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서 부캐 바람이 부는 이유는?

조회수 2020. 7. 8. 09: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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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ark]주목해야 할 부동산 정보/
바야흐로 ‘부캐’ 전성시대입니다. 국내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변화 또는 고급 이미지를 위해 서브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데요. 주거 시장을 강타한 부캐 트렌드와 그 파급효과를 KT에스테이트에서 살펴봤습니다.
[Remark] 너도 나도 부캐 열풍… 부캐의 시대

‘부캐’를 아시나요? 부캐란 주로 게임에서 부 캐릭터, 추가 캐릭터를 뜻하는 말입니다. 주 캐릭터가 본인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뜻한다면, 부 캐릭터는 자신을 표현하는 또 다른 자아 또는 가상의 인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개그맨 유재석이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트로트 가수인 ‘유산슬’로 변해 부캐로 활동하는 데에서 ‘부캐 놀이’ 열풍이 시작됐는데요. 이후 김신영이 부캐인 ‘둘째 이모 김다비’로 활동하는 등 연예계를 중심으로 부캐 놀이가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는 올해 10대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멀티 페르소나’를 꼽은 바 있는데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퇴근 후 직장인 밴드나 작가 수업, 핀스타(‘Fake Instagram’의 준말로 가짜 계정, 부 계정을 뜻함) 등으로 제2의 자아를 만들어가는 경향이 높다고 알려졌습니다.

[Remark] 아파트 브랜드에서도 부캐 열풍이?

건설사에서도 부캐 전성시대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1~2년 전부터 시작된 프리미엄 또는 하이엔드 브랜드 열풍인데요. 기존 상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림산업의 ‘아크로’, 현대건설의 ‘디 에이치’, 롯데건설 ‘르엘’, 대우건설 ‘푸르지오써밋’, 두산건설 ‘더 제니스’ 등이 있습니다. 아크로는 ‘가장 넓은’ 또는 ‘가장 높은’이란 뜻이며, 써밋은 ‘꼭대기’를, 디 에이치는 ‘하이엔드’, ‘하이 소사이어티’를, 더 제니스는 ‘정점’을 의미합니다.

[Remark] 왜 건설사들은 부캐 만들기에 열중일까?

그렇다면 건설사들이 이들 서브 브랜드에 열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브랜드는 상품의 얼굴이자 정체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에 따라 아파트의 상품 가치가 달라집니다. 각 건설사가 BI(Brand Identity, 상표의 가치나 특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로고, 컬러 등의 디자인을 통칭하는 말)에 신경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파트 브랜드가 처음으로 등장한 때는 2000년으로 돌아갑니다. 대림산업이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새로 지은 아파트에 ‘e편한세상’이란 상표명을 선보이면서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브랜드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죠. 사실 상표 출원은 래미안이 좀 더 빨랐으나, 실제 시장에 출시한 순서는 e편한세상이 먼저였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20년 동안 부동산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수많은 브랜드가 범람했으며, 강남권 아파트는 3.3㎡당 1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집값의 상승은 브랜드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가격이 오르면서 프리미엄 가치를 담은 서브 브랜드가 필요해진 것이죠. 이들 서브 브랜드는 아파트의 프리미엄 전략이 낳은 산물인 셈입니다.

[Remark] 자사 브랜드 지우는 건설사들

그런데 최근에는 자사의 브랜드를 아예 없애는 건설사도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 출시 20주년을 맞이해 자사 로고에서 상표명을 지워버렸습니다.


이처럼 상표명을 과감하게 지우는 이유는 뭘까요? 브랜드 고급화를 선언하면서 상표명보다 심볼이나 로고에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일례로 글로벌 석유회사인 쉘은 자사의 심볼인 조개껍데기 모양을 단순화시키면서 최종적으로는 로고에서 상표명까지 빼버립니다. 국내 건설사들도 이처럼 로고 디자인을 간결화해 로고 자체가 지닌 영향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의 경우, 삼성물산,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을 이뤄 건설한 단지인데요. 이들 건설사 브랜드를 다 합치게 되면 이름이 너무 길어질 수 있어 단지명을 단순하게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Remark] 이름이 마음에 안 들어… 입주민이 직접 개명하는 사례도

브랜드가 미치는 영향력보다 지역이 지닌 특수성이나 입주민의 선호도를 고려해 단지명을 개명하는 곳도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의 위례더힐55 아파트는 시공사가 임대아파트를 주로 공급했던 기업이라 입주민들이 나서서 단지 이름을 개명했습니다. 이 외에도 부산 동구에 있는 오션브릿지 아파트는 공공분양 아파트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단지 이름을 새롭게 바꾼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5월 실시된 서울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 전에 나섰던 대우건설은 자사 브랜드인 푸르지오나 푸르지오써밋 대신 ‘트릴리언트 반포’란 새로운 작명을 내세우기도 했는데요. 서울 최고의 집값을 지닌 반포인 만큼 유일무이의 독창적인 브랜드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중이 비춰졌죠.

[Remark] 프리미엄 브랜드 문제로 갈등… 재건축 계약 해지 당하기도

하지만 아파트에서의 부캐 트렌드가 브랜드나 입주민들에게 꼭 도움이 되지만은 않는다는 설도 있어 살펴볼 만합니다.


우선 건설사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은 후부터 기존 아파트 입주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왜 저곳은 고급 상표를 쓰는데 우리는 못 쓰게 하냐는 것이죠.


한화건설은 2019년 일반 브랜드인 꿈에그린과 프리미엄 브랜드인 갤러리아 포레를 합쳐 포레나란 단일 상표를 론칭했는데요. 이후 기존 꿈에그린 입주민들이 포레나로 바꿔 달라는 민원이 대폭 늘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최근 흑석9구역 조합으로부터 시공사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롯데건설의 경우, 해지 사유 중에 프리미엄 브랜드인 ‘르엘’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포함돼 화제를 낳은 바 있습니다.

[Remark] 더 다양해지고 독창성 강한 명칭으로 변화할 것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 앞으로도 건설사들의 브랜드 전쟁은 앞으로도 과열될 가능성이 큰데요. 그 이유는 아파트에서 브랜드가 차지하는 위상과 집값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브 브랜드를 포함해 로고 변경 등의 행위가 기존 상표 가치에 역효과를 일으킨다는 부분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칫 기존에 쌓아온 상표 가치마저 잃어버린다면 건설사뿐 아니라 입주민에게 커다란 손해를 안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삼성물산이나 GS건설처럼 아예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지 않는 곳도 있는데요.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재건축 수주전에서 비롯된 만큼 앞으로도 서브 브랜드 열풍은 계속될 것”이라며, “브랜드는 더욱 고급스러워지면서 동시에 입주민의 취향에 맞게 독창적이고 더 다양한 작명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새롭고 더 나은 가치를 선호하는 인간의 욕망에 비춰볼 때 기성 브랜드의 쇠퇴 현상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날 현상입니다. 다만 너무 지나친 브랜드 경쟁은 시장 과열과 비용 상승, 거품 양산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한 소비자는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입지, 설계, 시설 등 기본에 충실한 아파트를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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