 포기하는 것보다는 '이른 시간에 포기한 내가 승자다'라며....!!

그리고 영화 4편을 보고 나서 느낀 건데 "절대 8편을 볼 수는 없을 거다. 이걸 버티면 정말이지 괴물이다. 뭘 해도 성공할 사람이다"라는 확신이 생겼거든요.
출처: MAXIM KOREA
그녀는 과연 끝까지 영화 관람을 했을까요?
저도 모르는 제가 포기하고 난 후의 이야기가 담긴 2편도 기대해주세요.

여러분은 영화관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가 몇 편인가요?

박소현 에디터

press@maxim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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