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투리 쓰는 어린왕자?
<어린왕자>를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한 책이 나왔습니다.
바로 <어린왕자>가 아닌
<애린왕자>입니다.
이 책은 심지어 한국도 아닌
독일에서 출간됐는데요.
이 묘한 조합에
재밌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책 본문은 물론이고,
감사 인사 , 제조국 표시, 헌사까지
모두 다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책 내용도 한번 살펴볼까요?
"색연필 들고 생각해 보이까
딱 요래 안그레지겠나. 내 첫 작품이데이."
(색연필을 가지고 그림을 그려 보았다.
내 그림 제1호는 이런 것이었다.)
- <애린왕자> 중
"니 장미를 그마이 소중하게 만든 기는"
(네 장미를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 <애린왕자> 중
"니가 니 장미한테 들인 시간 때문 아이가?"
(네가 너의 장미에게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 <애린왕자> 중
구수한 매력의 어린왕자,
어떻게 탄생한 걸까요?
크랩이 <애린왕자> 작가님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애린왕자> 작가
최현애입니다~"
Q. 경상도 출신 애린왕자,
어떻게 독일에서 출판된 건가요?
"어린왕자 원문으로
전 세계 언어를 수집하는 (독일) 출판사를
정말 운 좋게 만났죠.
이미 130개가 넘는 언어로
단행본이 출간되어 있고요.
<애린왕자>는
에디션의 125번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 최현애/ 작가
"사투리가 표준어보다 열등한 언어라기보다는
어떤 하나의 문화를 담는 그릇으로
이해하고 도전한다는 점에서
(출판사와) 서로 출간 의도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 최현애/ 작가
Q. 왜 많은 사투리 중 경상도 사투리로
<어린왕자>를 번역하신 건가요?
"대학 생활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투리를 쓸 일이 거의 없었어요.
지난해에 고향(포항)에 왔는데
사투리를 제가 못 알아 듣는 거죠.
어디 가도 만나시는 분들이
‘어 여 사람 아닌교?’하시니까
고향이 낯설게 느껴지더라고요."
- 최현애/ 작가
"그런데 (그때) 우연히
한 페스티벌 도슨트로 참가했는데
제 관람객이 유치원생들이었어요."
- 최현애/ 작가
"저를 처음 봤는데도
'선생님!' 이러면서 (설명을 잘 듣고)
제가 목이 마를까 봐
물통을 건네주기도 했고요."
- 최현애/ 작가
"(아이들을 보니)
‘아 동심이란 게 이런 거였지’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책을 만들게 됐습니다."
- 최현애/ 작가
Q. <애린왕자>를 만든다고 했을 때
주위 반응은 어땠나요?
"다들 ‘너 신기하다, 재밌겠다, 웃기겠다’고 하면서
구매는 안 하시더라고요ㅎㅎ"
- 최현애/ 작가
(친구분들!
작가님이 얼른 책 사라고 하시네요^^)
Q. 원작과 다른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
"사실 어린 왕자는 굉장히 슬픈 내용이에요.
그런 슬픈 감정이나 과정을
사투리로 살짝 덮어둔 거라고 보면 돼요.
경상도 감성으로 웃다가 울 수 있어서
엉덩이에 털 날지도 모릅니다."
- 최현애/ 작가
<애린왕자>는 곧 출간될 예정입니다.
또한 경상도 사투리를 '읽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편할 것 같아
오디오북도 제작했다고 하네요!
Q. <애린왕자> 독자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구어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지금 쓰지 않는 표현들이 들어가서
좀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땐 ‘어 이렇게 안 쓰는데?’라고
지적해주시는 것도 언제나 환영합니다."
- 최현애/ 작가
"<애린왕자>, 많이 사랑해주세요~"
- 최현애/ 작가
친근한 경상도 사투리가 매력적인 책
<애린왕자>.
앞으로 더 많이 사랑받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