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와 나의 인생 영화

조회수 2018. 10. 4. 13: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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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즐겁고 행복한, 그리고 슬픈 추억까지 닮은 느낌

때로는 훈훈하고 때로는 가슴 먹먹한 강아지 주연 인생 영화를 소개합니다.

01 벨과 세바스찬

연약한 존재들의 강인한 우정 소년과 개의 우정을 그린 영화 <벨과 세바스찬>은 자극적인 요소는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청정한 영화다.


제2차 세계대전, 꼬마 세바스찬은 독일군이 점령한 프랑스 산골 마을에서 할아버지와 양 떼를 돌보며 살고 있다. 어느 날 양 떼가 습격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자 마을 사람들은 주인에게 쫓겨난 양 떼 몰이 개의 소행이라고 생각한다. 소문의 떠돌이 개와 마주친 세바스찬은 선한 눈망울을 지닌 개에게 연민을 느끼고 ‘벨’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어른들 몰래 둘만의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는 벨과 세바스찬. 하지만 세바스찬을 구하기 위해 독일군을 공격한 벨은 반드시 죽여야 하는 표적이 되고 마을 사람들이 쏜 총에 맞는다. 


쫓기는 벨과 유대인을 몰래 돕는 동네 의사 기욤의 위기가 맞물려 긴장을 고조시키지만 결국 마무리는 해피 엔딩이다.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이지만 화면 가득 펼쳐지는 알프스의 자연, 개와 소년의 순수한 교감은 빤한 결말을 넘어 감동을 선사한다. 2014년, 첫 개봉 당시 극히 적은 상영관 수에도 꾸준히 인기를 얻었고 2015년 제작된 속편 <벨과 세바스찬, 계속되는 모험>은 2017년 국내에서 상영됐다. 속편에서도 아름다운 풍광과 벨의 활약이 눈부시게 빛나는 것은 물론이다.  

용맹한 순둥이 ‘벨’, 네가 궁금해 알프스를 자유자재로 누비는 벨은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개 ‘상근이’ 로 잘 알려진 그레이트피레네다. 골든레트리버보다 큰 초대형 견종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피레네산맥에서 양 떼를 지키거나 썰매를 끌던 사역견이었다. 로마제국 시대에는 전쟁터에 내보냈을 정도로 용맹하기도 하다. 온순한 성격이지만 활동량이 많은 데다 털갈이 시기에는 솜이불 한 채는 거뜬히 만들 수 있을 정도니 입양을 원한다면 털 빠짐을 반드시 고려할 것.

02 말리와 나

동물과 반려하며 사는 법 제니퍼 애니스턴, 오언 윌슨 주연의 <말리와 나>는 여타 동물 영화와는 다른  결을 지녔다. 이 영화에는 동물 중심의 눈물 콧물 짜게 만드는 마음 아픈 사건도, 동물을 매개로 갈등이 해결되는 인간사도 없다. 카메라는 오직 말리와 부부가 함께 걸어가는 시간을 묵묵히 따라간다. 

계획적인 삶을 추구하는 제니과 자유로운 인생을 꿈꾸는 존은 뜨거운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 자녀를 원하는 제니와 달리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존은 아이 대신 래브라도레트리버종 강아지, 말리를 선물한다. 엉뚱한 사냥감을 물어 오고, 집 안을 난장판으로 만드는가 하면,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려 교통을 마비시키는 등 말리가 착실하게 소소한 사고를 치는 동안 제니와 존은 아이를 낳고 키우며 진정한 반려인으로, 부모로 점차 성장해나간다. 그리고 한 편의 홈 드라마처럼 흘러가던 영화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이 닥친다. 바로 말리의 죽음이다. 


<말리와 나>는 동물을 이용한 신파에 기대지 않는다. 따라서 말리의 죽음 역시 슬프긴 하지만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으로 다룰 뿐이다. 동물 영화로서 이 영화의 미덕은 여기에 있다. 동물을 소유하는 것이 아닌 반려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2시간에 압축해서 보여준다. 

