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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은퇴 후에 어떤 삶을 살고 싶어 할까요? KB골든라이프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후 희망하는 노후 이미지에 대해 ‘검소하고 소박하게’ 살 것이란 응답이 37.2%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내 페이스대로 편안하게’(29.4%), ‘즐겁고 기쁘게’(13.1%) 등 긍정적 노후 이미지에 대한 의견들이 그 뒤를 이었고요.

이러한 ‘행복한 노후’가 실현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건강’(35.1%)과 ‘돈’(30.4%)이 꼽혔는데요. 그 이유는 근로수입이 거의 없이 소비만 이뤄지는 노년에 생활비가 부족하거나 건강관리가 제대로 안 되었을 경우 삶의 질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일찌감치 연금이나 저축으로 ‘행복한 노후 만들기’에 대비하는 이들도 늘었습니다. 2016년말 기준 금융자산은 총 2,916조원 중 457조원이 노후대비 금융자산(퇴직연금 및 개인연금)에 속하는데요. 소득이 높은 연령대인 3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 가구 중 절반 가량이 개인연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젊어서부터 노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후를 안락하게 보내려면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자산도 필요합니다. 특히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한 중심 축인 ‘집’은 노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집은 고가자산이기도 하지만 은퇴 후엔 생활범위가 거주지 중심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어떤 집에 사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노년기에 접어든 베이비부머들은 어떤 집에 살고 싶어할까요? 지난 2014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베이비부머(1955년생~1963년생)들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주택 유형을 조사한 결과, 전원주택(42.9%)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는데요.

최근에는 노후를 아파트에서 보내겠다는 의견도 늘고 있습니다. 아파트는 보안 및 관리가 잘 되어 있고 편의성 측면에서 전원주택보다 우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강원도 춘천에서 입주한 ‘효도 아파트’의 경우, 대상이 65세 이상 무주택 노인으로 한정돼 있음에도 2.4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은퇴 후 살고 싶은 집은 실제로 상당수의 고령자들이 거주하는 주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단독주택(51.6%)이고 특히 독거노인, 고연령, 저소득일수록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다고 하는데요. 안락하고 쾌적한 삶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전원주택은 그야말로 경제력이 뒷받침된 고령자들을 위한 꿈의 주택인 셈입니다.

이처럼 노년기의 경제력은 쾌적하고 편리한 주거를 영위하는 데 직결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하지만 KB골든라이프보고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적정생활비 대비 노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응답은 46.1%로 절반에 채 못 미칩니다. 노후에 필요한 적정생활비를 70% 이상 준비했다는 응답은 27%에 불과해 노후자금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로 은퇴를 맞는 이들이 많음을 알 수 있죠. 노후 자금을 미리 축적했거나 재산을 상속받은 가구와 그렇지 못한 가구들 간 주거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리란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국가적인 대책도 필요하지만 개인들도 노후 준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멋진 노후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것에 중점을 둬야 할 지 따져보는 것, 이것이 바로 노후 준비의 출발점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