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으로 즐긴 동대문 여행
어느 날, 단 돈 1만원을 들고
동대문에 왔다.
많고 많은 가게들 중
한 큼지막한 글과 사진으로 도배되어있는
유리창의 중식집.
아니, 중식집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콩나물국밥도 함께 팔기 때문이다.
일단 들어가서 원조짜장면을 시켜본다.
가격은 놀랍게도 2,500원.
쓰싹쓰싹 비벼주고,
흡입하니 뚝딱.
심플하면서
달고 맛있기만 하다.
흥인지문을 둘러본 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로 향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도착.
도착하자마자 둘러보니
곡선적인 느낌이 든다.
어느 군데를 가더라도
직선적인 느낌이 없다.
그저
동글동글.
구불구불.
텅 비어 있는 공간 한 가운데에서
곡선적인 느낌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벗어나
가까운 두타로 발걸음을 재촉해보았다.
딱히 바쁘진 않은데
내 몸은 왜 재촉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라인스토어에 있었다.
캐릭터들이 넘나 귀여워서
한참을 기웃거렸다.
만져도 보고,
살까말까 고민도 해보았다.
사이 좋아보이는 라인 친구들 사이에
라이언을 끼워주었다.
라이언은 이내
불편해하는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아. 미안, 라이언...
구경을 하다보니 목이 말랐다.
두타 지하에 있는 버거킹에서
목을 축였다.
음료이름은 봉봉인 것 같은데,
가격은 1,000원인 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해서 남은 돈은,
6,500원.
다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로
돌아가서 좀 더 구경해보기로 했다.
해외에 있는 문화재를
디지털로 복원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머나먼 타지에 있는
소중한 문화재임에도
이는 마치 변함없이 우리 곁에 있음을
알려주는 것만 같다.
그렇게 전시를 보고나니,
배가 슬슬 고프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박군돈카츠까지 걸어가는데
약 7~8분이 걸린 것 같다.
보기엔 가까워보여도,
실제로는 멀리 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고나서야
겨우 얻은 등심돈까스.
박군돈카츠에서 요리한
6,500원 짜리 등심돈까스는
생각외로 배부를만큼 푸짐하고
새콤달콤하다.
그리고 이젠,
돈이 없다.
그리하여
짧고 짧은
동대문 여행은 끝이 났다.
역시 여행은
돈이 있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