반려인의 숙명, 펫 로스 증후군 대부분의 반려인이 두려워하지만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실은 반려동물의 생이 인간보다 훨씬 짧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 중 많은 수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깊은 상실감과 우울감을 느낀다. 이것이 ‘펫 로스 증후군’이다. 펫 로스 증후군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슬픔을 공유하는 온·오프라인 모임이나 심리 상담 센터, 병원의 관련 프로그램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죽음이 두려워 사랑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모든 관계는 끝이 나지만, 사랑은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03 퀼

개의 눈으로 본 견생에 대하여 동물 영화의 맹점은 인간의 시점으로 동물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한 예 로 맹인 안내견이 등장하는 영화에서는 개의 따뜻한 성품이나 높은 지능, 반려인과의 깊은 유대감 등 사람이 느끼는 동물의 미덕을 집중적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맹인 안내견의 일생을 들여다본 영화는 흔치 않다. <퀼>은 바로 그런 영화다. 


도쿄의 어느 집, 5마리의 래브라도레트리버 강아지가 태어난다. 그중 옆구리에 새가 날개를 펼 친 듯한 얼룩무늬가 있는 강아지는 맹인 안내견이 되기 위해 퍼피 워커의 집으로 보내진다. 이곳에서 ‘새의 날개’라는 뜻의 이름을 얻은 ‘퀼’은 1년간 함께한 퍼피 워커와 헤어져 훈련소로 왔지만 도무지 맹인 안내견의 자질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퀼에게도 단 한 가지 재능이 있었는데, 바로 “기다려”라는 말만 들으면 몇 시간이고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이윽고 맹인 안내견이 되어 만난 파트너는 개와 걷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던 와타나베 미쓰루다.  퀼의 따뜻한 배려와 작은 계기로 점차 마음을 연 와타나베는 점차 퀼을 의지하고 걷기 시작한다. 하지만 퀼은 맹인 안내견으로서 또다시 이별을 맞이한다.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맹인 안내견이 되고 많은 이별을 겪지만 그때마다 한결같은 사랑과 신뢰를 보여주는 퀼. 그 모습에서 우리 역시 언제나, 어떤 순간에도 사랑할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맹인 안내견의 부모는 셋? 맹인 안내견의 부모는 셋이다. 첫 번째는 맹인 안내견으로 적합한 아빠 개 와 엄마 개를 선택하고 출산까지 돕는 브리딩 워커다. 두 번째는 맹인 안내견 후보인 강아지를 맡아 인간에 대한 신뢰감과 에티켓을 지키도록 키우는 퍼피 워커다. 이곳에서 1년간 행복한 생활을 한 뒤 맹인 안내견은 훈련소로 옮겨져 세 번째 부모인 훈련사를 만난다.

04 히마와리와 나의 7일

생명에 유통기한이 있다면 가족을 잃은 개 히마와리가 유기견 보호소 직원 쇼지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히마와리와 나의 7일>은 1000만 반려견 시대의 그늘을 주목한 영화다. 


노부부의 반려견으로 행복한 생활을 하던 히마와리는 요양소로 떠나는 할아버지를 뒤쫓아가다 홀로  남겨진다. 주인공 쇼지는 동물을 사랑해서 사육사가 되었지만 기한 내에 가족을 만나지 못한 유기견을 안락사시키는 보호소 직원이다. 심지어 아빠가 하는 일에 충격을 받은 어린 딸과는 관계가 소원해진다. 

어느 날, 논밭을 휘젓고 다니는 개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쇼지는 길거리를 떠돌다 새끼를 낳 은 히마와리를 만난다. 개와 새끼들을 무사히 포획해서 보호소로 데려왔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7일. 그동안 가족을 만나지 못하면 히마와리와 새끼들은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다. 모자견을 살리고자 고군분투하는 쇼지와 쇼지로 인해 사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히마와리.


유기견이 처한 현실을 담담하게, 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 영화는 가족 영화다운 훈훈 한 결말을 맞는데, 일본 미야자키현에 있는 유기견 보호소의 실화 ‘기적의 모자견’을 바탕으로 영화화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1000만 반려견 시대의 그늘, 유기견 제2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개막작인 <히마와리와 나의 7일>은 국 내에서도 심각한 유기견 문제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아직까지 국내 반려견 산업은 펫 팩토리, 이른바 ‘개 공장’이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유기견이 많은 나라의 특징은 개 공장이 있다는 점이다. 개를 쉽게 팔고 살 수 있는 환경은 개 공장–펫 숍–보호소라는 악순환을 만든다. 많은 전문가가 유기견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무분별한 강아지 생산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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