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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 세븐과 케이터햄 세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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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량 로드스터의 영원한 바이블

1957년 태어난 로터스 세븐의 정체성을 지금까지도 이어받아 예전의 모습 그대로 생산되고 있는 케이터햄 세븐. 영국 다트퍼드 공장에서 생산하는 케이터햄 세븐은 같은 지역에서 태어난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와 닮은 구석이 많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생명력을 바탕으로 천재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오늘은 케이터햄 세븐을 자세히 살펴보겠다.

어떤 길에서도 멈추지 않기 위해

영국의 초기 자동차 산업은 ‘백야드 빌더’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창고에 삼삼오오 모여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의미에서 붙은 ‘백야드 빌더’라는 단어는 영국 자동차 산업 발전의 모태이자 그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이들은 그렇게 만든 자동차로 비포장도로와 산길로 이루어진 경주장에서 내달렸다. 값비싼 완성차를 구입하기 힘든 가난한 학생들에게 레이스는 자신들의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자 자신이 만든 자동차를 과시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진흙탕과 풀밭으로 이루어진 험로를 질주하는 ‘머드 플러그’라는 경주에서는 진흙탕에 빠지지 않고 빠르고 경쾌하게 방향을 바꾸며 달릴 수 있어야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가볍고 날렵한’ 자동차가 필요했다. 이후 세계적인 경량 로드스터 제조사인 로터스를 설립한 콜린 채프먼도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과 함께 이런 자동차를 만들고 있었다.

로터스 세븐의 탄생과 레플리카

이후 채프먼은 가벼운 차를 만들기 위해 스페이스 프레임 구조의 차량을 구상했고, 이를 이용해 여러 경기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명성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채프먼이 제작한 자동차를 구입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에 채프먼은 로터스 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자동차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1952년, 로터스는 최초의 양산형 모델인 6(식스)를 공개했다. 가벼운 스페이스 프레임 구조를 이용한 덕분에 날렵한 몸놀림을 자랑한 식스는 로터스의 성공에 이바지했다. 채프먼은 줄곧 회사 엔지니어들에 “단순화하라. 그리고 가벼움을 더하라”라는 주문을 했다고 한다. 채프먼 자신의 자동차 제작 철학을 요약한 말이자, 경량 로드스터의 이념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


1957년 10월, 로터스는 런던 모터쇼에서 6의 후속작인 7(세븐)을 공개했다.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역사의 시작점이다. 스페이스 프레임과 알루미늄 차체를 조합한 로터스 세븐은 수많은 경량 로드스터 제작사들에게 영감을 줬다. 이후 많은 회사들이 라이선스 없이 로터스 세븐의 모습을 베껴 비슷한 자동차를 생산하기도 했다. 로터스 세븐은 스페이스 프레임형 경량 로드스터의 교과서와도 같은 존재다.

케이터햄, 로터스 세븐을 잇다

로터스 세븐의 주된 판매형태는 반완성차 형태의 ‘키트카’였다. 당시 영국에서는 자동차를 구입할 때 높은 세금을 지불해야 했다. 그런데 반제품 형태의 미완성 차량을 구입해 구매자가 직접 조립하면 완성차를 구입할 때 내는 엄청난 세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로터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백야드 빌더들은 완제품이 아닌 반제품으로 자동차를 판매했다. 초기의 키트카는 보디와 일부 파츠를 메이커가 제공해 주고, 엔진 등은 도너차(부품을 제공하는 별도의 차)에서 구입자가 직접 구해서 장착하는 형식이었다고 한다.


구조가 간단하고 개조도 용이한 로터스 세븐은 저렴한 가격까지 앞세워 전 세계에서 판매를 늘려나갔다. 하지만 1970년대 초 영국 정부는 모든 자동차의 판매를 완성차 기준으로 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자동차 안전기준까지 대폭 강화되면서 로터스 세븐의 판매량은 급감했다. 결국 채프먼은 로터스 세븐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당시 로터스 세븐의 딜러였던 케이터햄은 로터스 세븐의 소멸을 안타까워하며 로터스로부터 세븐에 관련된 상호 및 제조, 판매권 그리고 생산 설비까지 모든 권한을 양도받았다. 이에 따라 케이터햄 세븐은 로터스 세븐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단 하나의 후계자가 되었다.


지금까지도 전통을 따라 세븐을 만드는 케이터햄은 섀시를 현대화하는 등 기술적인 개선을 이뤘다. 이외에도 라이선스 없이 세븐의 모습을 베껴 유사 차량을 생산하던 웨스트필드 등을 소송으로 압박했다. 그 이후 웨스트필드는 차체의 설계를 변경해 크기를 바꾸고, 알루미늄 보디가 아닌 FRP 보디를 적용하는 등 오리지널 세븐과는 다른 모습이 되었다.

케이터햄 세븐을 오마주하며

1976 Mick Jagger in Den Haag [출처: Bert Verhoeff(ANEFO)]


로터스의 설립자인 채프먼의 품에서 태어나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속적인 진보를 거듭하고 있는 케이터햄 세븐은 스페이스 프레임형 경량 로드스터의 영원한 아이콘이자 바이블이다. 세븐에서 영감을 받아 비슷한 형태의 자동차를 만드는 제조사들이 지금도 수십 곳에 달한다는 것은 오리지널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로터스 설립자 채프먼의 경량 로드스터 제작철학인 ‘단순화하라. 그리고 가벼움을 더하라’라는 정신을 이어받아 케이터햄의 품에서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는 세븐은, 로터스 시절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개발로 진화하고 있다. 지금도 케이터햄 세븐은 경량 로드스터의 아이콘으로 영국은 물론 전 세계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더 많은 케이터햄 세븐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시대의 아이콘인 ‘믹 재거’를 오마주하며 작곡된 ‘Moves Like Jagger’의 멜로디처럼, 신나고 경쾌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니까 말이다.


글 윤영준(라라클래식 공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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