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할매로 록스타의 편견을 깬 가식없는 뮤지션

조회수 2020. 8. 3. 11: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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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그리고…
김 태 원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향하는 거장의 심미안

김태원은 ‘회상Ⅲ’, ‘비와 당신의 이야기’, ‘사랑할수록’, ‘네버엔딩 스토리’ 등숱한 명곡을 남긴 록 밴드 <부활>의 리더이자, “혼자 왔니?”, ‘국민 할매’ 등 록스타의 편견을 깨고 가식 없는 이미지로 방송에 출연하여 예능 늦둥이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기구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삶에 굴곡이 많았다.


어린 시절 그는 외로웠다.

그에게 친구란 오로지 기타뿐이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엔 3대 기타리스트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때문에 부활의 탄생은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부활은 데뷔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대를 대표하는 록 밴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부활을 이끌어 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음악을 상업적으로 다루기에는 그는 너무도 순수 했다. 가장 친한 친구는 바람이 되었고 수많은 멤버가 탈퇴와 영입되기를 반복했다. 그 고통을 다른 방법으로 해소하 려고도 하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실패와 좌절의 종착역에서 그가 기댈 곳은 오로지 음악뿐이었다. 그가 살아가기 위해선 음악을 해야 했고, 그가 활동하기 위해선 부활이 부활해야만 했다. 그의 노래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있는 이유는 삶에서 오는 시련과 고뇌를 가슴 시리지만 아름답게 표현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한국을 대표하는 록커로 우뚝 선 김태원의 2막은 이제 시작이다.

김태원은 쓰러지지 않았고 부활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의 인생에 잿빛 구름은 물러가고 햇살이 비치고 있다.

부활의 음악엔 김태원의 인생이 담겨있다.

그들이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기대되는 이유이다.

반갑습니다 김태원 선생님! 구독자 분들에게 짧은 인사와 더불어 최근에 집중하고 계신 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네 안녕하세요 부활의 김태원입니다. 최근엔 앨범 작업에 힘쓰고 있습니다. 부활의 14번째 정규 앨범으로, 13집 이후 거의 10년 만에 작업하는 정규 앨범입 니다. 박완규 씨가 보컬로 활동하던 1997년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 작업하고 있으며, 이번 앨범을 통해 부활이 여전히 존재하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10년 만의 정규앨범이라니 저도 기대가 됩니다. 준비는 순조 롭게 진행되어 가나요?


굉장히 고민이 많아요. 10곡 정도 수록할 예정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명확한 콘셉 트를 가지고 곡을 쓰기보다 그림을 한 장 한 장 그려나가는 기분으로 작업 중이에요. 압도적인 고음을 구사하던 박완규 의 가창력과 현재의 허스키한 저음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으 로서 어떻게 하면 두 가지 모두를 이번 앨범에서 균형 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 연구 중입니다. 박완규는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 친구입니다. 디렉터가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본인도 몰랐던 무언가를 보여주곤 합니다. 그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그것을 찾고 있습니다.

곡의 완성도에 보컬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보컬의 비중이 노래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고 봅니다. 한국에서는 70% 혹은 그 이상인 것 같기도 하고요. 미국 같은 경우는 채 40%나 될까요? 그저 가사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영미권 국가에서는 보컬도 악기의 하나로서 접근하는데 사실은 그게 정상인 겁니다. 보컬 에만 집중하는 것은 합창을 하는데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다고 그녀 의 목소리만 찾아 듣는 형상입니다. 나머지 멤버들의 거룩함을 느낄수 없는 거죠.

"한국이 유독 보컬에 집중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 생각하세요?"

일상이 너무 바쁜 나머지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슬픈 이야기이죠…

여러 가지 우여곡절과 위기가 있었지만 부활은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록 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밴드의 역사와 이름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앞날을 예측하고 거창하게 지은 것은 아닙니다. 부활은 단지 팀명일 뿐이죠. 김태원과 아이들이라는 뻔한 이름보다는 결속력을 가진 팀으로서 밴드 자체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넘어지면 일어서고 쓰러져도 다시 걷기를 반복했던 우리의 여정을 돌아봤을 때, 부활이라는 이름은 이에 참 걸맞은 것 같습니다.


30년이 넘는 시간을 부활과 함께 하였습니다. 자신에게 부활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인생을 항해에 빗댄다면 제가 타고 있는 유일한 배 한 척이 되겠죠.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때론 파도가 치고 폭풍이 일렁이는 바다 위에서 배 한 척에 의지하여 나아간다는 것이. 하지만 삶의 가장 힘든 시기에도 음악을 통해 위로받았고 음악이 하고 싶어 일어설 수 있었습 니다.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바다가 아무리 험난해도 닻을 올려야 합니다. 그 배의 이름이 부활이죠.

부활의 노래를 듣다 보면 김태원의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부활의 노래가 세월을 넘어 이토록 사랑받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요?


