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클래식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빈티지나 클래식을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산업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복고풍’이라고 표현하는 트렌드인데요. 가구, 의류, 가전제품 등은 물론이고 자동차에까지도 이 복고풍의 거센 바람은 피해가지 않습니다. ‘레트로 디자인’이라는 키워드로 60~70년대나 80년대 초반의 오래된 자동차들의 디자인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며 새롭게 만들어지죠.

‘클래식카의 재탄생’, ‘올드카의 부활’이라고까지 생각되는 레트로 디자인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최근 단종이 결정된 폭스바겐 비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이후 BMW의 미니, 미국 메이커 크라이슬러의 PT 크루저 등이 이런 트렌드를 이어갔죠.

많은 분들이 사랑하시는 폭스바겐 비틀과 미니는 성공적인 데뷔 이후 과거만큼 큰 사랑을 다시 받으며 전 세계를 누볐습니다.

반면, ‘크라이슬러가 유선형으로 돌아간다’ 등 해외에서는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크라이슬러 PT 크루저는 일부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기도 했지만, 미국 자동차에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나라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 복고풍을 주도한 ‘레트로 디자인’ 차량들은 위에서 소개한 자동차들 이외에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자동차들도 있고 생소한 차들도 있죠. 1990년대를 지나면서 미국, 유럽 등 대륙을 가리지 않고 앞 다투어 발매되었는데요. 먼저 미국의 레트로 디자인 자동차들입니다.

유럽의 메이커들도 많은 레트로 디자인 자동차들을 내놓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눈에 띄는 피아트 500이나 볼보 C30 등도 레트로 디자인을 재해석한 모델입니다.

일본의 닛산 피가로(FIGARO)는 자사 자동차가 아니라 오래 전 유럽의 자동차를 모티브로 디자인을 한 케이스입니다. 이렇게 스타일링에 포커스를 두며 주로 예전의 디자인을 재해석해서 만들어지는 자동차들은 ‘파이크카(PIKE CAR)’라고도 부르는데요. 오리지널 모델을 놓고 똑같이 카피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레플리카(REPLICA)’와 달리 과거의 디자인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만드는 것으로 그 의미가 조금 다릅니다.

이런 레트로 디자인 자동차들은 경제적으로 풍족한 시대를 거치며 과거의 멋진 시절을 회상하며 추억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메이커 입장에서는 이미 한 번 성공했던 과거 자동차들의 존재감을 형태적으로 이어가며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 진입이 가능해 마케팅 관점에서의 유리한 점이 많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자동차 역사가 길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만의 추억의 자동차를 바탕으로 레트로 디자인을 적용해 부활시킬 수 있는 자동차가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딱 하나 꼽는다면 현대 포니 정도이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포니가 현대적인 모습으로 조금 바뀌어 다시 만들어진다면 구입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글 김주용(엔터테크 대표, 인제스피디움 클래식카 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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