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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심플한 이슈 그리고 히스토리

조회수 2020. 9. 7. 0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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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자동차 시대, 소형차의 아이콘이 되다


1960년 전후 전쟁으로 상처받은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무언가를 만들기를 열망했다. 이는 예술, 음악, 패션 그리고 자동차 산업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고, 영국에서는 스윙잉 식스티즈(Swinging Sixties)란 문화 혁명으로 표출되었다. 이런 기존의 문화를 벗어나려 했던 노력의 결과로 허벅지 라인이 고스란히 보이는 미니스커트, 비틀즈의 미국 진출, 그리고 백인 위주의 영화 시장에 흑인 배우 시드니 포이티어(Sidney Poitier)가 주인공을 맡은 영화 ‘언제나 마음은 태양(TO Sir, with Love)’이 만들어졌다. 여담이지만 이 영화의 주제곡을 부른 가수 루루는 클래식 미니의 마지막 생산 모델을 운전한 사람으로 기록되고 있다.

소형차의 아이콘이 된 클래식 미니


스윙잉 식스티즈 문화 운동은 자동차 디자인에도 영향을 주었다. 또한 수에즈 운하 위기로 폭등한 가솔린 가격은 연비 좋고 더 많은 승객이 탈 수 있는 효율적인 크기의 미니가 탄생하기에 최적의 시대적 여건을 만들어주었다. 1959년 탄생해 올해 60번째 생일을 맞은 소형차의 아이콘, 미니(MINI)의 재미난 에피소드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한다.

처음에는 사랑받지 못했다

1959년 태어난 미니


좋은 연비의 고성능 소형차로 발매된 미니는 초창기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대중들은 혁신적인 이 모델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고 한다. 하지만 엔초 페라리, 링고 스타, 데이비드 보위, 에릭 클랩튼 심지어 엘리자베스 여왕 등 유명 인사들이 미니를 소유하고 좋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중들의 관심이 움직이게 되었다. 또한 TV, 라디오 그리고 스크린을 통한 지속적인 광고로 미니는 남녀노소 누구나 선호하는 차가 되었다. 이것은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지금도 이야기되고 있다.

두 가지 이름의 미니

초창기 오스틴 세븐의 모습


1956년 수에즈 운하 사태로 인해 가솔린 가격 상승과 부족 현상이 일어나자 영국 자동차 회사(BMC)는 알렉 이시고니스에게 성인 4명이 편하게 탈 수 있는 좋은 연비의 경량 자동차 디자인을 비밀리에 의뢰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1959년 8월 26일, 그 차량은 오스틴 세븐과 모리스 미니 마이너란 두 가지 모델명으로 각각 다른 딜러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오스틴 세븐은 1961년 오스틴 슈퍼 세븐으로, 1962년 다시 오스틴 미니란 이름으로 라벨이 변했다. 반면 모리스 미니 마이너란 이름은 1967년 2세대 모델이 나올 때까지 사용되었다.

동물 이름, 미니 K


많은 사람들은 미니의 경쾌하고 재미있는 핸들링을 ‘고카트 필링(Go Kart Feeling)’이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이는 1960년대 레이싱을 목적으로 개발된 미니 쿠퍼의 성능을 빗대어 만들어진 말이다. 또한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빛나던 미니 쿠퍼의 이름은 개발자, 존 쿠퍼의 이름에서 차용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니의 이름 중 재미있게 동물명을 붙인 모델이 있다. 그 이름은 바로 ‘모리스 미니 K’다. 호주에서 만들진 미니에 붙는 K는 캥거루의 K에서 가져온 것이다.

로버 미니는 특별하지 않다

로버 미니


이렇게 두 가지 모델명과 K를 알아봤는데 갑작스레 나오는 단어가 있다. 그건 바로 ‘로버 미니’다. 2000년 10월 16일 영국 롱브리지 공장에서 5,387,862번째 마지막 미니가 생산되었다는 뉴스에는 오스틴도 아니고 모리스도 아닌 ‘로버 미니’라는 말이 TV를 통해 나왔다. 그럼 그 이름은 무엇인가.

마지막 클래식 미니는 로버에서 생산됐다


그것은 미니 모회사의 변천사를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니를 탄생시켰던 영국 자동차 회사(BMC)는 1966년 국가 주도로 영국 자동차 홀딩스(BMH)가 되었고, 1968년 영국 레이랜드 자동차 회사(BLMC)로 변경되었다. 이후 1986년 로버 그룹에 흡수가 되어 만들어진 미니의 라벨이 ‘로버 미니’인 것이다.

미니, 일본 만화에 등장하다

시티헌터 데뷔 30주년을 기념한 미니


동물명을 딴 미니처럼 센세이션한 사건이 1980년 중반에 일어난다. 바로 우리나라에 해적판으로 들어온 일본 만화 ‘시티헌터’ 주인공의 애마로 미니가 출연한 것이다. 미니가 어떻게 먼 타국 일본의 만화에까지 등장하게 된 걸까? 그것은 그 모델을 생산하고 있던 모기업, 영국 레이랜드 자동차 회사(BLMC)가 7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까지 혼다와 제휴해 생존을 도모했기 때문이다. 미니는 세상에 나와 6년 만에 100만 대 이상을 생산할 정도로 흥행했지만 70년대부터 20여 년간 세계 시장에서 부진한 실적만 쌓일 뿐이었다. 이것을 돌파하고자 일본 시장에 진출한 미니는 80년대 미니 붐을 일으켰던 것이다. 그에 편승해 미니는 시티헌터란 만화에까지 등장했고, 이 만화를 통해 미니는 우리나라 독자들에게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새로운 1세대 미니의 데뷔

BMW가 개발한 신형 미니


1994년 BMW가 랜드로버와 미니 브랜드를 가지고 있던 로버를 8억 파운드에 인수했다. 1999년 7억8천만 파운드의 손실을 입은 로버는 ‘영국 환자(English Patient)’로 취급되었고, 이후 BMW는 로버를 단돈 10파운드에 피닉스 컨소시엄에 매각해버렸다. 하지만 뒷바퀴굴림 전문회사인 BMW가 앞바퀴굴림의 소형차 미니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많은 언론과 대중은 의아해했다. BMW는 2000년 10월 16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클래식 미니라 불리는 로버 미니를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 로버란 이름을 너무나 버리고 싶었던 것일까?

요즘의 미니(왼쪽)와 클래식 미니


이듬해인 2001년 BMW는 자신만의 훌륭한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1세대 신형 미니로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미국의 비롯한 세계 약 113개국의 열광적 팬덤으로 지금은 3세대로까지 진화한 미니는 자신만의 뚜렷한 캐릭터로 시장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미니의 역사가 앞으로는 또 어떻게 전개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글 윤영준(라라클래식 공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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