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와 정책에도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조회수 2020. 9. 2. 09: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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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ark]주목해야 할 부동산 정보/
전국의 집값이 무섭도록 치솟고 있습니다. 세율 인상, 투기 억제 등 계속된 정부의 규제가 무색할 정도인데요. 스무 번이 넘는 정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왜 오르는지,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Remark] 각 지역 주요 집값 상승세 지속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 전국의 시세가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8월 26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KB주택시장동향 지역별 주택매매가격 증감률을 보면, 서울 1.50%, 경기 0.93%, 인천 0.44%, 5개 광역시 0.41%를 기록했으며, 그중 세종시가 6.44%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은 5월 각각 0.02%, 0.20%로 올해 들어 최하 상승 폭을 나타냈다가 6월 0.53%, 0.64%로 반등해 다시 7월에는 1.45%, 1.29%로 최대 상승 폭을 찍는 등 극과 극의 증감률을 나타냈는데요.


최근 서울 대형 아파트(전용 면적 135㎡) 평균 매매가격은 20억2692만원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6년 1월 이후 사상 최초로 20억원을 넘어서며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특히 강남 지역 초고가 아파트 부동산시세에서 상승세가 치열했는데요.


서울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는 지난해 6월 전용면적 135.92㎡(12층)가 35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올해 7월 동일 면적(22층)이 41억에 팔리며 1년 만에 무려 5억원 이상 부동산시세가 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강북에서도 7월 성동구 트리마제 전용면적 136㎡(44층)가 40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는데요.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세가 상승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Remark] 규제는 상승을 부르고

정부는 그동안 집값 안정화를 위해 강력한 조치를 견지해왔습니다. 6.17부동산대책(6.17부동산대책과 관련한 기사 더 보기)에서는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확대했으며, 자금조달계획서 및 증빙자료 제출 대상을 늘렸습니다. 무주택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시세와 상관없이 6개월 내 전입해야 하는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 또한 강화했습니다.


한 달 뒤 7.10부동산대책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를 강화했습니다. 3주택 이상 소유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부세를 올렸으며, 양도세, 취득세율 또한 대폭 인상했습니다. 세금 인상으로 수요를 줄이고 보유세 압박으로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길 바라는 정책이었다는 평이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부동산 규제를 통해 부동산시세를 낮추겠다는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집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는 사실입니다. KB부동산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6.17부동산대책 이후 다음 주인 6월 22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증감률은 0.31%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7.10부동산대책 직후인 7월 13일에도 0.27%로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규제가 안정을 낳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급등을 낳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Remark] 부동산정책이 매수세 밀어 올린다?

그렇다면 왜 지속된 규제에도 집값은 계속 폭등하는 것일까요? 아니, 이쯤 되면 규제가 오히려 집값을 높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텐데요.


7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정권별 서울 아파트 시세 변화를 살펴보면, 정권 초기 대비 말기 상승률은 김영삼 정부 26%, 김대중 정부 73%, 노무현 정부 94%, 이명박 정부 -13%, 박근혜 정부 27%, 문재인 정부(2020년 5월까지) 53%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실수요자들은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처럼 집값 안정화와 부동산 규제에 앞장섰던 정부일수록 집값이 오른다는 인식이 점차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부동산시세와 정부의 정책은 역행한다는 인식이 강해질수록 실수요자들의 부동산 거래 역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강도 대책들을 쏟아냈던 6월과 7월, 서울 아파트 매매는 각각 1만5591건, 1만615건으로 2개월 연속 1만 건을 돌파하며 올해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 정책이 계속될 때마다 집값이 오른다는 불안감이 매수세를 밀어 올리는 요소로 작용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Remark] 국내 경제학자들은 어떤 생각을?

한편, 전문가들은 규제와 집값 상승에 대해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을까요? 8월 31일, 한국경제학회가 교수, 경제학자 등 소속 회원 총 73명(37명 응답)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동산 정책 설문조사를 보면 “수도권 주택가격 폭등의 주요 원인으로 재건축 억제로 주거 선호 지역의 공급 확대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양도소득세 중과, 임대사업용 장기보유 등으로 매물이 감소한 것 같다”는 의견에 무려 77%가 동의한다는 결과가 나와 화제를 모았는데요.


그중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수도권 내 선호 지역에 대한 공급은 감소했지만, 수요 폭증으로 가격이 급등했다”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조처가 강화되면서 기존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더욱 증가했다. 이로 인해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폭등이 일어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이라며 비판적인 의견을 표했습니다.


또한 김준성 경희대 교수 역시 “정부가 특정 지역만 추가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거나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해 국민에게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오르리란 시그널을 준 것은 해서는 안 되는 정책이었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Remark] 규제가 공급 시장에 미치는 영향

이 정부 들어 가장 문제점으로 드러난 공급 대책에서도 지속적인 규제가 오히려 공급 위축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8월 발표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공급을 위축했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정부에서는 최근 폭등하는 수도권 내 분양가를 막기 위했다고 하지만, 오히려 건설사의 수익과 조합원 부담금이 줄어들면서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인데요.


또한 올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으로 향후 재건축사업과 관련한 규제가 강화되어 조합이 느끼는 압박은 더욱더 커졌습니다. 일부 재건축 조합이나 시행사에서는 수익을 극단적으로 줄이느니 차라리 재건축 사업을 안 하거나 뒤로 미루겠다고까지 하고 있는데요. 이에 국토부에서는 8.4부동산대책에서 총 5만 호 규모로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을 추진해 공급 시장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 바 있습니다.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이란, 소유자 2/3 동의를 받아 LH·SH 등 공공사업자가 참여하는 재건축 사업을 뜻합니다. 용적률을 300~500% 수준으로 완화해 주택 수를 늘리고 증가한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받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단,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을 500% 상향해도 상당 부분을 기부채납하거나 임대주택에 할애하므로 이 역시 수익 감소로 인해 참여도가 저조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게다가 공공참여형 재건축이라 해도 분양가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를 그대로 적용받으므로 향후 조합이나 시공사에서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는 미지수라 할 수 있습니다.

[Remark] 투기 세력 억제는 좋지만 과도한 규제는 줄여야

지금까지 규제가 부동산시세를 끌어올린다는 부분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물론 코로나19, 경기 침체 등 작금의 상황을 단지 정부 규제로만 보는 시선은 안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초저금리 시대, 주식보다는 부동산과 같은 실물 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규제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2021년 1월 1일 이후 취득하는 분양권을 주택 수에 포함한 정책을 꼽을 수 있습니다. 분양권이 주택 수에 포함되면 다주택자나 투기 세력이 향후 분양시장에 유입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텐데요.


또한 7.10부동산대책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을 높임으로써 다주택자들에 대한 압박을 늘린 부분도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유리한 정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올렸지만, 향후 양도세 중과세율은 내년 6월 시행 예정이므로 세금 압박을 느낀 ‘패닉 셀링(공황 매도)’이 일어난다면 공급 물량을 조금이나마 늘리는 데 영향을 미칠지 모릅니다. 게다가 이번 정책을 통해 다주택자 양산이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시장의 안정화와 더불어 실수요자와 서민 위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일관적으로 견지해왔습니다. 허나 규제로 인한 수요 감소 현상은 일시적이었을 뿐, 매물 잠김 현상으로 공급마저 줄면서 시세는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한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인 공급과 더불어 시장 경제 논리로서 자율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한 바 있는데요. 향후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행보를 제시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리마크]주목해야 할 부동산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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