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테라피, 우리의 반려동물

조회수 2018. 11. 15. 13: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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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사들 마음의 온도는 365일 유지됩니다.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와도 

결코 외롭지 않은 이유.  


예방하거나 치료해주는 위대한 닥터, 

반려동물이 있으니까! 

같은 곳 바라보기,
그걸로 충분해

프로급 탐험견 헨리 + 탐험묘 바루 

“내가 엄마로 보이니?” 공포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고양이 바루가 개 헨리의 머리를 감싸고 ‘떡실신’이 되었을 때 충분히 짐작할 법하다. 바야흐로 2014년, 여행가 베넷 커플의 눈에 거구인 헨리가 들어왔다. 늑대 같은 체형과 유난히 긴 다리, 생후 3개월 반인데도 같은 나이대의 강아지보다 5배는 컸던 헨리다. 이것을 운명이라 불러볼까. 견주 커플의 방랑벽 속에서 헨리는 한술 더 뜬 탐험가 기질을 보였다. 가장 가파르고 높은 절벽으로 쏜살같이 뛰어 세상을 내려다보는 강심장 추가! 이와 별개로 베넷 커플에겐 5개월간 고민해온 꿍꿍이가 있었으니, 바로 유기묘 입양이다. 

유기묘 샴 믹스 고양이 바루를 택한 견주의 운은 대통했다. 바루는 헨리를 보자마자 껌딱지 가 되었다. 베넷이 헨리의 목줄을 잡는다 싶으면 같이 데려가달라고 소리도 빽빽 지른다. 방랑묘(?)로 거듭나기 위한 베넷의 훈련은 시작되었고, 현재 이들은 한 몸처럼 움직인다. 바루는 베넷과 혼연일체가 되어 낙조를 함께 바라보고, 헨리 품에 꼭 안겨 아기처럼 새큰새큰 잔다. 이 가족사진은 여러 가지를 깨닫게 한다. 반려동물과의 여행이 어렵지만은 않다. 고양이도 모험을 즐길 수 있다. 개와 고양이가 앙숙이란 것은 우리의 편견일 뿐이다. 결국 반려동물은 우리의 선물이다.

너의 부족한 점은
내가 채울게

눈 감은 팔로어 호시 + 리더 젠 

어느 날 호시에게 서서히 다가온 어둠. “녹내장입니다.” 한쪽 눈이 실명된다 싶더니, 다른 눈마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나이 11세가 되던 해, 눈을 제거해 야만 하는 수술이었다. 갑자기 까매진 세상이다. 똑바로 걷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던 견주에게 젠이 왔다. 유기견이었다. 애초에 호시의 가이드 역할로 입양을 결정한 건 아니었다. 그저 인생 파트너로서 함께 길을 걸으라는 마음이 컸다. 수술 전 이뤄진 아메리칸에스키모도그 호시와 포메라니안 젠의 만남. 수술 후 그들 사이엔 끈이 연결되었다. 

가이드 훈련을 받은 것도 아니건만, 젠의 천부적 재능을 보라! 호시를 이끄는 리더이자 가이드로서 걸음 속도를 맞추고 때론 뒤를 돌아보며 살핀다. 이제 더는 끈이 필요 없을 때도 많다. 둘은 유난히 웃는 상이다. 산을 오르든, 놀이터를 가든 행복해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에 자동반사로 바보 미소가 지어지기 일쑤다. 견주가 인용한 한 문구가 마음을 울린다. “우리는 악을 이겨내는 선의 힘을, 증오를 이겨내는 사랑의 힘을 믿고 있어.” 감탄과 위로의 범벅이다.

마음이 원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어 있어

사랑꾼 남편 켄지 + 아내 소피아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건 그 저변에 사랑이 깔려 있다. 매일 사랑하고, 그로써 사 

랑을 배운다. 사모예드 켄지와 소피아의 재회는 사랑의 두께와 기억을 생각하게 한 다. 그들의 연은 한국의 애견 카페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폐업한 카페의 사정에 따라 이들의 평화로운 운명도 뒤집혔다. 철창이 있는 개 농장에서 갇힌 채 3년을 보낼 줄 누가 알았을까? 자식은 낳는 족족 어디론가 팔려갔다. 이 소식을 접한 동물 구조 단체 ‘진도사랑’은 주인을 설득해 미국의 다른 주로 각각 입양을 보냈다. 

안타깝게도 생이별이었다. 켄지의 견주가 된 린제이 골드스테인은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사람에게 이토록 사랑스러운 개가 왜 다른 개와 어울리지 못할까? 원인을 찾았다. 한국에서 켄지 스토리를 접한 그녀는 작전에 돌입했다. 켄지의 반쪽을 찾아라! 믿음 반 의심 반, 상봉의 날은 다가왔다. 이럴 수가! 켄지와 소피아는 만나자마자 두 발을 들어 올리며 격한 포옹을 연타로 했다. 우리가 자주 비관하곤 하는 영원한 사랑?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 함께
영원히 달려볼까?

마라토너 디온 레너드 + 러너 고비 죽음을 향해 달리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중국 고비사막을 횡단하는 울트라 마라 

톤 대회라면 가능할지 모른다. 마라토너 디온 레너드가 대회 둘째 날을 맞이했다.  50℃에 육박하는 날씨, 헛것을 본 걸까? 톈산산맥에 유기견이 있다! 척 봐도 허기진 개에게 레너드는 자신의 식량을 나눠줬다. 그때부터다. 대회를 치르는 내내 뛰거나 쉬는 레너드를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레너드의 마음도 그 개에게 몽땅 사로잡혔다. ‘고비’란 이름까지 지어줬다. 급기야 고비가 뒤처질 때면 기다려주는 배포까지 보였다. 우승보다 함께 결승선을 돌파하는 게 목표가 된 까닭이다. 이후 레너드는 고비 입양을 결심한다. 

자신의 집이 있는 에든버러로 데려가기 위해 120여 일의 까다로운 검역 절차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비용 마련까지, 어려워도 완벽하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또 한 번 찾아온 말도 안 되는 상황, 고비가 사라진 것이다! 스코틀랜드로 돌아온 레너드는 다시 중국으로 날아가 고비 찾기에 돌입했다. TV와 SNS, 자원봉사자 등을 총동원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5일 만에 고비 찾기에 성공! 불가능을 가능케 한 마라톤 선수인 레너드는 이런 심정이 아니었을까. 고비로부터 영원히 강한 의지를 구원받았노라고. 현재 이들의 스토리는 출간된 책 <Finding Gobi>에 이어 곧 영화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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