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급격히 위축..이대로 호황도 끝?
수도권 분양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지난 1월 말 서울 광진구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1,2순위까지 접수를 받았지만 미달로 청약접수를 마쳤습니다.
이외에 경기도 화성, 인천 서구 등 일부 단지에서도 미달 단지가 나오는 등 1월 초 비교적 산뜻하게 출발했던 수도권 분양시장의 행보가 최근 달라지고 있습니다.
찬바람이 이미 불었던 지방 분양시장까지 생각하면 2019년 분양시장은 잔뜩 먹구름이 낀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2월, 총 9개 단지에서 5,035가구가 일반분양 됐습니다.
분양가구수는 작년 2월(4,844가구) 보다 많지만 단지수는 17곳에서 9곳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최근 5년간 2월 분양물량을 살펴보면 올해 2월 분양 물량이 평년보다 적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분양 단지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분양을 앞두고 일정이 변경되는 곳들 가운데 상당수는 분양가 책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분양승인을 받기 위해 제출한 분양가를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최근 분양사례, 주변 거래가격 등 기준을 들어서 낮추게 하고 있는데요.
건설사는 이에 대해 일부 수용은 하겠지만 모두 수용할 순 없다고 합니다. 한편 정비사업(재건축, 재개발)의 경우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오히려 낮추려 하기도 합니다. 청약이 무난하게 마무리 되고 계약도 빨리 끝내려고 말이죠.
하지만 조합에서는 일반분양 분양가를 높여야 자신들에게 더 이익이 된다는 이유로 분양가를 좀더 높일 것을 주장하고 있어 분양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정비사업이 많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조합과 건설사간의 이견에 HUG의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일정이 연기되는 일들이 잦은 상황입니다.
한편에서는 1~2월 결과를 가지고 올 분양시장 전체를 예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사실 1~2월 자체는 분양성수기로 보지 않고 있고 다양한 물량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신에 봄 시즌으로 들어가면 물량은 더욱 다양해지기 때문에 이 때의 실적, 결과 등을 보고 올해 분양시장을 전망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1,2월 계획됐던 서울 등 관심지역 물량들 상당수가 3월 이후로 늦춰진 상황이라 이들 관심 단지들의 청약결과로 식어가던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도 보고 있습니다.
분양시장의 난제가 있다면 3월 중 시행을 앞두고 있는 분양원가 공개 입니다. 이르면 3월 중순경부터는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공동주택의 분양가 공시항목이 12개에서 62개로 확대됩니다.
아무래도 세세한 항목까지 원가가 공개되면 분양가 이상요인이 될 만한 일부 항목들을 중심으로 가격이 낮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공공택지 분양단지들을 중심으로 인하 효과가 나타나면 민간택지로도 확대될 가능성도 있을 테고요.
결국 건설사들 즉, 주택 공급자들 쪽에서는 고민이 커질 수 있는 대신 소비자들은 분양가 인하로 부담이 덜어질 수 있어 반길 수 있을 텐데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품질 저하나 공급위축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한 주변시세보다 현저하게 분양가가 낮아지면 ‘로또분양’이 확산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인허가 대비 착공률은 84.9%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4년 98.5% 보다 13.6% 포인트 떨어진 수치인데요. 특히 지방의 경우 2015년 93.4%, 2016년 84.0%, 2017년 80.3%, 지난해 77.6% 등으로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전국 아파트 착공대비 분양승인의 경우 2016년까지는 100%를 넘었으나 2017년부터는 82.3%, 지난해 84.5% 등으로 낮아졌습니다.
통상 경기가 좋으면 인허가, 착공, 분양 등이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등 이들 단계의 간격이 크지 않지만 경기가 좋지 않으면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이나 분양을 미루는 곳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본다면 지금의 주택경기가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볼 수 있는 셈입니다.
아직 많은 물량이 나오지 않은 터라 이를 가지고 올해 분양시장을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현 주택시장이 좋다라고 단정짓기에도 여러 지표들이 좋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앞으로 주택시작은 철저하게 국지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이라도 어디냐에 따라 차이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는 등 이전까지는 대충 흐름만 보거나 돋보기로 들여다 보듯 했다면 앞으로는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듯 세밀하게 시장을 살펴봐야 할 듯 합니다.
특히 정책이나 개발 등 다양한 외부요인들도 잘 따져가며 분양을 받을지 결정하고 전매금지, 대출제한 등 규제 내용도 충분히 이해하고 청약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