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중적 스포츠카 카만 기아

조회수 2019. 12. 31. 18: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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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코치빌더와 이탈리아 카로체리아의 만남이 빚어낸 걸작
클래식카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독일의 국민차, 폭스바겐 비틀. 비틀의 이미지에 익숙한 팬들에게도 생소한 타입 1 기반의 스포츠카가 있다. 바로 폭스바겐의 카만 기아다. 자동차 이름 중 각 회사의 이름이 모두 들어간 경우는 흔치 않다. 폭스바겐 타입 1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독일 코치빌더 카만(Karmann), 이탈리아 디자인 하우스 기아(Ghia)의 협력으로 탄생한 소형 스포츠카, 폭스바겐 카만 기아 (Volkswagen Karmann Ghia)를 소개한다.

카만 기아는 1955년부터 1974년까지 생산된, 대중적 스포츠카 이미지를 가진 차이다. 딱정벌레 같은 귀여운 이미지를 가진 국민차 비틀의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스포츠카라고 하면 쉽게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서 카만 기아의 타입 1 플랫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립과 생산성을 고려해 간략하게 만들었지만 리어 엔진의 성능과 탁월한 무게 배분, 스윙 액슬 방식 서스펜션,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의 설계에 기반을 둔 타입 1의 플랫폼은 전설적 스포츠카인 포르셰 356과도 관련 있는 성공적 플랫폼이었기 때문이다.

출처: thesamba.com
타입 1 플랫폼은 생산성과 성능을 겸비해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성공적 플랫폼이었다
출처: thesamba.com
포르쉐 356 쿠페(위)와 카만 기아 쿠페의 비교. 기계적 구조를 비롯해 여러 면에서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당시 '가난한 자의 포르쉐'라는 별명이 왜 생겼는지 알 수 있다

이런 플랫폼을 활용해, 카만 기아는 스포츠카의 완성미를 높인 기아의 미려한 디자인과 카만에서 수공 방식으로 만든 보디를 바탕으로 유럽 중저가 스포츠카 시장을 공략하여 상당한 인기를 누리게 된다. 당시 유럽 스포츠카 시장에서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진 차는 저가 차라는 인식이 컸지만, 폭스바겐의 완성도에 코치빌딩 방식으로 만든 스포츠카라는 개념 그리고 대중적 가격을 모두 갖춘 것은 마케팅 관점에서 상당히 매력이 컸다. 포르쉐 356과 흡사한 타입 1 플랫폼의 이미지와 미려한 디자인 또한 성공에 기여한다.

출처: thesamba.com
비틀 플랫폼의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미려한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코치빌딩이라는 수공방식을 고집한 것은 이후 클래식카 수집가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타입 1 기반의 카만 기아는 1955년부터 1959년까지 생산된 초기형 로우 라이트(low light) 스타일, 1960년부터 1969년 사이에 나온 중기형, 1970~74년의 후기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와 별도로 타입 3 플랫폼 기반의 TYPE 34 카만 기아가 있지만, 이는 별도 모델로 구분한다. 카만 기아는 일반 쿠페 버전과 오픈탑 컨버터블 버전으로 판매되어, 당시 젊은 세대에게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출처: Volkswagen
카만 기아 초기형이자 가장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평가받는 로우 라이트 모델. 사진은 컨버터블
출처: thesamba.com
중기형에 속하는 카만 기아. 수집가들에게 '카만 기아'로 익숙한 모델이다
출처: Volkswagen
1970년대 이후 적용된 범퍼와 업그레이드한 라이트, IRS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한 서스펜션 등 변화는 있지만 전반적인 보디는 중기형과 같다. 엔진 규격이나 기계적 업그레이드는 비틀과 같게 이루어졌다
출처: Volkswagen
타입1 카만 기아와는 별도로 개발된 타입34 카만 기아. 기계적 구조와 디자인 등이 타입1 기반 카만 기아와는 다르다

카만 기아의 물리적 규격은 일반 비틀과 큰 차이가 없으나 낮은 차고와 공기역학적 보디 디자인, 이상적 무게 배분 덕분에 제동과 고속주행 성능은 비틀보다 우월하다는 평가가 있다. 4기통 공랭식 엔진에서 비롯되는 0→시속 100km 가속 27초, 최고속도 시속 128km라는 성능은 당시 스포츠카 기준에도 미치기 어려웠다. 그러나 준 스포츠카로도 부족한 성능에도, 감성적인 디자인과 수공으로 만든 보디의 특별함에 손쉬운 유지와 안정적인 성능으로 인정받은 폭스바겐 타입 1 플랫폼이 어우러지면서 이름처럼 적절한 조화를 이뤄 성공을 거둔 것이 틀림없다. 

글 장세민 (라라클래식 미국주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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