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역사, 선수촌 아파트 어떻게 진화됐나

조회수 2018. 1. 25. 08: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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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선수들의 파라다이스인 선수촌도 최종 시설 점검이 한창인데요. 평창 동계올림픽에 사용될 선수촌부터 역대 선수촌 아파트를 살펴봤습니다.
손님맞이 한창인 평창은 지금

오는 9일 제 23회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평창의 움직임이 분주해졌습니다. 12개 경기장과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 올림픽플라자는 대회 개막 3개월 전에 이미 완공됐고, 선수촌도 지난해 12월 공사를 마쳤습니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1시간 40분대로 잇는 KTX도 지난 22일 개통됐습니다.


외신 취재진도 속속 도착하고 있으며 서울에 입성한 성화도 오는 21일 강원도에 도착해 올림픽 분위기를 고조시킬 전망입니다. 특히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의 방한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반도의 긴장모드도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선수촌 아파트도 단장 중

전 세계 선수단의 휴식처가 될 선수촌도 준비를 마쳤습니다.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평창선수촌(8개동 15층 600세대)은 평창과 정선에서 경기를 치르는 설상경기 선수단이, 강릉시 유천택지에 자리잡은 강릉선수촌(9개동, 25층 922세대)은 빙상경기 선수단이 머무를 예정입니다. 평창선수촌은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 두 대회 모두 사용되고, 강릉선수촌은 동계올림픽 대회에만 활용될 예정입니다.

2015년 7월 첫 삽을 떠 2년 5개월 만에 공사를 마친 평창선수촌 아파트는 전용면적 59㎡~84㎡로 구성됐습니다. 대회 종료 후 오는 9월부터 일반인 입주가 시작되죠. 분양 당시 2억3000~2억4000만원이던 전용 59㎡의 현재 시세는 2억5700만원~2억7000만원선입니다. 용평리조트 내 위치하고 있어서인지 세컨하우스 용도로 분양 받은 이들이 많죠.


“선수촌엔 은행, 우체국, 편의점, 식당, 의료센터 등 부대시설이 함께 들어섭니다. 내외부 시설이 우수하다 보니 이미 100% 분양은 물론 프리미엄까지 붙을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자연환경이 뛰어난데다 KTX개통으로 수도권과의 거리가 가까워 세컨하우스 수요도 많습니다.”(평창 Y부동산)

선수촌 아파트의 시작,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국내 선수촌 아파트의 역사는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86년 아시안게임 당시 5,000여 명의 선수단을 수용했던 잠실 종합운동장 인근의 아시아선수촌 아파트가 그것이죠.


“국내 최초로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건립된 아시아선수촌 아파트는 이전에 나온 단지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복층, 필로티, 1층 정원 등 혁신 설계로 화제를 모았죠. 지난해 5월 21억5000만원에 팔린 전용면적 178㎡는 6개월 뒤인 지난해 11월 31억원에 매매됐습니다. 재건축 연한이 다된 데다가 정주여건이 워낙 좋아 분양 후 아직까지 거주하는 원주민들도 있습니다.”(잠실 U부동산)

방이동 올림픽기자선수촌 아파트

선수촌아파트의 진가는 88올림픽을 위해 건립된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에서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계승됩니다. 건물을 방사형으로 배치, 위에서 항공 사진을 찍으면 거미줄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죠. 공동생활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상가와 광장의 중앙 배치, 한강물을 활용한 단지 내 하천 조성, 쾌적한 주거환경 구현을 위한 산책로, 자전거길 조성 등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단지는 남향이 좋다는 기존 관념을 깨고 조망권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큰 찬사를 받았습니다. 중심부에는 저층이 자리하고 외곽으로 갈수록 층이 높아져 채광 효과가 뛰어납니다. 입주민의 사생활 보호 효과도 탁월하죠.”(방이동 Y부동산)

단지는 122개동 5,540가구로 서울 도심에서는 최근 재건축해 입주를 끝낸 잠실 파크리오(옛 잠실 시영아파트) 다음으로 큰 단지로 꼽히는데요. 전용 62~163㎡로 구성돼 있으며 최근 재건축 연한을 채우며 전용 62㎡와 전용 83㎡가 각각 9억원, 12억8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시세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중인 역대 선수촌 아파트

이 외에도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위해 건립된 대구 율하동 유니버시아드선수촌은 당시 장승, 기와지붕을 얹은 정자 등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수행, 현재는 북구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중이고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선수, 기자 등 2만여 명의 숙소로 활용된 인천 구월동 아시아드선수촌 아파트 역시 인천 구월동의 인기 아파트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기였던 2012년도 분양 당시 4,000여 세대의 아파트(공공분양/임대)가 최고 15대1을 기록했을 정도였죠. 단지는 인천시청을 비롯한 공공기관, 문화,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어 생활이 편리하고 근린공원과 초중교가 잘 갖춰져 있어 특히 자녀를 둔 실수요층에게 인기가 높습니다.”(구월동 H부동산)

평창 동계올림픽=스마트올림픽

이처럼 역대 선수촌아파트는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조성단계부터 교통여건, 설계, 시공 등에 주의를 기울이고, 부지 안에 녹지를 비롯해 대규모 주거단지가 계획적으로 들어선 ‘웰메이드(well-made)’ 단지이기 때문인데요.


특히 이번 평창 및 강릉선수촌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스마트아파트로 명명되고 있습니다. 선수촌에 제공되는 IPTV에서는 지상파 채널에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불어, 독일어 등 6 개국 외국어 자막 서비스를 지원하고요. 선수 건강관리와 훈련 프로그램에도 각종 IoT서비스가 활용되죠.

이 외에도 KT가 세계 최초 선보이는 5G이동통신 기술로 생생한 경기 중계에 활용될 예정이고요. 5G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가 강릉 일대를 누비게 됩니다. 청소, 길 안내, 음료 제공 서비스 등 업무를 수행하는 로봇도 볼 수 있습니다.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은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입니다. 반대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수도 있죠. 실제 러시아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칸막이가 없이 변기를 나란히 배치한 이른바 '쌍둥이 변기'로 세계적 조롱거리가 됐습니다. 2016 리우올림픽을 개최한 브라질은 천장에서 물이 새고, 비상계단의 전등이 켜지지 않는 등의 부실한 시설로 호주, 일본, 스웨덴 등의 선수단이 입촌을 거부하기도 했죠.

하지만 국제적인 대회 개최는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 홍보와 함께 막대한 투자비용을 들여 건립한 시설의 사후 쓰임새 또한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는데요. 마지막으로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올림픽 유치 때부터 사후 활용을 염두에 두고 지어진 솔트레이크시티(2002년)의 선수촌은 대회 후 유타대학 학생 기숙사로 쓰이고 있습니다. 반대로 부실공사로 국제적 망신을 겪은 리우올림픽 선수촌은 90% 이상이 미분양 상태로 남았죠. 브라질처럼 경기장과 부대시설을 대회 후 활용하지 못한다면 ‘하얀 코끼리(유지 관리에 거액을 잡아먹으면서 쓸모 없는 경기장)’나 다름 없는데요. 때문에 대회 준비 시점부터 사후 활용 방안을 잘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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