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에게 유부남과의 불륜 상담하는 진짜 의도
한국 영화계 여자 홍상수로 불리는 '정가영'감독의 <하트>가 오는 12월 31일 재개봉한다. 정가영 감독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정가영 본인이 실명으로 출연하는 것은 이제 기본. 자전적인 이야기인지, 만들어진 이야기인지 헷갈릴뿐더러, 대부분 '사랑' 이야기다.
적극적인 관계를 어필하며 남성에게 추파를 던지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남자들은 대체로 그녀에게 이끌린다. 발칙한 생각과 대사, 재기발랄한 연출로 작품마다 화제성과 작품성을 주목받고 있는 감독 겸 배우다.
영화<비치온더비치>, <너와 극장에서>, <밤치기>,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등. 성(性)에 대한 노골적이고 솔직한 대화가 오고 간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말하는 성(性)을 자체 검열 없이 툭툭 내뱉는 감독도 없다. 시원하고 현실적이며 뜨겁다. 남성과 지금 당장 잠자리를 하고 싶은 여성의 속마음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또한 사랑하는 순간, 연애의 반짝이는 순간만을 담지 않는다. 지질하고 구질구질하며, 구차하기도한 연애의 밀땅을 솔직하게 말한다. 이 사람을 사랑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을 수 있는 상황을 자신만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욕망에 충실한지, 부도덕의 끝판왕인지 여러 생각을 품게 만드는 상황이 등장한다.
유부남 성범(이석형)에게 찾아와 새로운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고백과 동시에 상담을 자처한다. 매번 불쑥 나타나는 가영이 싫지만은 않은 성범은 가영을 받아주고, 아슬아슬한 순간으로 향한다.
영화는 마치 두 영화를 붙여 놓은 듯. 재섭(최태환)을 만나 영화 캐스팅을 논하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영화는 감독의 경험담일지 모른다는 상상과 액자식 구성의 묘함을 뒤섞어 놓았다. 유부남인 성범을 유혹하려는 게임인지, 사랑에 빠졌다는 또 다른 유부남을 향한 연정인지 헷갈린다.
한 편, [보건교사 안은영]서 보여준 기묘한 캐릭터를 선보인 이석형 배우, [사이코패스 다이어리], [며느라기]에서 다양한 얼굴을 선보인 최태환 배우가 정가영의 썸남으로 등장해 일찌감치 얼굴도장을 찍었다.
오랫동안 독립영화에서 활동한 정가영 감독은 <콜>의 히로인 전종서와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의 손석구를 캐스팅해 상업 영화에 도전한다. 제목은 <우리, 자영> (가제)이며 자기 검열을 끝낸 정가영 감독의 상업 영화 입봉과 전종서 배우의 연애 연기를 관전 포인트로 잡을 수 있다.