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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클래식

보닛 마스코트의 역사와 의미

기능이 있는 부품에 예술적 이미지를 담은 대표적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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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자동차 브랜드가 고급화 전략으로 타 메이커와 구별하기 위해 선택한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마스코트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다. 보닛 오너먼트, 모터 마스코트, 후드 톱 등 여러 단어로 불렸지만, 하나의 예술 작품 또는 차체의 앞 부분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으로서도 그 가치는 충분했다. 이 아이템은 부가티 타입 41 로열의 보닛 위에도 춤추는 코끼리 형상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이걸 설치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또 왜 춤추는 코끼리 모양을 하고 있을까?’라는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부가티 타입 41 로얄의 '춤추는 코끼리' 보닛 마스코트

출처Wikimedia Commons

이 차는 후드 길이만 2m 정도로 상당히 길었다. 운전자가 차체 앞쪽 끝을 가늠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길이였다. 이 차를 디자인한 에토레 부가티는 입체적 마스코트로 드라이버에게 거리감을 주고 소비자에게 부가티의 이미지를 어필하길 원했다. 그 전에 라디에이터 뚜껑으로써 기능성만 강조했던 스타일을 거부했던 것이다. 그는 이런 생각으로 마스코트를 구상하던 중 예술가이자 조각가였던 동생의 유작 중 하나를 골라 오너먼트로 정했다. 그 작품이 바로 춤추는 코끼리였다. 이런 후드 톱을 선택한 브랜드는 부가티뿐만 아니었다. 캐딜락 라살(LaSalle)등 여러 럭셔리 브랜드에서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보닛 위를 마스코트가 장식하고 있는 1927년형 캐딜락 라살

출처Flickr

이렇게 아름답고 입체적으로 만든 보닛 위의 오너먼트는 사실 라디에이터 캡(뚜껑)이었다. 아름다운 라디에이터 캡은 초창기 부동액을 주입하는 기능만 강조해 디자인되었다. 그냥 지금의 음료수 뚜껑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라디에이터 캡은 수온계가 발명되기 전까지 냉각수 온도를 외부에서 바로 알아보고 엔진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이지 역할도 했다. 단순한 뚜껑에서 다양한 모양을 낸 이유를 혹자는 보닛 주변의 더러움을 가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장식품이라는 뜻일 것이다.

기능과 아름다움을 갖춘 1931년형 알파 로메오 8C의 라디에이터 캡

출처Flickr

수온계가 발명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라디에이터 캡의 기능적 또는 예술적 이미지는 옅어졌다. 그러나 롤스로이스, 부가티, 벤틀리 그리고 재규어 등 호화롭고 귀족적인 이미지를 앞세운 메이커들은 없애지 않았다. 보닛 위의 오너먼트는 럭셔리 브랜드의 정체성과 상징성 그리고 작품성이란 가치를 높이고 알리는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대중들은 보닛 위의 마스코트에 호의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쌍용 코란도와 현대 그랜저, 에쿠스 등이 후드 톱을 장식한 이유도 마찬가지였으리라고 생각한다.

1936년부터 30여 년간 쓰인 재규어의 마스코트 '리퍼'

출처Wikimedia Commons

후드 위에서 마스코트가 사라진 것은 꼭 라디에이터 위치의 변경 때문만은 아니었다. 규제의 변화도 원인이었다. 1960년대부터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보행자 안전 규정이 만들어졌다. 또한 1990년대 제정된 EEC 규정에 따라 액세서리를 보닛을 포함한 차체에 올리는 행위를 완전히 규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EEC 74/483 또는 EEC reg 26.01이라는 예외 규정도 있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1930년대 후반 전까지 보닛 마스코트를 장식한 차나 그 액세서리가 보행자 충돌 시 구부러지거나 변형이 되는 차는 안전도 평가의 벌점을 피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 법이었다.

XF와 XJ에서 부활한 재규어의 상징 그라울러(Growler)

출처Pikrepo

이런 규제 때문에, 요즘 쉐보레, 링컨, 재규어 등 여러 브랜드는 보닛 위를 장식했던 독창적인 장식을 버리고 납작한 형태의 배지를 달았다. 메이커 입장에서는 값비싼 액세서리 제작에 드는 비용이 절약되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1958년 사라진 패커드의 라디에이터 마스코트

출처Wikimedia Commons

이렇듯 규제와 비용 등을 원인으로 대부분의 마스코트는 사라졌다. 그래도 마스코트에 담긴 매우 섬세하고 창의적인 아름다움의 의미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 기능처럼 형태도 끝없이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신경이 쓰이는 수온계로 또는 다른 회사와 구별해주는 배지나 엠블럼 등으로 진화 중인 것이다. 보닛 위의 마스코트는 진화 중이다. 자동차 브랜드들이 미래에 또 어떤 기술과 디자인으로 브랜드를 차별화해나갈지 무척 기대가 된다.

글 윤영준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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