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전투민족, '구르카 족'
오늘 아침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 날, 구르카 병력이 회담장 주변 경호와 통제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구르카는 작은 나라 네팔의 군인들입니다.
현지에서는 '고르카(गोर्खा)' 라고 불리고, 고르카 지역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해요.
네팔의 몽골계 소수 인종 '구르카인'들로 구성된 이들은 '세계 최강의 용병'으로 불리는데요.
이들이 왜 이렇게 불리고 있는지, 썰을 들어볼까요?
구르카 전쟁, 인도가 영국령 식민지였던 시절, 네팔의 구르카 정부는 인도를 침범하여 영국을 도발합니다.
화가 난 영국은 네팔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2년간의 전쟁을 벌입니다. 결과는 당연히 영국의 승리.
그런데, 영국은 이 전쟁에서, 그들이 '구르카'로 칭한 구르카 부족에게 깊은 인상을 받습니다.
구르카 부대는 정글 속에서 일본군을 말 그대로 '사냥'하고 다닙니다.
그들이 일본군을 도륙하는 데 총은 필요 없었습니다. 일본군이 일본도를 빼들고 반자이를 외치며 돌격해도 구르카 부대는 코웃음 치며 쿠쿠리를 빼들었죠.
"아요~구르칼리!"
(구르카 족이 여기있다)
를 외치는 구르카 앞에서 일본군의 반자이는 사자굴에 뛰어드는 사냥감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구르카는 한국전쟁에도 참여합니다.
지평리 전투 당시, 하나의 구르카 대대(500명)가 중공군 1개 사단(1만명)을 전멸시키기도 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지평리 전투 기록에는
"1951년 7월,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에 위치한 '피의 능선'이라 불린 수리봉 고지전에서
용맹하기로 정평이 난 구르카 병사들은 가장 앞장서서 고지 점령에 나섰다.
격전 끝에 한국+미국군의 사상자 또한 3000여명이 발생했지만, 북한+중공군에게 그 5배의 사상자를 안겨주며 승리하였다."
정도만 나와있다고 합니다. 한국전쟁에 구르카 용병이 참전했다는 팩트 정도만 가져가면 되겠죠?
포틀랜드 전쟁 당시 영국군을 상대로 포트스탠리를 수비하던 아르헨티나 부대가
라는 한마디에 군 전체가 항복하고 투항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죠.
항복한 아르헨티나 부대원들 중 몇몇은 "제발 구르카에게 우리를 넘기지 말아달라"며 울기도 했다고 해요.
뭐, 이 말을 전해 들은 구르카 부대는 "우리는 저항하지 않는 자, 포로는 일절 건드리지 않는다."라며 매우 불쾌해했다는 여담이 있습니다.
이런 명성들을 쌓아가며 세계 최강의 용병부대가 된 구르카, 그들은 전설의 일원이 되기 위해 어떤 훈련을 받을까요?
그들은 네팔의 고원지대에서 성장합니다. 따라서 낮은 지대에 사는 일반인들보다 월등한 심폐지구력과 체력을 가지고 있죠.
네팔에서는 구르카가 되는 것이 가장 빠른 부유층 진입 방법이라고 해요. 네팔에서 구르카가 되면, 입소 성적에 따라 각각 영국, 싱가포르, 인도의 군대로 차출됩니다.
구르카 부대 자체가 네팔의 주요 수출품이 된 것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대표적인 '영국군' 소속 구르카가 되면 한화로 약 33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 정도 돈은 네팔 내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의 금액이라고 해요.
그래서 네팔의 부유층 대부분이 구르카 출신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 년 시행되는 구르카 모집 시험에는 엄청난 수의 인파가 몰리고, 700대 1 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이기도 한다고 해요.
구르카가 되기 위해서는 체력은 기본, 영어, 수학, 면접 등 까다로운 수준의 전형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도코 레이스'입니다.
25kg의 돌을 채운 전통 바구니(도코)를 끈으로 머리에 매고 네팔의 가파른 산길 6km를 달리는 것인데요. 중간에 쉬거나 48분을 넘기면 바로 탈락하는 전통적인 체력 테스트라고 합니다.
인도군 소속 구르카 부대 출신 비슈누 쉬레스타는 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총과 칼로 무장한 40여 명의 떼강도가 열차를 탈취하는 현장에 휘말립니다.
승객들을 때리고 금품을 탈취하는 강도들, 비슈누는 자신의 지갑과 핸드폰 등을 뺏기던 순간에도 조용히 참고 견뎠다죠. 총과 칼로 무장한 강도들과 홀로 대치하는 건 현명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강도들은 잠자는 사자를 깨우게 됩니다.
바로 강도단의 두목이 18세 소녀를 그녀의 부모가 보는 앞에서 강간하려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죠.
자신의 군생활을 함께했던 쿠크리를 빼들고 조용히 일어난 비슈누, 그는 강도단의 두목을 제압해 인간 방패로 삼아 40대 1의 싸움을 시작합니다.
20여 분간의 싸움에서, 그는 단검 한 자루로 총과 칼을 든 3명의 강도를 사살하고 8명의 강도에게 중상을 입히는 등의 활약을 펼치고, 나머지의 강도들은 모두 달아났다고 해요.
이후 인도의 구르카 여단은 그에게 표창을 주었다고 합니다. 대단하죠?
세계 최강의 전투민족 구르카족, 그리고 그들 중에 최강의 전사들만 모였다는 구르카 부대.
이번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에서, 그들이 경호를 맡는다니- 위험한 일이 발생하지는 않겠네요.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