노래의 주된 테마는 저 자신의 삶입니다.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일상, 그리고 바라는 미래를 담고 있죠. 아마 여러분이 알고 계신 부활의 노래는 과거의 이야기인 경우가 많을 겁니다. 아주 힘들고 슬픈 과거였지만 아름답게 표현하려 했습니다. 슬프기만 했다면 지금까지 사랑받지 못했을 거 같아요. 슬프지만 아름답게 눈물 흘릴 수 있기 때문에 사랑받은 것 아닐까요?


그간 쓰신 곡 중에 자신의 정서가 잘 담겨서 특히 애정이 가는 곡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3집 <부활Ⅲ>에 수록된 기타 연주곡 ‘별’입니다. 제게는 은인과도 같은 김재기 씨가 바람이 되어 세상을 떠난 후 넘치는 그리움을 주체할 길이 없어 그저 기타를 들었습니다. 그가 별이 되어 천국에 닿길 바라는 마음으로 곡을 완성하였죠. 사실 이 곡은 최초에 가사가 있었습니 다. 하지만 채우지 못했죠… 제 허밍으로만 대신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주곡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태원 님은 영화광으로도 유명하신데요, 영화와 음악에는 어떤 유사 성이 있을까요?


네 영화를 아주 좋아합니다. 지구 상에서 보지 못한 영화가 거의 없을 정도로요. 잘 만든 영화는 잘 만든 음악처럼 오랫동안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기억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수많은 영화 중에서도 명작이라 불리는 영화들은 몇 번을 봐도 여운이 남습니다. 영화뿐 아니라 모든 예술이 가지는 공통점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영화들이 찍히고 사라지기를 반복합니까? 수많은 영화 중에 명작으로 오랫동안 가슴에 남으려면, 배우, 감독, 작품성, 메시 지도 중요하지만, 원초적인 영화의 재미를 놓쳐선 안된다고 생각합니 다. 다르게 말하면 바로 대중성이죠.

“그간 보신 수많은 영화 중 한 작품만 추천해 주신다면.”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올 이즈 로스트>.
개인 요트가 침몰하여 사고를 겪고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영화인데, 대사가 하나도 없고 오로지 연기와 상황 묘사로만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썩 괜찮은 영화입니다.

하나의 곡을 쓰기 위해 “700번의 수정을 거친다. 매 순간 끊임없이 고뇌한다.”라고 밝히신 적이 있습니다. 따라 하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작곡가를 꿈꾸는 음악인들이 첫 발을 내딛기 위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곡에 임하면 한층 쉬워질 것입니 다. 그림으로 표현하면 바탕색이 있고 나무와 풀이 있겠죠. 뒤로는 산이 있을 테고 만약 집이 있다면 그 안에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그림을 하나씩 쌓아가면 음악이 되는 것입 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집에 사는 사람이겠죠. 나머지는 다 배경 입니다.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것이 고, 바탕이 아무리 화려해도 그 사람이 부족하면 그 그림은 감동을 줄수가 없습니다.

음향 기기의 발달로 작곡과 녹음이 수월해졌고 인터넷의 발달로 자신의 노래를 외부에 알리기도 용이해졌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음악만 가지고 승부하기엔 너무나도 힘든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시대의 발전이 뮤지션들에게 득이 되는 걸까요, 독이 되고 있을까요?


그럼에도 음악만 가지고 승부를 거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물론 대형 소속사에 들어가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좁은 문틈을 비집고 들어가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겠죠. 지금은 홍보의 수단이 많습니다. 동영상 전문 채널이 있고 SNS도 있죠. 음악이 진정으로 좋다면 누군가 반드시 알아보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어쩌면 대형 방송의 기회가 올 수도 있겠죠. 그런 우연을 만들기 위해선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 합니다.

대답이 명쾌하진 않지만 저로선 그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에 있는 좋은 음악을 발표하세요. 아주 놀랍게도 사람들이 알아볼 겁니다.

최초로 예능에 출연하셨을 땐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국민 할매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처음엔 예능인과 음악인이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촬영을 위해 밤낮없이 고생하는 스태프의 모습을 보면서 크게 느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데 자만하고 있었구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있었구나, 다들 바삐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것을 요. 그 뒤론 온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예능인데 뭘 못하겠습니까.

제가 예능 늦둥이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세간의 인식, 주변의 기대, 그리고 록스타로서의 자신의 편견을 깨고 인간 김태원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초창 기에는 질타도 많았지만 진정성을 알아봐 주시고 더욱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건강은 안 좋지만 몸 닿는 데까진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자신을 내려놓고 편견을 깬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정체가 음악인 사람은 눈 덮인 산에 거꾸로 처박혀도 음악을 합니다.

창고에 가둬놔도 음악을 하고 악기가 없다면 생각만 가지고 음악을 하겠죠.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 결국엔 음악을 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무엇이 문제가 되겠어요.


부활은 어떤 밴드로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그런 것은 기대해본 적이 없어요. 단지 제가 죽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음악을 만들고 발표할 겁니다. 부활이라는 팀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대중들에게 맡기겠습니다. 굳이 기억되고 싶은 게 있다면 김태원은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다운 사람이었다고 기억되고 싶습니다.

출처: 레전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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