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크리스마스 문화, 한 사람의 거짓말에서 시작됐다?
일본에선 크리스마스가 되면
KFC 광고가 쏟아집니다.
KFC 매장 앞엔 치킨을 사려는 사람들의
긴 줄도 생겨 나는데요.
일본에선 KFC 치킨을 먹는 게
크리스마스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매년 크리스마스 메뉴가
매진되니까 미리 예약했어요.
가족들과의 파티를 망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 KFC 치킨 미리 예약한 사람
"크리스마스하면
모두가 KFC를 떠올려요."
- KFC 치킨 순삭한 1인
그런데 일본에선 왜 크리스마스에
KFC 치킨을 먹기 시작한 걸까요?
때는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KFC는
영 손님을 끌지 못했습니다.
일본 사람에게 KFC가
너무 낯설었기 때문인데요.
점장이었던 오오카와 다케시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에 오오카와는 직접 산타 분장을 한 뒤
춤을 추며 치킨을 나눠줬고
크리스마스 파티는성공적이었는데요.
그러자 다른 유치원에서도
치킨 주문이 쏟아졌습니다.
이거다 싶었던 오오카와는
가게 앞 ‘KFC 할아버지’에 산타 옷을 입혔고
미국에선 크리스마스에 프라이드치킨을 먹는다는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거짓말은 금세 퍼져나갔고
일본 방송국인 NHK와 인터뷰까지 하게 되는데요.
“서양에서 정말로 프라이드치킨이
크리스마스의 일반적인 관습이냐”는 질문에
오오카와는 "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일본 KFC는 1974년부터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고
대성공을 이루며 크리스마스에
KFC 치킨을 먹는 문화가 자리 잡게 됐습니다.
오오카와는 승진을 거듭해
1984년엔 대표이사로 취임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2년 전인 2018년
오오카와가 팟캐스트에 출연해
충격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미국이 치킨이 아니라 칠면조를
먹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거짓말을 했다”며
“후회한다”라고 뒤늦게 고백한 건데요.
오오카와의 말대로라면
오랜 전통이 바로 거짓말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그러자 KFC 측은 오오카와의 이야기가
정확하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일본을 방문 중인 외국인이 크리스마스에
칠면조 대신 치킨을 파는 것을 제안해
시작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오오카와의 고백을 둘러싸고
재미있다는 반응과
단순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응이 엇갈렸는데요.
한 사람의 거짓말로 탄생된 크리스마스 문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